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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 카드를 사용하는 5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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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
쉬리
주인공은 강력한 욕망을 가지고 행동하지만, 이를 분쇄하고 방해하는 세력의 힘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둘의 대립을 강력하게 이끌다 보면, 주인공 혼자서는 도저히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죠. 그리고 이런 상황이야말로 조력자가 등장하기에 아주 좋은 타이밍입니다.​​
옛날 옛날에 말이죠, 배우 송강호가 주인공이 아닌 조력자로 캐스팅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99년 개봉한 강제규 감독의 영화 <쉬리>입니다.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시놉시스를 읽고 갈게요.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꼭 보세요. 저는 <쉬리>가 이야기 구조의 정석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국가 일급 비밀정보기관 OP의 특수비밀요원 유중원(한석규 분)과 그의 절친한 동료 요원 이장길(송강호 분). 그들에게 뭔가 중요한 제보를 자청했던 무기밀매상 보스 임봉주가 거리에서 무참히 저격당한다. 저격 현장에 남아 있는 두 발의 탄피, 유중원은 직감적으로 특수 8군단 소속 최고의 저격수 이방희(박하 분)의 존재를 감지한다. 이미 여러차례 정부 요인들을 저격하고 유중원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 잠적해 있던 이방희가 1년만에 다시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죽은 임봉주의 배후를 조사하는 유중원과 이장길. 그 과정에서 이방희가 임봉주를 통해 국방과학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신소재 액체 폭탄 CTX를 확보하려 했다는 것을 알아낸다. 서둘러 연구소로 향하지만 한 발 앞선 이방희가 담당 연구원을 살해한 뒤다. 한편, 북에서 침투한 박무영(최민식 분)과 특수 8군단의 정예요원은 군단사령부로 이송 중이던 CTX를 탈취하는데 성공한다. 뒤늦게 유중원과 이장길이 CTX를 쫓지만 박무영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가까스로 목숨만을 구한다. 유중원은 탈취범이 리비아 대사관 진압 작전시 자신과 대면했던 박무영임을 알게 된다.​ 결정적인 움직임 때마다 늘 한발 앞서 나타나는 이방희의 행적은 오래전부터 OP의 주요 정보들이 외부로 은밀히 유출되고 있었음을 알려주고, OP는 내부 첩자에 의한 짙은 의혹에 휩싸인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고국장, 유중원, 이장길. CTX 행방을 두고 촉각을 세우는 동시에 그들 사이엔 미묘한 갈등과 긴장감이 감돈다. 도저히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명현(김윤진 분)과의 결혼은 유중원에게 또 다른 불행을 예고한다.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명현을 대했던 유중원, 그의 뜨거운 사랑에 눈물을 흘리는 예상치 못한 명현의 신분이 밝혀진다. 네이버 영화
*지금부터 스포일러 주의* 1999년은 한석규가 송강호보다 유명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한석규는 비극의 주인공을 연기하고, 송강호는 그를 돕는 역할을 맡아요. 송강호가 연기한 ‘이장길'이라는 캐릭터는 조력자의 정석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의 동료 요원인 이장길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소소한 개그를 담당하며 주위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주인공에게 도움을 줍니다.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야기에서 이탈합니다. (첩보물에서 인물을 이탈시키는 방법이란…) 주인공은 조력자(이장길)로부터 얻은 단서를 활용하여 미스터리를 해결하고, 적들의 정체를 파악하고, 클라이막스로 향합니다.
영화 <쉬리>의 송강호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자, 영화 <쉬리>를 보셨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진행할게요. 조력자 카드를 쓸 때 신경 써야 할 다섯 가지에 대해 말할 건데요, 이 다섯 가지 모두 <쉬리>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이장길'이라는 인물이 완벽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1. 결정적인 순간에 확실하게 돕게 하라.

조력자는 주인공을 돕는 사람이에요. 그 방식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지만, 그 결과는 아주 결정적이어야 합니다. 적들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해 애를 먹는 주인공이라면, 조력자의 도움을 통해 적들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에 성공해야 해요. 곧 죽을 것 같이 커다란 부상을 입은 주인공이라면, 조력자의 도움을 통해 목숨을 구해야 해요. 자기 삶에 좌절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의 주인공이라면, 조력자의 도움을 통해 살아야 하는 이유를 되찾아야 합니다. 소소하게 돕지 말고, 확실하게 도와줘야 해요.​
또한 주인공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도와주지 마세요. 조력자 카드가 사용되는 타이밍은 주인공이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마주했을 때에요.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조력자까지 등장시켜서 도울 필요는 없어요.

2. 처음부터 주인공 주변에 배치하라.

조력자는 주인공이 문제 상황에 봉착했을 때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존재여서는 안돼요. 이야기의 시작부터 주인공 주변을 맴도는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좋아요. 조력자가 첫 등장에서부터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너무 작위적이라는 인상을 받을 거예요. 조력자를 처음부터 주인공 주변에 배치하세요. 그리고 그가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암시를 주지 마세요. 오히려 주인공을 방해하거나 귀찮게 하는 존재로 그리세요.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가 주인공을 도울 수 있게 하세요. 조력자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순간은 마치 스포일러처럼 다뤄지는 것이 좋아요.

3. 한번 쓴 카드를 다시 쓰지 마라.

조력자 카드는 마치 카드 놀이에서의 조커 카드와 같아요. 브루마블 게임의 우대권 카드와 같아요. 한번 쓴 조력자 카드를 다시 쓰지 마세요. 조력자가 결정적인 순간에 주인공을 도왔다면, 그 인물을 이야기에서 이탈시키세요. 가장 쉬운 방법은 조력자가 자기 임무를 다한 후 죽는 거예요. 아주 슬픈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요. 혹은 심각한 부상을 입히고 이야기가 끝낼 때까지 깨어나지 못하게 하세요. 아니면 유학을 보내거나 아무튼 주인공 주변에서 멀리 떠나보내세요. 독자로 하여금 조력자가 다시 한 번 주인공을 도울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게 하세요. 도움은 한번뿐이에요. 조력자가 지속적으로 주인공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다면, 독자는 주인공을 하찮게 여길 거예요. 오히려 조력자가 주인공처럼 보일 수 있어요.

4. 클라이막스는 주인공에게 양보하라.

조력자는 결정적인 순간에 주인공을 돕는 역할이지, 주인공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 아니에요. 문제는 주인공이 해결해야 해요. 조력자는 주인공을 각성시키거나,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하거나, 죽음의 위기에서 구원하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요. 하지만 주인공의 근본적인 문제, 즉 이야기 전체를 통과하는 문제, ‘과연 주인공은 자기 욕망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주지는 못해요. 주인공은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클라이막스까지 올 수 있지만, 클라이막스에서까지 조력자의 도움을 기대해서는 안 돼요. 클라이막스는 오로지 주인공의 것이에요. 여기까지 조력자가 등장한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도대체 누가 주인공인지 혼란스러울 거예요.

5. 조력’자者'에 집착하지 말고, 돕는 ‘세력'으로 접근하라.

오늘 이야기한 영화 <쉬리> 뿐 아니라 많은 이야기 속에서 조력자가 등장해요. 하지만 반드시 조력'자', 그러니까 돕는 ‘사람'일 필요는 없어요. 주인공을 돕는 세력은 습관, 성격, 출생 배경, 누군가에게서 받은 선물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어요. 메두사를 물리친 페르세우스는 하데스에게서 받은 투구와 아테나에게서 받은 방패를 이용했어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프로도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키도 작고 싸움도 못해서 반지 원정대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이를 장점으로 삼아 반지를 파괴하는 중책을 맡아요. 주인공을 돕는 세력은 외부의 조력자일 수 있고, 혹은 주인공이 가지고 있던 성격적 결함이나 외모적 결함이 될 수도 있어요. 독자가 예상할 수 없을 만큼 창조적인 조력자일수록,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거예요.

+ ‘사이드킥'과 ‘데우스 엑스 마키나'

조력자와 ‘사이드킥’*을 명확하게 구분하세요. 사이드킥은 주인공의 욕망과 행동을 일정 부분 공유하는 사람이에요. 일종의 운명 공동체죠. 하지만 조력자는 자기만의 욕망을 가지고 행동해요. 주인공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경우도 생기죠. 그러다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주인공을 제대로 돕고 사라지는 거예요. 반대로 조력자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만들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처음 보는 인물이 하필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서 주인공을 도왔는데, 그게 심지어 클라이막스라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는 거예요. 사이드킥을 만들고 싶다면 조력자는 따로 만드는 게 좋고요,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어떤 상황이든 좋지 않아요.

* 사이드킥

사이드킥(sidekick)은 이야기와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역할 중 하나이며, 주로 주인공과 행동을 함께하고 주인공의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하는 등장인물이다. 돈키호테에서 산초 판사와 셜록 홈즈의 존 H. 왓슨, 배트맨의 로빈 등이 있다.  출처 : 위키백과

* 데우스 엑스 마키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틴어: deus ex machina)는 문학 작품에서 결말을 짓거나 갈등을 풀기 위해 뜬금없는 사건을 일으키는 플롯 장치이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기계 장치로 (연극 무대에) 내려온 신"(god from the machine)이라는 뜻이다. 호라티우스는 시학(Ars Poetica)에서 시인은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신을 등장시켜선 안된다고 일렀다. 신고전주의 문학 비평에서 갑작스러운 기적으로 풀리는 이야기는 나쁜 연극의 특징이다. 가끔씩 신을 나타내는 라틴어 deus를 여성형으로 바꿔 'dea ex machina'라고 쓰기도 한다.  출처 : 위키백과
정리하겠습니다. 조력자 카드를 쓸 때 주의할 점 다섯 가지!​
1. 결정적인 순간에 확실하게 도와라. 2. 처음부터 주인공 주변에 배치하라. 3. 한번 쓴 카드를 다시 쓰지 마라. 4. 클라이막스는 주인공에게 양보하라. 5. 조력’자者'에 집착하지 말고, 돕는 ‘세력'으로 접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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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Shin(김신) "특별편 포함 13편의 신스텔러 편집자였던, 전前 안전가옥 운영멤버 ‘메이(김미루)’에게 오늘의 신스텔러를 바칩니다. 메이는 정말 훌륭한 조력자였어요. 언젠가 제가 메이의 조력자 역할을 할 때가 온다면, 저 역시 최선을 다해 도울 거예요.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편집. Sol(고은비) "제가 옆에서 똑똑히 봤어요. 메이는 좋은 조력자이자 주인공이었습니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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