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층 원룸에 살다가 2층 빌라의 투룸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회사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5분.
이사해서 더 좋은 점이 많지만 10층의 호젓함과 도보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의 변천사는 이제 볼 수 없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골목 가게들과 엔진 속이 다보이는 외제차들은 못 보지만, 여유로워진 아침/저녁 시간에 산책을 하고 웹툰을 봅니다.
넷플릭스, 웨이브를 구독하다가 왓챠로 옮겨왔습니다. 왓챠에서는 옛날에 찾아보던 영화들을 찾기 좋고, 취향저격의 영화도 추천받고, 요즘 인기있는 예능도 봅니다. 당분간 왓챠에 계속 머무를 거 같아요. 쿠팡도 와우 회원이라 콘텐츠를 가끔 살피는데 요즘 쇼핑을 할 여력이 없어 잘 들어가지 않아요.
아침에 일어나면 늘 핸드폰으로 이메일 뉴스레터를 읽다가 이제는 유튜브를 봅니다. 무언가를 읽기 보다는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영상을 보는 것이 아침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것 같더라구요. 사실, 이사를 한지 일주일만에 인터넷을 설치하고, 티비를 연결했어요. 늘 이야기를 읽거나 보는 직업이기 때문에 회사랑 가까운데 집에도 콘텐츠와 연결되어야 할까 고민이 되더군요.
오랫동안 좋아하던 웹툰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작가님은 ‘작가라면 이야기의 종착점을 정하기 마련이다. 때론 막혀서 길을 돌아갈 수도 있지만 왠만하면 길을 떠날 때 생각해 둔 종착지로 가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고 하셨어요.
몸이 열개라도 바쁘지만 이사를 해서라도 바꾸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나 생각해보니 내 자신의 종착지가 어디인지 잘 모른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느 순간 쳇바퀴 도는 기분이 들어 바꾸고자 했던 환경이었는데 지금은 내 마음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건 이사만큼이나 강력한 ‘이야기’ 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요즘 저는 마음이 깨어 있기 위해 정말 강력한 이야기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이야기를 소비하는 시대에 결국 나를 살게 하는 이야기가 어디쯤 있을거라 믿습니다. 그걸 찾으려고 오늘도 이 책, 저 책, 이 웹툰, 저 영상을 살펴봅니다. 만약 못 찾는다면 너무 아쉬워하지 말고 안전가옥 멤버들과 함께 만들려고요.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작가님/크리에이터가 계시다면 스토리 PD에 도전하세요. 우린 함께 이야기를 만듭니다. 모든 이야기들의 안식처, 안전가옥.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레미
"스토리 PD를 뽑아요. 저와 함께 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