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월간 안전가옥, 운영멤버들은 "빌런인데.. 살다보면 가끔 생각나는 빌런"이라는 주제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현실의 누구를 보면 너무 닮아서, 빌런이지만 이 시대에는 '사이다'가 되어 줄 것 같아서, 실제로 있을 것만 같아서, 그냥 너무 무섭고 싫어서, 아니면 나를 닮아서(?) 생각나는 그 빌런에 대해 적어봤습니다.
*대상 콘텐츠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시에나의 빌런
동백꽃 필 무렵
TV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도 빌런은 있었다
스스로 자각하는 단점이 몇 가지 있다. 뭐- 어쩔 수 없이 포기하면서 살기도 하고 계속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내면의 평화… 이너피쓰!!! 갑자기 이상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정말이다. 이번 안전가옥의 주제를 듣고, (늘 글쓰는 작업은 나에게 어렵긴 하지만) 특히나 당황했던 이유도 같다. 사실 빌런이 나오는 콘텐츠를 잘 못 보는 편이다.
우선, 여러 번 글을 통해 밝힌 것처럼 나는 주변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다. 좋게 말하면 타인의 감정을 잘 읽는 편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과하게 휩쓸린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우리 시대 빌런들은 왜 그렇게 어둡고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지, 우울함을 그대로 옮아서 하루 종일 기분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다행히 나와 같은 취향의 분들도 여럿 있는지, 최근에는 많이 순화된 빌런이 나오는 콘텐츠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있다. 누군가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비롯한 신원호 감독의 작품들)의 장르야말로 판타지물이라고 하던데. 공부도 잘 하고, 노는 것도 잘 하는데 심성까지 고운 친구들이라니! (심지어 몇몇은 부자) 그것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안전가옥에 합류할 무렵, 동백꽃 필 무렵을 본방사수하고 있었는데 한없이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 이야기를 보는 게 좋았다. 사실 이 드라마는 보는 내내 빌런의 잔치였다. 연쇄살인마 ‘까불이’, ‘노땅콩 노규태’처럼 (드라마니까) 귀여운 빌런도 있지만, 한없이 깐깐한 내 기준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동백이에게 손가락질하는 동네 사람들부터 아무 말도 못 하는 동백이마저 답답하게 느껴지곤 했다. 하지만, 여느 드라마의 주인공이 그렇듯 동백이가 변화하면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는 조금 뻔하게 느껴지더라도 늘 응원하면서 보게 된다.
다시 돌아가, 아직 내면의 평화를 못 찾은 지금 빌런의 이야기가 벅차게 느껴질지라도 언젠가는 빌런을 찾아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싶어지는 날이 오길 바라며-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시에나
"여기까지 내 인생의 빌런은 없다는 그런 변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