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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지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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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드라마를 잘 보지 않습니다. 제일 최근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봤던 드라마가 <시그널>인데 이게 언제 했던 드라마인지 찾아보니까 2016년이네요. 그 전에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인데, 이건 2013년……. 정말 드라마 안 보죠?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유튜브도 잘 보지 않는답니다. 영상을 보는 걸 버거워하거든요.
이런 제가 요즘에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기다리며 한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챙겨보는 TV 프로그램이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마켓>입니다. 이거 보고 바로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봐요. 드라마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 1, 2화는 넘겼는데 재밌다는 말이 들려 3화부터 보기 시작했죠.(넷플릭스에 드라마가 올라오지만 아직도 1, 2화는 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챙겨보는 드라마인데 참 희한해요.)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때, 고문영을 연기한 서예지 배우에게, 서예지 배우가 연기한 고문영에게 빠지고 말았어요. 제가 쓰고 있는 소설의 주인공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죠. 단 한 번도 소설 속 인물로 실제 인물을 떠올려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아무것도 상관없다는 듯한 무표정한 얼굴, 네가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냐는 듯 상처받은 얼굴,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 코가 찡긋거리며 순하게 웃는 얼굴, 길게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 흰 원피스를 입고 바람을 맞으며 걷는 모습까지. 정말 완벽하게 마리와 수아라는 상반된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였습니다. 저 배우가 마리와 수아를 1인 2역으로 연기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빠졌는데 꼬박꼬박 드라마를 챙겨보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토요일날 안전가옥 피디님과 미팅을 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가서 드라마 하기 전에 집에 도착해 씻지도 않고 드라마를 봤습니다.(역시 돈이 있어야 시간을 사더라…. KTX 짱!) 도레미마켓은 포기했지만 드라마는 본방사수해야겠더라고요. 토요일에 드라마를 보면 일요일이 기다려졌고, 일요일에 드라마가 끝나면 한 주를 어떻게 기다리나 싶었어요. 일요일에 드라마가 끝나면, 아이고 낙이 끝났네, 다음주까지 어떻게 기다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고문영에게 빠져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는데 서러운 눈빛을 가진 강태가 진심으로 웃고, 도망치던 상태 오빠가 나비를 마주보고, 빈 깡통 같던 문영이가 행복하게 웃을 때마다 저도 울고 웃게 되었어요 괜찮은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의 사연과 문영이와 강태의 사연이 만나 이야기가 진행되는 걸 보며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게 되었죠.
이 글을 쓰는 지금, 드라마는 2화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말도 안 돼, 상태 오빠랑 고문영이랑 문강태 셋이 행복한 모습으로 한 10화 정도는 해야 하는데?? 저주받은 성 다 팔고 작은 주택 사서 셋이 오손도손 밥 먹고, 싸우는 것보다 뽀뽀하는 게 낫다며 시도때도 없이 뽀뽀하며 살아야 하는데?? 사이코패스 소리 듣던 우리 문영이가 서럽게 우는 데요??? 상태 오빠가 어른이자 보호자가 되어 문영이랑 상태를 다독여 주는데요????? 이런 상태 오빠가 위험하다고??????
여러분, <사이코지만 괜찮아> 같이 봐주세요. 넷플릭스에도 올라와요. 핫한 드라마에도 관심이 없고, 챙겨볼 체력이 없어 지나치던 제가 열심히 보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같이 보고 이야기해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파트너 멤버 김청귤
“서예지 배우님이 마리를 연기하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활자의 이미지화, 정말 멋있는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