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작가 바이바크레건리드는 '우리가 점점 더 앉은 채로 움직이지 않는 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머신과 로봇의 등장으로 인간은 점점 더 움직이지 않는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내가 그렇다.
로보로보가 처음 집에 온 것은 2020년 늦가을 11월이었다. 언니가 3개월 할부로 청소로봇 로보로보를 집에 들였다. 그리고 2021년 1월, 할부가 끝나면서 로보로보가 완전한 우리 집 소속이 된 이 시점까지 나는 로보로보에게 양보한 나의 활동량을 다른 것으로 채우지 못했다.
지난 주말 저녁식사 중 가족들에게 이 이슈를 공유했다. 일주일에 각 1회~3회 정도 청소를 나눠서 했던 가족들은 잠시 자신의 활동량에 대해 생각했다. 엄마는 로보로보 등장 이후 산책을 하는 시간이 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머지 세 명은(나 포함) 딱히 청소를 대체한 활동을 추가하지 않았다고 했다. 근래에는 다들 재택근무가 늘었던 터라 오히려 활동량이 준 상태였다. 심각했다. 어쩌면 꽤 오래전부터 조금씩 우리는 움직이지 않는 종이 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대학을 다닐 때 '움직임 기초'라는 교양수업을 수강한 적이 있다. '일단 자유롭게 움직여 보세요.' 교수님의 미션에 따라 오리엔테이션을 찾은 학생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뛰고 점프하고 손뼉 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쭈뼛쭈뼛 서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새삼스레 내가 움직임이 어색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이동을 위해 최소한의 거리를 걷고, 책장을 넘기고, 리모컨을 누르고, 커피를 타고, 자판을 치고, 핸드폰을 두드리며 나의 움직임은 점점 작아지고 적어지고 있다.
때문에 2021 나의 목표 중 하나는 잃어버린 나의 움직임을 되찾는 것으로 잡았다. 거북목에 허리가 틀어지고 무릎이 다 펴지지 않는 종으로부터 변종 될 것을 선언한다.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파트너 멤버 김효인
"새해가 되고 건조기가 우리 집에 입성했다.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