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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의 귀재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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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은 기자 : 쓰레기 봉투에서 먹다만 빵이 쏟아져 나옵니다. 멀쩡한 빵을 한 입도 채 먹지 않고 버린 사람은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입니다. 돈을 주고 산 빵을 아예 슈퍼마켓에 두고 가기도 합니다. 슈퍼마켓 주민 : 초등학생이 까 가지고 자기 먹기 싫으니까 슈퍼 아저씨 주고 간 거지 먹으라고. 초등학생 : 스티커 모으려고 버렸어요. 애들은 막 붙이면서 놀고 그래가지고 저도 갖고 싶어서 모아요. 이혜은 기자 :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일기 시작한 포켓 몬스터 이상 열풍은 지금은 유치원생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혜은입니다.
혹시 스티커만 낼름하고 빵은 슈퍼 아저씨에게 주고 가는 건방진 초딩들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으신가요?
또도가스와 고오스가 초코맛이라는 걸 알고 계신다면 아마도 포켓몬 빵 좀 먹어 본 분들이실텐데요.
본 데 없는 주머니 괴물들이 대한민국 초딩을 점령했을 무렵, 저는 천안의 한 시골마을에 살고 있었습니다. 큼지막한 논이 여기저기 가득해서 마을 어디에 살든 초등학생이 집에 걸어가기에는 버거운 동네였죠. 그래서 학교가 끝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 근처에서 하교 버스를 타고 집에 가야 했는데요. 그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는 마성의 하나로마트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공판장을 이기고 동네에서 가장 많은 포켓몬 빵을 보유한 곳이었죠. 마트 앞 쓰레기통에 커다랗게 '포켓몬 빵을 버리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한동안 그 마트가 포켓몬 스티커의 장이었어요. 아이들이 서로 없는 스티커를 교환하기도 하고 자랑하기도 하고요. 자주 나오는 캐릭터도 있었고 꼭 가져야 할 캐릭터가 있었고 또 희귀한 스티커가 있었는데요. 피카츄, 꼬부기, 파이리, 이상해씨 같은 주인공 라인은 포켓몬 스티커를 모으는 어린이라면 기본템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캐릭터였고 뮤 같은 전설의 포켓몬류가 잘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중에서 저의 최애 캐릭터를 찾자면 저는 단연코 메타몽이었습니다.
그 맘 때 저의 꿈이라면 ‘배드민턴 선수이면서 동시에 건축가이면서 과학자이면서 발명가인 사람’ 정도 였던 것 같은데요. (아리스토텔레스를 능가하는 직업군을 꿈꿨네요.) 되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제 욕망을 메타몽은 가장 잘 충족하는 캐릭터였어요.
십몇 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되고 싶은 것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여전히 메타몽인 걸 보니 그 욕망은 커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요. 좋아하는 것이 자주 바뀌는 변덕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작가라는 직업에 가장 가치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면 캐릭터를 만들 때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얼굴만 변한다고 되는 건 아니겠지만 그 입장이 되어본다는 의미에서 저는 메타몽을 꿈꿉니다.
메타몽은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지만 변신 능력이 떨어진 메타몽들은 이렇게 얼굴이 남는다고 합니다. 저는 이쪽이 더 매력적이네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파트너 멤버 김효인
"지금 메타몽이 된다면 가장 먼저 변신하고 싶은 캐릭터 : 웹툰 '유미의 세포들'에서 작가 세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