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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더 라는 기회, <싱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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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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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어느덧 1/3이나 훌쩍 지나버렸네요. 하루하루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책, 영화, 드라마, 유튜브 등 다양한 형태로 내 곁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돌아봤습니다. 2021년 4월 월간 안전가옥의 주제는 '2021년 1분기 나의 원픽 콘텐츠' 입니다.
올해 1분기에 재미있었던 콘텐츠, 열심히 본 콘텐츠, 인상 깊었던 콘텐츠들은 몇 가지 있지만 그래도 여러 생각이 들게 하고 거기에 질문까지 품게 한 콘텐츠는 바로 JTBC 예능 프로그램인 <싱어게인-무명가수 전>입니다.
작년 겨울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이라 온전히 1분기에 속하기에는 조금 어렵지만, 방송 당시에는 또 뻔한 음악 예능이자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가 우연히 클립을 보게 되었고 더불어 그동안의 오디션 프로그램하곤 조금 다르고 좋은 지점들이 있다는 평가를 지속해서 듣게 되어 중반 이후부터 다시보기를 하면서 본방송을 따라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여러모로 색다른 방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참가자의 이름을 가리고 숫자로 표현하여 대체 누구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익히 알고 있던 노래의 주인공이 바로 저 사람이라는 것도 새롭게 인식시켜주기도 했고, 찐 무명, 재야의 고수, 홀로서기, 오디션 최강자 등의 분류도 신선했고 그동안 흔히 보았던 심사위원들의 날 선 평가보다는 조금 더 참가자들을 존중해주는 멘트들도 좋았습니다.
물론 완벽할 수는 없어서 분량 배분의 문제, 심사 기준의 문제 등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가수는 무명가수라는 취지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도 있는 문제점도 있었으나 많고 많았던 음악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서 분명 다른 포지션을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무명가수가 다시 한번 더 자신의 이름이 그리고 노래가 알려지길 바라며 치열하게 쌓아 올린 이야기 끝에서 결국 30호 가수가 우승을 차지했지요. (이미 방송된 지 한참 지났는지 스포일러가 아닙니다) 30호 가수가 우승하기 전 30호와 63호를 운명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라이벌 구도로 만들었었는데 그 둘의 첫 대결에서 63호가 이겼을 때 그때 직감했습니다. 만약 최종 결승전 혹은 최종 단계의 중요한 지점에서 둘은 또 대결하게 될 것이고, 그때는 아주 높은 확률로 30호가 이길 것이라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일종의 서사가 30호에게 생겼다고 봤습니다. 본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이런 게 생겨버리면 어쩔 수 없이 이목이 쏠리게 됩니다. 참 인간이란 존재가 그렇습니다. 본능적으로 이끌리게 되고 그렇게 인식하고 그렇게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어 합니다.
이 지점부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 더 기회를 얻었지만 그게 한번에서 끝나버린 경우, 아예 제대로 한 번의 기회조차 받지 못한 가수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대부분 일반인은 무명이어도 삶을 이어갈 수 있는데, 이런 무명과 유명의 경계를 만드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대관절 무엇이 유명을 만들고, 매력을 느끼게 하고, 유명하게 만드는 그 무엇을 정말 수치화할 수 없는 것일까.
생각의 지점은 노래와 가수에서 제가 하는 일로도 연결되었습니다. 무명작가와 유명작가로 말입니다. 공모전에서 당선되었지만,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한 작가, 책을 몇 권 냈지만, 무명인 작가. 한때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힌 작가 등등 어찌 됐든 결국 수많은 무명들의 선택을 받아야만 하는 이 알 수 없는 세계에 처하는 많은 무명작가도 떠올랐습니다. 그들에게도 싱어게인처럼 다시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지기를 그리고 포기를 모르는 그들에게 찬사를 보낼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테오
스핀오프인 ‘유명가수전’도 이어서 보고있는데 이 프로그램도 참 기획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 <싱어게인> 참가자들 중에서는 ‘서윗’한 29번 정홍일님을 응원했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