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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시그널

분류
운영멤버
사업개발매니저
작성자
요즘 수요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하나. *트 시그널 클립이 올라오는 날이기 때문인데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트 시그널은 1달 동안 한 집에서 남녀 입주자들이 생활하고, 그들간의 ‘썸’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데이트를 하며 최종적으로 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종착지인데요. 이렇다 보니 매 화별 미묘한 기류, 관계의 변화 등을 따라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매력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만큼 출연진 각자의 표현 방식과 그 타이밍이 회차가 진행될수록 디테일해지기 시작했는데요. 마음속에 있는 상대와 약속을 잡기 위해 언제, 어디서, 어떤 말을 꺼내는지를 지켜보는 게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구애하는 파트너와 카풀, 커피 타임, 장보기 등 캐쥬얼한 약속을 잡는 것부터 데이트까지 말이죠. 어느 정도 제작진이 편집을 통해 의도한 심쿵 서사이기도 하겠지만, 호감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한 목표 지향적(?)인 모습을 보면 시청자인 저도 모르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제삼자의 입장으로 출연자들의 썸을 지켜보다 보니 ‘성급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입주 초반 한 출연자는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컸던 나머지 표현이 과해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했고, 분위기가 좋아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한 한 출연자는 데이트 이후 갈팡질팡하는 상대방의 모습에 서운해하기도 했습니다. 머리로는 상대와 나의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의 시간은 이렇게 또 다르니까요. 누군가 ‘이때야!'라며 정확한 타이밍을 짚어주면 좋을 텐데 그 시점을 알아차리는 것이 왜 이리도 어려운지요.
이렇다 보니 입주 초반 관계를 쌓아가면서 확신하기 어려운, 애매한 상태가 어느 정도 지속되기 마련인데요. 이 과도기의 불안함을 해소하고 싶다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이 명확한 표현을 하지 않으면, 그 표현을 받는 사람은 더욱 헷갈리기 때문이죠. 어떤 의도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달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명확하게 전달받지 못할 때 결국 오해가 생길 확률이 커집니다.
특히나 초반 이후 ‘메기’로 투입되는 새로운 출연자까지 합류하면 기존 입주자들끼리 쌓아 놓은 안정감은 대혼란에 휩싸이기 시작해요. 메기가 기존의 판을 흔드는 것이죠.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프로그램의 중반부를 넘어선 현재, 꽤 많은 출연자의 마음이 처음에 비해 변화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트 시그널을 보며 입주자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이라는 공간이 자꾸만 저에게는 ‘회사’처럼 느껴졌습니다. 썸이 목적은 아니지만, 회사는 어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인 집단인 만큼 계속 우리가 서로의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렇다 보니 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입주자들을 보며 우리 동료들과도 저만큼의 시간을 보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동료들에게 ‘성급하지 않게’ 표현하고 ‘명확히’ 공유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제가 하는 업무 중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만 오해 없이, 서로의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쿤
"그렇지만.. 성급하게 콘텐츠 판을 흔드는 메기가 되고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