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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아날로그

분류
운영멤버
스토리PD
작성자
조이 Zoe
최근 한 작가님과 소설 아이템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이렇게 뭉뚱그리기엔 훨씬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만)sns에서의 가상 정체성과 연애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러다 얼마 전 TV에서 방영한 1997년 개봉 영화 <접속>이 떠올랐어요.
한국 기획영화의 시초를 알린 명필름의 두 번째 영화이자 첫 번째 멜로 영화이기도 했죠.
당시 가장 힙한 문화인 PC 통신과 당시 젊은이들의 연애를 현실적이고 세련되게 풀어서 개봉 당시에도 크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 OST인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pale blue eyes' 중 일부 단어를 개인 이메일 주소로 사용할만큼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 보게 되는 영화이긴 한데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다시 봐도 여전히 좋더라고요. 물론 일부 감상은 좀 달라지긴 했어요. 어릴 때는 잘 몰랐는데 동현(한석규)이 은희(추상미)를 대하는 태도는 정말 못 봐주겠더라고요. 기철(김태우)을 때려주고 싶었던 건 예전에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때 세상 세련돼 보였던 몇몇 장면과 스타일은 지금 보니 좀 낡은 느낌이기도 했지만, 이 영화의 핵심이었던 동현과 수현(전도연) 두 주인공의 모습은 사랑을 보내고 다시 맞이하는 복잡다단한 감정의 핵심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C 통신에서 싸이월드, 인스타, 트위터, 틱톡...21세기가 되었고 기술은 발전하고 유행은 바뀌는데 감정은 여전히 아날로그네요, 라고 작가님과도 얘기했죠.
콘텐츠를 둘러싼 환경 역시 급속하게 변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콘텐츠를 보며 느끼고 싶은 감정은 크게 다를 것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요즘 머리가 복잡할 때는 유튜브를 항해하며 마음의 평화와 시력을 맞바꾸고 있는데요. <공부왕 찐천재 홍진경> <강유미 좋아서 하는 채널> <피식대학> 등을 보면서 낄낄거리다보면 <순풍산부인과>와 <안녕 프란체스카>, <오피스>와 <팍스앤레크리에이션>을 봤을 때의 기억이 다시 떠오릅니다. 소재와 장르, 내용과 형식은 달라도 결국 추구하는 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로 그 감정이니까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조이
"월간 안전가옥 대지각 마감을 치른 후 감정은 안도와 머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