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리 작성해둔 월간 안전가옥 원고를 퇴고를 하러 들어와서는 모두 지워버렸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은데 제가 너무 확신에 차서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대로 원고를 보냈다면 저는 아마 뒤늦게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을 겁니다.
정말이지 글을 쓰는 일은 너무 무서운 일입니다. 언제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짧은 문자부터 장편 원고까지 뭐 하나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어느 날은 너무 조심하다가 답답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또 금방 무심코 보내버리고는 뒤늦게 전전긍긍하기도 해요. 개인적으로는 뒤늦게 후회하는 것보다 그래도 답답하다 소리를 듣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통신망을 타버린 텍스트는, 공개가 되어버린 글은 아무리 지우고 싶어도 소용이 없잖아요. 누굴 탓하겠어요. (모두 안일했던 저의 잘못)
요즘에 한창 수정 작업을 하고 있는데 제가 썼던 글을 다시 읽으면서도 종종 깨달아요. 이야기 곳곳에, 문장 곳곳에 저의 안일함이 담겨 있다는 것을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편견과 무지에서 오는 무책임함을 스스로 수없이 검열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물론 그럼에도 후회는 남겠지만요.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후회가 될 것 같다면 모두 지워야죠. 그렇게 조금만 더 나은, 더 괜찮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파트너 멤버 김효인
"덕분에 이번 월간 안전가옥이 반성문이 되어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