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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행(皓衣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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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멤버
스토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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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첫 번째 월간 안전가옥, 운영멤버들은 "2021년 내가 가장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콘텐츠"에 대해 적었습니다. 올해는 영화관에서, 서점에서, TV에서, 혹은 좀 더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와 관객을 찾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콘텐츠들이 줄지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데요. 운영멤버들은 그 중 어떤 콘텐츠를 제일 기다리고 있는지 들어보세요.
‘자신의 손으로 스승을 죽인 제자에게 주어진, 인생 2회차 이야기’.
때는 20년 9월. 제가 중국 드라마 입문자였던 시절, 2021년 공개 예정인 텐센트의 드라마 <호의행(皓衣行)>의 시놉시스를 여기까지만 읽어도 느낌이 딱 왔습니다. ‘이 작품은 21년의 내 인생을 걸어도 되겠다!’. ……뭘 어떻게 걸진 모르겠지만, 작품의 줄거리만 봐도 강하게 끌리고 기대가 되었죠.
제목인 호의행(皓衣行)의 뜻은 ‘흰옷을 입고 가는 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야기의 처음은 이렇습니다. 과거에 악연으로 얽힌 스승으로 인해 폭군이 된 제자가, 기어이 제 손으로 스승을 죽이게 됩니다. 그렇게 엉망이 된 나라, 등 돌린 옛 친우들, 자신이 죽인 스승……. 제자는 그 최후에 자살을 선택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는 스승의 어린 제자였던 14살 소년으로 다시 눈을 뜨게 되죠. 제자는 그때부터 인생 2회차를 살며 최악이었던 스승과의 인과관계에 얽힌 오해를 풀어나갑니다. 결국 제목인 ‘호의행’은 항상 스승이 입던 백의를 제자도 똑같이 갖춰 입고, 그도 똑같이 스승의 길을 걸어간다는 의미를 담은 셈입니다.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를 보고 자란 드라마 <로망스> 키드로서, 애틋한 스승과 제자 사이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어떻게 흥미진진하게 그려냈을지 무척 궁금했어요. 전체적인 이야기가 활극 형식을 띄고 있어서인지, 드라마의 스케일이 무척 커 보이는 점도 눈에 띄었고요.
"사존, 제발 저 좀 봐주세요."
텐센트 드라마 <호의행>의 인상적이었던 팬(!) 포스터. 원작은 BL 웹소설로 육포부흘육 作 <이합화타적백묘사존>.
최근 웹소설에 넣으면 무조건 흥하는 공식으로 잘 알려진 ‘회빙환’ 이라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회귀, 빙의, 환생 이 세 가지를 합쳐놓은 단어인데요. 드라마 <호의행> 역시 이 세 가지 중 회귀 소재를 사용해 주인공이 인생 2회차를 살아가며 스승과의 오해를 풀고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이야기입니다. 주변에 이런 이야기들이 많아지면서 우리가 ‘제2의 인생’ 소재를 재미있게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지기도 했는데요. 아마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이 지루하거나 힘들어서 벗어나고 싶은 소망, 혹은 <호의행>의 주인공만큼은 아니더라도 과거로 돌아가 바로잡고 싶은 일이 있다는, 그런 마음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존버(=존중하며 버티기!)하기가 힘든 시대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런 인생 2회차가 꼭 판타지 요소로만 존재하는 건 아니리라 믿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겠지만, 마음가짐에 따라 오늘부터라도 당장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나의 인생 2회차’라고요. 혹시 과거를 바꿨다면 도달했을 미래를 향해, 지금이라도 조금이나마 그 미래와 가까워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도 분명히 있지 않을까요. 드라마 <호의행>의 제자이자 주인공인 ‘묵연’ 또한 인생 2회차임에도 예상치 못했던 일들에 힘겨워하겠지만, 긍정적 마인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 같아 흥미롭게 작품의 방영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역시 언제 어디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하는 주인공은 무척 매력적인 것 같네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쏘냐
"현재 병실에 입원해계신 어머니도 어서 쾌차하시어, 행복한 제2의 인생을 지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