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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언니들 - 찬실, 시몬, 로지, 심시선 여사

분류
운영멤버
기획PD
작성자
2020년 11월 월간 안전가옥, 운영멤버들은 "올해의 ㅇㅇㅇ"이라는 주제로 썼습니다. 아쉽고, 새롭고, 빠르고, 기묘한 2020년. 2020년에 본 콘텐츠 중에 상을 주고 싶은 작품, 인물, 장르 등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올해의 '이야기왕'은 누구인가요? *대상 콘텐츠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모가 뽑은 올해의 언니들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이찬실 <와이 우먼 킬>의 시몬 <조조 래빗>의 로지 <시선으로부터,>의 심시선 영화, TV드라마, 소설
고백하자면 올해 부쩍 롤모델에 대한 생각이 잦아졌어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절묘한 시기에 놓여서 인 것도 같고, 저마다의 갈래에 따라 살아가느라 공감과 교류가 느슨해지는 때라 그런 것도 같았어요. 그건 아마 우리의(나이와 저) 잘못은 아닐 거란 걸 잘 알지만서도, 저 이외의 인생을 가장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게 콘텐츠다 보니 책, 영화, 드라마 할 것 없이 접하는 모든 것에서 만나는 ‘언니’들에게 유난히 이입하고 감동받고 반하게 된 한 해 였습니다.
그 중에도 올해 제 롤모델로 등극한 언니들을 꼽아보려 해요.

올해의 근미래 —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이찬실 (강말금)

제가 월간 안전가옥에서 한 번 소개했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속 주인공, 이찬실인데요. 집도, 남자도 없는데 많은 걸 걸고 의지했던 일마저 내게서 떠나버린 ‘찬실’. 그녀를 보며 또래보다 덜 준비되어 있어 겁나고 두려운 마음을 어떻게 가라앉힐 수 있는지 배웠던 것 같아요. 내가 덜 가진 것보다 내가 더 가진 것들을 살펴야 하는 것을 셀프 행복을 찾고, 감정에 빠지지 않고 씩씩했던 찬실을 보며 알았죠.

올해의 인생캐 — <와이 우먼 킬>의 시몬 (루시 리우)

스토리PD 조이가 소개했던 와이 우먼 킬, 저는 시몽~ 이라 부르게 되는, 시몬 캐릭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어요. 귀엽고 어설픈 10대 소년, 토미의 사랑 감정을 진지하게 여겼죠. 나중보다, 잃어버릴 것보다 ‘지금’ 을 바로 볼 줄 아는 그녀이기에, 그의 첫 번째이자, 엉덩이에 자리 잡은 거 아닐까 싶었어요.

올해의 흑기사 — <조조 래빗>의 로지 (스칼렛 요한슨)

올해 초는 그나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게 행복이었구나, 하고 기억될 시기인데요. 올해의 흑기사는 상반기에 본 개봉작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영화 조조 래빗 속 로지 캐릭터에요. 로지는 히틀러를 아이돌처럼 좋아하는 아이 조조를 키우는 엄마죠. 아빠 없이, 위험하고 광기로 가득 찬 상황에서 아들 조조의 순수함을 지켜주려고 노력하는 캐릭터를 보면서 로지의 낭만적이면서 현실적인 모습에 감명받았어요. 이제는 선배보다 후배가, 리딩의 역할이 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든든한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하는 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올해의 이정표 — <시선으로부터,>의 심시선 여사

심시선 여사는, 정세랑 작가의 책 속 인물이에요. 시선으로부터,는 심시선 여사의 10주기를 맞아 가족들이 하와이로 제사를 지내러 가는 것으로 큰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는대요.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심시선 여사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풀어내며 그녀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한 조각,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기보단 책을 통해 하나의 씨앗을 받은 것 같았어요. 앞으로 도발적이다 싶을 정도로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살던 심시선 여사를 생각하며 잘 싹 틔워 키워나가 봐야지 하는 다짐도 해봤거든요.
네 캐릭터뿐 아니라도 올해는 정말 멋진, 닮고 싶고, 영감 받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월간 안전가옥에선 꼽기 어려웠지만 아마 부캐의 유행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여러 콘텐츠에서 내년에도 새로운 영감을 주는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힘 빠지는 어떤 순간에, 이들을 떠올리면서 어깨를 펴고 기합을 한 번 넣어볼 수 있도록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모
"연말이면 올해의 OOO를 꼽을 여러분께 내년에는 안전가옥 속 캐릭터들이 기억될 수 있도록 열심히! 또 내년을, 만들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