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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 마세요, 또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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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멤버
스토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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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꼬박 2년을 일했어요. 이 시간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아주 긴 시간이, 아주 빠르게 지나갔다. 지금으로써는 딱 이정도의 느낌입니다.
지나간 시간들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기엔, 지금은 좋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는 안전가옥의 일부거든요. 아주 치열하고 뜨거운 곳이죠.
좋은 이야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그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작가님과 발을 맞추고,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를 더 많은 세상과 만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 '모든 이야기들의 안식처'가 되고자 하는 곳. 안전가옥은 여전히 그런 곳입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이런 곳에서 2년이나 일 할 수 있었으니까요. 멋진 작가님들을 만났고, 함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공모전을 열었고, 시스템과 원칙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안전가옥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11권의 책을 만들었고, 앞으로 나올 책을 포함하여 12편의 책을 기획하고 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일은 담당하고 있던 작품을 다른 프로듀서님께 인계하는 작업입니다. 어쩌면 통상의 인수인계 작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 그런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아련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잘 부탁드려요, 이 한 마디를 건네면서 자꾸 눈가가 시큰거리니 무척 곤란합니다. (정작 진짜 곤란한 이는 당장 제가 하던 프로젝트를 이어받게 된 분일텐데 말이죠)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부디 저의 ‘난 자리’가 동료들께 불편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떠난 자리가 더 좋은 것들로 채워지고, 그로 인해 더 멋진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끝내 좋은 동료가 되지 못해 미안합니다. 진심입니다.
안전가옥 운영멤버, 첫 번째 스토리PD. 참 영광스러운 자리였습니다.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했던 빛나는 시간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거에요.
故 김광석 님이 공연을 마치며 하셨던 말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하겠습니다.
물러가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아쉬워 마세요,
또 모르죠.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신
"저는 2020년 6월 20일까지 근무합니다. (아직 멀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