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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읽고 싶습니다.
쌓아 놓은 책들을 읽고 싶습니다. 소설, 교양서, 자기계발서, 만화책, 잡지, 기타 사놓고 여태 펼쳐보지 못한 온갖 책들을 읽고 싶습니다. 아직도 제겐 종이책이 더 익숙하지만, 충분한 여유를 갖고서 전자책과 연재물로만 나온 많은 콘텐츠에도 접속해 보고 싶습니다.
휴식하고 싶습니다.
위의 책들을 보면서도 좋습니다. 하루 온종일 게임이라도 할까요. 아니면 그저 침대에 송장처럼 누워서, 빈둥거리며 품 안에 털이 보들보들한 인형들을 껴안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집안을 정돈하고 싶습니다.
중고로 팔려고 모아 놓고 손도 못 대고 있는 책과 잡화들을 처분하고 싶습니다. 소홀했던 집안 청소에 다시 나서고 싶습니다. 정리해야 할 서류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생활 환경을 일신하고 싶습니다.
2.
물건들을 바꾸고 싶습니다.
낡아서 버튼이 고장나기 시작한 커피머신을 교체하고 싶습니다. 오래간 편하게 앉아 왔지만 슬슬 인조 가죽의 수명에 한계가 오기 시작한 의자를 더 나은 것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4년간 애써 온 노트북이 수명을 다해 갑니다. 만약에 손이 닿는다면 PC도 성능을 향상시키고 싶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고 싶습니다.
서울 시내의 맛집들을 구석구석 찾아가고 싶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 원고에 쫓겨서, 코로나 때문에, 손이 닿지 못한 곳들이 너무 많습니다. 제발, 제발 이 엄혹한 자영업의 암흑 속에서 사라지지 말아 주세요. 부탁입니다.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정말,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방역의 도움까지 필요한 영역입니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싶습니다. 숲 속을 거닐고 싶습니다. 호캉스를 떠나서 넓은 침대에 쓰러져 있고 싶습니다. 놀이공원에 가서 절규계 롤러코스터에 몸을 맡기고 싶습니다 (저는 티익스프레스가 개통한 이래로 한 번도 에버랜드에 가지 못했습니다. 대학원이 다 잘못했습니다). 제주도의 테디베어 박물관에 다시 가 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한동안은 엄두를 내기 힘들겠지만 먼 이국의 풍경들도 계속 되새기게 됩니다. 가본 곳도 가보지 못한 곳도 모두 그립고 간절합니다.
3.
저녁 시간에 무료함을 느끼고 싶습니다.
4.
장편 “저승 최후의 날” 원고의 개고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자세한 일정을 아직 알리기는 성급하지만, 상반기 중에는 마침내 독자님들과 만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대략 2년 정도의 시간 동안 공을 들인 작업이 마침내 완성의 길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지만,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어서, 여러분께 선보이고 싶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파트너 멤버 시아란
"다른 작품도 써 보고 싶습니다. 만지작거려 온 중단편 소재들이 이미 머리 속을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일단 조금 훗날로 미뤄 놓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