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월간 안전가옥, 운영멤버들은 "다시 태어난다면 이 캐릭터로"라는 주제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나는 못하는 말을 하는 '사이다캐'라서, 돈이 많아 보여서, 행복해 보여서, 초능력이 있어서, 천재라서 등등.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혹은 남은 여생을 바꿀 수 있다면, 이 사람 혹은 이것(?)으로 살고 싶은 그 캐릭터에 대해 적어봤습니다.
*대상 콘텐츠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모는 다음 생에
<엘리멘트리>의 왓슨
TV드라마
첫 뉴욕 여행을 앞둔 2018년 연말에 저는 뉴욕이 배경인 콘텐츠를 찾고 있었습니다. 여러 콘텐츠를 추천받았는데 제 선택은 2012년 CBS에서 기획된 문제작이자 간판작 <엘리멘트리 Elementary> 였습니다. 캐치프레이즈부터 게임 끝이었어요. New Holmes, New Watson, New York
추리 소설을 읽기 시작했던 꼬마 시절에 전, 어쩐지 펑퍼짐한 아저씨 같은 느낌의 홈즈보다 날렵하고 의로운 신사 같았던 아르센 뤼팽을 좋아했습니다. 아이언 맨으로 전직하기 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홈즈도 좋아했지만, 뤼팽을 밀어낸 건 역시 영국 BBC에서 제작된 셜록이었죠. 시즌 4.. 아닙니다.
애정하는 캐릭터 셜록이 뉴욕에서 활동하는 설정에 끌려 시작한 이 드라마에는 기존의 셜록 콘텐츠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셜록은 마약 중독자이자 상당히 감정적인 캐릭터로, 감정 결핍에 소시오패스로도 그려졌던 그간의 셜록과 달랐고, 왓슨은 중독자의 재활을 돕는 회복 동반자로 무엇보다 여성으로 나와요. 그동안은 셜록이 유일하게 ‘the woman’이라 부른 아이린 애들러 말고 ‘a woman’ 뿐이었던 터라 새로웠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의학적 정보를 주고, 셜록은 볼 수 있지만 우리는 넘기기 쉬운 일반인 대리해주던 왓슨과 다르게 셜록과 함께 추리하는 과정에서 탐정이라는 직업에 재미와 재능을 찾고 자문 탐정으로 세 번째 전직에 도전합니다. 셜록에게 추리를 배우는 조수부터 시작하지만 뛰어난 관찰력과 의학적인 지식을 활용해 시즌이 거듭되면서 본격 자문 탐정 동료로 성장해요.
의사나 회복 동반자로 살아갈 때도 왓슨은 행복해했고, 일을 즐겼지만 자신이 새롭게 좋아하게 된 일에 과감하게 도전해요. 그동안 쌓아온 경력보다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것은 무엇이지? 적극적으로 그것을 찾고, 따라가는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태어나고 싶은 캐릭터라는 이번 월간 안전가옥 주제를 고민할 때 왓슨이 떠올랐나봐요.
일을 할 때나 삶을 살아갈 때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이 선택이 좋은 선택인지, 지금 난 제대로 준비하며 사는 건지 잘 모르겠을 때가 많잖아요. 이럴 때 전 자주 타인이 세운, 사회가 만든 기준을 지표로 세우고는 저를 판단했던 것 같아요. 다시 태어나기 전에 지금이라도 가끔은 제 기쁨과 욕망을 따라 선택해보는 연습을 해보겠다 다짐하며, 마감을 한참 넘긴 이번 월간 안전가옥을 마무리해야겠어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모
"여행을 다녀와서 시즌 4부터 다시 봐야지! 했는데… 신년이 시작되자마자 서비스가 종료되었어요. 2019년 시즌 7로 마무리 됐는데 아직도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슬프답니다. 선생님들, 누구라도 좀 서비스 부탁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