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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랙 API와 자동화 서비스 이용한 업무 편의성 개선 후기

발행일
2022/10/27
작성자
태그
업무 방식 개선
업무 자동화
서비스 디자인
목차

수백 자 메시지를 한 번의 클릭으로, 계약 업무용 IT 프로젝트 후기

안녕하세요. 안전가옥의 “콘텐츠 서비스 디자이너” 반입니다.
“콘텐츠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낯설게 들리실 것 같습니다. 안전가옥에서 2022년 상반기에 만든 “콘텐츠”를 위한 “서비스”를 “디자인”하기 위해 만든 팀의 이름이자, 직무의 이름입니다. 이 팀은 IT 기술을 활용해 안전가옥 안팎에 더 쉽고, 편하고, 즐거운 창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창작자를 위한 도구와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
지난 2분기에 “안전가옥 작가 포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안전가옥과 함께하는 작가님들께 인사를 드리며 첫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안전가옥 작가 포털]
안전가옥과 함께하시는 작가님이 출판물 인세 지급 이력을 조회하실 수 있는 웹서비스입니다.
따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 요청할 필요 없이, 자유로이 접속해서 모든 정기 정산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안전가옥 작가 포털은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첫 프로젝트였던 작가 포털 작업을 끝내고, 콘텐츠 서비스 디자인 팀은 이번에는 내부 멤버를 위해 “출판 계약 업무용 슬랙봇”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로 안전가옥의 업무용 슬랙봇 “늄바Nyumba”가 탄생했습니다.
늄바는 시범운영을 앞두고 있는데요, 업무에 투입되면 멤버들이 규칙이 정해진 반복 업무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업무 자동화를 위해 만들었지만, 그 밖에도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슬랙봇이 자동으로 소모품 공지 메시지를 올린 모습.
안전가옥의 멤버들이 사용할 도구를 직접 만든 뜻깊은 프로젝트이고, 슬랙과 노션, 구글 드라이브를 아우르며 즐겁게 진행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두 달 좀 넘는 시간을 들여 만든 이 서비스가 어떻게 안전가옥이 일하는 방법을 바꾸게 될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출판 계약 업무를 돕는 IT 서비스

안전가옥은 작가님과 협업을 시작할 때, 담당 스토리 PD가 안전가옥의 주요 계약 조건을 직접 소개하고 굵직한 요구사항을 조율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계약서 초안”을 작가님께 보여드리며 본격적인 계약 업무가 시작됩니다.
안전가옥에서는 대부분의 내부 소통을 메신저 앱인 “슬랙”에서 진행하는데요, 스토리 PD가 슬랙 메시지로 계약 담당 동료에게 계약서를 만드는 작업을 요청하는 게 안전가옥의 출판 계약 프로세스 첫 단계입니다.
이어지는 프로세스의 모든 단계에서, 각 멤버는 자신이 담당한 일을 마치면 정해진 양식에 맞춰 다음 담당자에게 슬랙 메시지를 보내 차례를 넘깁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계약 진행 과정이 슬랙에 고스란히 보관됩니다.
이 과정은 잘 운영되고 있었지만, 조금 더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었습니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 메시지를 남기는 게 중요한데, 양식을 힘들여 기억해두거나 예전에 진행한 계약 이력을 참고하지 않고도 쉽게 메시지를 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계약 프로세스에 바뀐 점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지 않아도 늘 최신 정책에 맞춰 메시지 내용을 작성할 수 있게 돕는다면 업무용 메시지를 작성할 때 신경 쓸 부분을 줄일 수 있어 보였습니다.
바쁜 안전가옥 멤버들을 위해, 맡은 일을 끝내고 메시지를 보내 차례를 넘기는 게 더 단순한 업무가 될 수 있도록, 콘텐츠 서비스 디자인 팀에서는 간단한 조작만 하면 멤버를 대신해 양식에 맞는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하나. 여러 값을 입력한다면 입력양식에 빈칸만 채우기

[사진 : 계약서 초안 요청 업무 흐름. 계약서 요청 입력양식(좌)에 값을 넣으면 계약서 요청 슬랙 메시지(우)가 자동으로 발송된다]
출판 계약 업무의 가장 첫 단계인 “계약서 초안 요청”은 계약서에 담길 정보는 물론이고, 원고 인도 일정 등 계약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느라 많은 값을 입력하는 단계입니다.
멤버들은 본인이 예전에 보냈던 메시지를 가져와서 수정하곤 했는데, 이 과정에서 바뀐 정책이 적용되지 않거나, 예전 계약 정보 일부가 섞여서 제출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양식을 복사해오는 과정이 없어도 필요한 값만 채워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입력양식을 제공했습니다. 슬랙 앱에서 업무를 시작할 때 팝업창으로 출력되는 계약서 요청 양식에 값을 입력하고, ‘요청’ 버튼을 클릭하면 슬랙봇 “늄바”가 읽기 좋은 모양으로 메시지를 보냅니다.

둘. 업무가 끝난 걸 알린다면 확인 버튼만 누르기

본인 업무가 끝났을 때 다음 차례를 맡은 멤버에게 메시지로 알려주는데요, 이 업무 요청 메시지를 사람이 작성할 필요 없이 확인 버튼만 누르면 프로그램이 알맞은 슬랙 메시지를 보내도록 만들었습니다.
과거 계약에서 사용한 메시지를 복사해와 수정하는 작업이나, 직접 메시지를 쓰면서 수신자와 참조자 이름을 찾아 적당한 인사말을 고민하는 과정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진 : 슬랙에서 진행하는 출판 계약 업무 메시지 비교. 기존 직접 입력 메시지(좌), 자동화된 알림 메시지(우)]

한 가지 업무를 자동화하면 열리는 새로운 기회

슬랙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주는 건 꽤 근사한 진전입니다.
하지만, 계약 업무를 진행하는 데 딱히 바뀐 것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메시지 몇 개를 프로그램이 대필해준 게 전부라고 볼 수도 있으니까요.
이때 업무 자동화 프로젝트의 장점이 빛나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업무를 자동화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업무를 개선하거나 아예 새로운 기능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식당에 있는 주문용 키오스크나 테이블 위 태블릿PC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이 ‘주문 자동화’는 단순해 보입니다. 종업원이 손님을 만나 주문받는 과정을 컴퓨터가 대신해줄 뿐이니까요. 하지만 컴퓨터가 주문받기 때문에, 이제 식당에서는 주문 데이터를 저장하고 가공하는 기능을 새로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안전가옥에서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메시지 자동화를 이용해 슬랙 메시지라는 무대 뒤에 숨어있던 노션과 구글 드라이브 관련 업무를 위한 새로운 기능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노션 데이터베이스에 문서 생성 및 갱신

안전가옥의 출판 계약은 처음 논의를 시작했을 때부터, 계약이 맺어지거나 결렬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문서 도구인 노션에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저장됩니다.
이번 프로젝트 이전에는, 출판 계약이 한 단계씩 진행될 때마다 계약 담당 멤버가 데이터베이스에서 진행상태 정보를 수정해야 했습니다. 계약 상태를 수시로 반영해야 하니, 슬랙에서 이어지는 계약 관련 대화를 계속 파악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슬랙봇 “늄바”가 단계별 완료 메시지를 자동으로 출력하는 일을 하므로, 안전가옥의 멤버가 업무 완료 버튼을 누르면 프로그램이 메시지 발송과 동시에 노션의 출판 계약 데이터베이스에 바뀐 상태 정보를 저장하는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사진: 안전가옥 멤버가 업무 완료 버튼을 눌렀을 때(좌), 프로그램이 노션 쪽 값도 함께 수정한다(우)]
프로그램이 업무 완료 메시지를 살펴보고 계약 상태 정보를 기록하는 작업을 대신 수행함으로써, 멤버들의 소중한 시간을 아끼고 계약 현황판도 늘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에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링크를 공유

또 하나 자동화할 수 있을법한 작은 작업이 있었습니다. 바로 “안전가옥 표준 출판 계약서”의 초안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작가님께 공유할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면서 출판 계약 업무가 시작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계약이 “표준 계약서”에 가까울수록 계약서 초안을 만드는 작업이 단순하고 쉬워집니다.
[안전가옥의 표준 출판 계약서]
안전가옥에서는 21년 하반기부터 표준 출판 계약서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가님과 안전가옥의 협업에 대한 내용을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 계약서를 최대한 준용하여 만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표준 계약서로 계약을 진행하지만, 작가님의 집필 상황이나 작품의 권리관계 등을 고려해 조항을 수정하기도 합니다.
조항을 만들거나 수정하게 되면 계약서의 다른 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계약 담당 멤버가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작업해야 합니다. 하지만 작가님께서 표준 계약 조항에 동의하셨다면, 계약서 초안 문서를 만드는 건 매우 단순한 일입니다. 기본 양식에 작가님의 이름과 원고 전달 예정일을 입력하면 준비가 끝납니다.
이렇듯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바쁜 와중에 짬을 내어 처리하기엔 조금 아쉬운 일입니다. 이 작지만 중요한 작업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일을 돕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담당자의 확인도 필요 없는 수준으로 자동화할 수 있었습니다.
안전가옥은 문서를 구글 드라이브에서 만듭니다. 큰 IT 기업이 운영하는 웹서비스답게, 구글 드라이브는 외부 프로그램이 문서를 생성/편집하는 기능(API)을 제공합니다. 이 API를 이용해, 스토리 PD가 계약서 초안을 요청하며 전달한 값으로 표준 계약서 초안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을 개발했습니다
[사진: 표준 계약서에 정보를 채워 넣을 자리를 정하고(좌), 나중에 값을 전달받아 정보를 채워 넣은 문서를 만든다(우)]
이렇게 프로그램이 만든 문서의 URL을, 슬랙봇 “늄바”가 바로 다음 담당자에게 공유합니다. 이로써 표준 조건으로 진행하는 출판 프로젝트에서는 계약 담당 멤버가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계약서 초안 업무가 스토리 PD가 요청하는 즉시 처리됩니다.
프로그램이 계약서 초안 문서를 만들고 URL을 공유하는 메시지

창작자를 돕는 일을 키워가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이번에 진행한 “출판 계약 업무용 슬랙봇” 개발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콘텐츠 서비스 디자인 팀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더 귀중한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돕는 조직입니다. “콘텐츠 창작자”라는 단어는 안전가옥과 함께하는 작가님은 물론, 내부에서 일하는 멤버들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을 위한 “작가 포털”과 안전가옥의 멤버들을 위한 이번 프로젝트까지, 안전가옥은 IT 기술을 이용한 변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하나씩 의미 있는 개선을 쌓아가며 더 튼튼한 서비스로 성장하겠습니다.
계약 프로세스를 표준화한 동료들의 노력 덕분에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출판에 이어 새로운 분야의 프로세스 표준도 정리하고 있는 바쁜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마지막까지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보영 (반 Vahn)\textsf{\textbf{\LARGE{김 보영 (반 Vahn)}}}
콘텐츠 서비스 디자이너
안전가옥에서 IT와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위한, 콘텐츠를 향한 서비스를 만듭니다.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 <어쌔신 크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