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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너의 모든 것

참석자
테오
클레어
에이미
* 2019년 5월 ‘안전가옥 콘텐츠 스터디’에 참여한 안전가옥 운영멤버 Sol(고은비)이 스터디에서 오고 간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 <너의 모든 것 YOU>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번 달에 함께 본 콘텐츠, <너의 모든 것 (YOU)>

오랜 기간 안전가옥 내부에서 회자되어 온 콘텐츠입니다. ‘주말 반납하고 단숨에 다 봤다’, ‘연기가 끝내준다’ 등 들려오는 이야기는 다양했습니다. 다만 그 사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로맨스 스릴러라는 장르의 묘미를 알게 해준다’는 것이었는데요.​
장르적 특징을 잘 갖춘 데다가 재미까지 있다니. 언젠가 꼭 다 같이 보고 깊게 이야기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최적의 기회가 찾아왔으니, 바로 2019 여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의 원천 스토리 부문 주제가 ‘로맨스 스릴러’로 결정된 것입니다.​
이때다 싶은 마음으로 운영멤버들은 2019 여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오픈을 맞이하여 <너의 모든 것>을 이 달의 스터디 콘텐츠로 결정했습니다.
[출처 : Netflix]
줄거리 뉴욕에서 서점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젠틀하고 다정한 남자 조. 어느 날 서점에 방문한 벡을 만나 한눈에 반합니다. 벡은 조와의 첫 만남부터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느끼는데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조의 소름 돋는 취미생활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너의 모든 것>은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섬뜩하게 보여주는 10부작 드라마입니다.

플랫폼 <넷플릭스 Netflix>

[출처 : Netflix]
<너의 모든 것>은 2018년 9월 케이블 채널 ‘Lifetime’을 통해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각 에피소드 당 약 650,000명 정도 시청자를 모으는데 그쳤고, 그 결과 예정되어있던 시즌 2 제작이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의 부흥은 넷플릭스를 통해 이루어졌는데요.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 되기 시작한 이후 전에 없던 관심과 인기를 끌기 시작했거든요. <너의 모든 것>이 넷플릭스에 서비스된 후 4주간 4천만 명의 이용자가 드라마를 시청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안전가옥 운영멤버가 본 <너의 모든 것 (YOU)>

이래서 좋았다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분명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로맨스의 요소가 들어있어요.”
클레어 스터디를 준비하면서 <너의 모든 것>을 다룬 국내외 콘텐츠를 많이 찾아봤어요. 몇몇 분들은 드라마의 설정이 작위적이라고 평가하더라고요. 사생활이나 개인 정보 침해에 대해 너무 관대한 벡, 그리고 조의 집착이 너무 빤히 보이는데 그걸 전혀 모르는 벡이 좀 이상하긴 해요.
*클레어가 참고한 리뷰 콘텐츠: 팟캐스트 우리가 읽고 보고 사랑한 것, I'm Obsessed With This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아요. 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전에 SNS에 먼저 검색해보고 정보를 찾아보는 건 요즘 사람들의 연애 방식과 닮아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이상하게 벡에게 공감이 가더라고요. 아무리 스토커라도 저렇게 나를 잘 알아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운명이라고 착각할 만하겠다 싶었어요.
그 지점이 이 드라마를 로맨스로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시청자들이 조가 나쁜 사람이라고만 생각해요. 하지만 조의 과거가 드러날수록 조가 안타까워 보이고, 심지어 벡의 주변 인물들이 딱히 벡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지도 않죠. 그러다 보면 점차 둘 사이의 로맨스에 공감하게 되는 겁니다.
테오 스토킹과 데이트 폭력 요소가 적나라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 로맨스에 시청자가 공감하기란 사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너의 모든 것>은 그걸 ‘파코’라는 인물로 해결해요. 조의 이웃이자 언뜻 보기에도 조의 어린 시절을 많이 닮은 파코는 원작 소설에는 없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시청자들은 조의 챙김을 받으며 점차 조의 잘못된 면들을 닮아가는 파코를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죠. 동시에 그러한 죄책감은 조의 로맨스에 공감하는 마음에 면죄부를 줍니다.

이래서 색달랐다

“처음엔 전형적으로만 보였던 인물들이 계속 뒤통수를 치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이 드라마의 내레이션 연출이 특히 좋았어요. 인물들이 자신의 내면을 다 드러내는 내레이션을 따라가다 보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 인물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죠. 중요한 순간에는 인물들이 아주 갑작스러운 선택을 내리는데, 제가 이해한다고 믿었던 정도와 인물의 돌발적 행동 사이의 간극만큼 큰 충격이 느껴졌어요.
전반적으로 인물들이 전형성에서 딱 반 보씩 내려와 있는 느낌을 줘요. 조의 경우 팩트만 두고 보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예요. 하지만 ‘한니발’이나 ‘덱스터’류의 비뚤어진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어요. 꽤 감정적이고, 매사에 철저하거나 완벽한 인물도 아니거든요. 이런 점에서 연쇄살인마의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나있고, 그래서 긴장감이 생겨요.
클레어 저는 비슷한 걸 벡에게서도 느꼈어요. 벡은 많은 면에서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공주’처럼 보여요. 우유부단하고 주변에 의해 잘 휘둘리고요. 하지만 벡은 동시에 아주 주체적인 인물이에요. 감정적이지만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를 계속해서 이뤄내고 있고, 중요한 순간에는 자신의 의지로 결정들을 내리거든요. 오히려 수동적인 벡의 모습은 조의 시선, 혹은 시청자들이 가진 편견에서 비롯한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래서 아쉬웠다

“현실의 문제를 다룰 때에는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극적인 방식이긴 해도 현실에서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를 담고 있어요. 저는 그럴수록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드라마가 이런 지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주의했는가 하고 묻는다면? 저는 잘 모르겠어요.
확실히 이 드라마는 사이버 스토킹을 당한 사람의 고통보다 사이버 스토킹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스토커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드라마의 스릴러 요소가 만들어지는 것이겠지만, 사이버 스토킹을 너무 스토리의 요소로만 활용한 건 아닐까 싶습니다.
안전가옥 콘텐츠 스터디
_2019년 5월 참여 운영멤버 : 뤽, 신, 테오, 쏠, 클레어, 에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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