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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Vahn

직함
콘텐츠 서비스 디자이너
입사
2022/02/08
명함 속 한 줄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 <어쌔신 크리드>
합성같지만 진짜 저 내용으로 발표를 했어요. 2013년 첫 직장 신입사원 OT 도중 개인 발표회에서.
Q. 안전가옥의 첫 IT인 반, 이전에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A. 개인 소비자를 위한 IT 서비스를 만드는 다양한 과정들을 경험해왔어요.
Q. IT 서비스를 만드는 다양한 과정들..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처음에는 만들어진 서비스가 고객에게 무사히 전달되도록 운영하는 업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챙기는 서비스가 잘 쓰이는지, 이상한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지 알고 싶어서 이리저리 정보와 도구를 파고들다가 웹서비스의 성과를 분석하는 업무도 맡게 됐습니다. 이때 씨앗이 심어졌는지, 일의 범위를 넓혀서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오게 됐네요.
성과를 분석만 할 게 아니라 직접 기획도 해보고, 기획한 것이 잘 개발되는지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도 쌓아보면서 조금씩 발을 넓혔습니다.
그러다가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나올때쯤, 생각한 것을 세상에 내놓을 때 다른 사람의 손에 덜 기댈 수 있게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고민 끝에 프로그래밍 부트캠프에서 풀타임으로 학습을 시작해서 스타트업들에서 사용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거쳐오다 2022년부터 안전가옥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Q. 운영에서 개발까지 업무의 폭이 넓어지고 있었네요. 그러다가.. 어떻게 안전가옥과 연결이 되었나요?
A. “덕업일치”를 갖춘 삶을 일구는 방법을 계속 고민해왔습니다. 그러다 뤽에게 이 고민을 저격당해서 안전가옥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IT를 좋아해서 IT 업계에서 일을 해오고 있었어요. IT와 더불어 제가 지닌 “덕심”이 두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장르와 서브컬처” 그리고 “생산성 도구”입니다.
IT는 일터에, 장르와 서브컬처는 취미의 영역으로 둔 채, 생산성 도구를 제 자신을 위해서 쓰며 조용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Q. 뤽이 뭐라고 반에게 덕업일치의 환상(?)을 심었나요?
A. 뤽과는 대학교에서 학내 웹진을 만드는 데 참여했을 때 뤽을 처음 뵙고 인연을 쌓았습니다. 여러모로 연이 있고 굵직한 일들을 벌이시는 선배님이셔서 소식을 챙겨보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연무장길 공간도 한번 방문해서 투어도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안 그랬으면 사진으로만 볼 뻔 했어요.
21년 하순에 오랫만에 뤽과 둘이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장르와 서브컬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IT와 생산성 도구를 이용해서 잘 해보고자 하신다는 말씀에 귀가 솔깃했어요.
“트리플 덕업일치”를 할 수 있는 데다, 세계적으로 관심과 자본이 들어가고 있는 콘텐츠 시장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렸습니다. 문화를 누리는 결이 비슷한 분들과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기도 했어요.
Q. 안전가옥의 기존 업무들과 ‘개발자'는 쉽게 연결되진 않는데요. 어떤 업무를 하게될 예정이신가요?
A. 두 가지 방향에서 안전가옥이 하는 일을 바라보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먼저, 안전가옥의 팀원과 창작자 모두가 더 편하고 쉽게 콘텐츠를 만드실 수 있게 ‘지금의 일’을 지원하는 IT 후방지원 업무입니다. 팀에서 IT나 생산성 도구에 관해 팀원이 궁금하신 부분, 더 잘 쓰기 위한 고민이 생기면 빠르게 답하는 해결사가 되고자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스토리 프로덕션 업무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 일부 수작업은 아예 자동화해서 중요하고 멋진 일에 집중하실 수 있게 돕는 역할로 확장하려고 해요.
그리고, 콘텐츠와 IT를 접목한 새로운 시장을 찾아 조사하고 연구하는 ‘미래의 일’을 살펴보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시도와 기술들을 소식으로만 접하는 데서 나아가, 직접 만들고 만져보며 언젠가 안전가옥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경험치와 지식을 쌓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 하고 있는 일을 IT화하거나, 팀에서 IT 도구를 이용하는 데 도움을 드리는 일은 예전에도 해 본 적이 있습니다.다만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대를 품고 임하고 있습니다.
Q. 왠지 개발자는 일상도 특이할거 같은데, 요새 관심 갖는 것이 있나요?
A. 요즘 IoT, 특히 스마트 전구를 이용한 자동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생물로서 인간이 진화하는 속도보다 기술의 발전이 빠른 탓에, 아침에는 어둡고 밤에는 밝게 지내는 이상현상이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들녘 빛 공해가 싫어서 침실에 암막을 거의 항상 쳐두고 살다보니 저도 마땅히 답이 없었어요.
그나마 핸드폰 알람 앱으로 아침에 빛을 내게 해봤지만 썩 충분하진 않더라구요. 잠들기 전 핸드폰 불빛은 머리를 깨워서 문제라는 데, 일어나기 직전 핸드폰 불빛은 효과가 없다니 너무 억울했습니다.
그러다가 스마트 전구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알만 사서 써봤습니다.
꽤 마음에 들더라구요. 저녁에는 석양빛 조명을 어둑하게 켜두다 정해진 시간에 자연스레 꺼지게 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는 밝고 푸른 빛이 점점 밝아지게 설정하니 자연스레 아침 시간에 잠이 얕아졌습니다.
이제는 전구를 더 늘리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그러려면 중앙관리용 허브를 사야 하고, 전구를 꽃을 곳이 필요하니 스탠드도 알아봐야 하고... 사고픈 것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Q. 안전가옥 멤버들은 명함에 저마다 다른 ‘작품 속 한 줄’을 적죠! 반 명함에 들어있는 ‘작품 속 한 줄’은 무엇인가요?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 <어쌔신 크리드>
원래 IT업계에서 일하며 메일 서명란에 사용하던 문구가 있었는데, 병아리 콘텐츠 업계인으로서 다른 문구를 적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원래는 윌리엄 깁슨이라는 분의 말로 알려진 “The future is already here—It's just not very evenly distributed”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미래를 대표하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그게 사용자의 손에 쥐어지지 못했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되새기려고 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은 기술을 접근성 있게, 쓰기 좋게 만들까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습니다.
콘텐츠 업계인으로,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라는 문구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게임 <어쌔신 크리드>에 등장하는 암살집단의 상징 문구에요. ‘사실을 부정하고, 규칙을 어기려는’ 암살자의 회의적인 시선과 위법의 정당화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극중에서 암살자들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말살하려는 전체주의적 집단에 대항하는 열사들로서, 저 문구 앞에는 ‘인간의 지성에는’ 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고 표현됩니다.
즉 위 문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음을 기억할 것. 올바른 지식을 위해 다양한 수단으로 탐구할 것”이라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좋은 것을 만들고 나누기 위해서 한계를 두지 않는 자세를 되새기며 이 문구를 선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