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움. 숭고미. 저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재난물입니다. 초신성 폭발로 쏟아진 방사선으로 인해 지상의 거의 모든 생명체가 사망하고, 쏟아져 들어오는 망자들 때문에 저승은 마비가 됩니다. 그런데 그 순간, 저기 저편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는 저승? 잠깐, 저승의 존재를 기억하는 이가 사라지면, 저승이 소멸한다고요? 이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염라대왕부 비서실장의 이야기입니다.
책 소개
초신성 폭발로 거의 대부분의 인류가 사망하자 밀려드는 망자들로 아수라장이 된 저승. 게다가 저승을 기억하는 이가 이승에 남아 있지 않다면 저승까지 소멸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데?!
책 속으로
〈이승에 큰 난리가 난 모양이더구나.〉
먼저 운을 떼어 주신 노군께 살짝 감사하면서 시영은 근심 어린 목소리로 답했다.
“예…… 사실 아주 무탈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죽어 나가더구나.〉
“저희 쪽에도 벌써 수십만 명이 도착했습니다.”
〈버겁지 않느냐?〉
“버겁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어떻게든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p.165
“……따라서 이승의 신앙에 기반해서 저승이 유지될 수 있었던 시기는 짧게 잡아도 3,000년 이상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인더스강 유역 문명의 역사는 최대 1만 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가니까, 지금 기록을 확인할 수 없는 민간 신앙이 그보다 한참 더 오래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슬은 준비한 결론을 꺼내 놓았다.
“말씀드리려는 요지가 무엇인가 하면, 신앙이 없이도 오래전부터 이 공간이 존재했다는 가정 또한 조금 단정하기 이르지 않은가 하는 거예요.”
p.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