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이 남자를 노려보았다.
“무얼 원하는 게요?”
“아, 말뜻을 빨리 알아듣는 분이시군요. 그건 마음에 듭니다.”
“대답이나 하시오.”
“이런 걸 가지고 다닐 정도면, 보통 사람은 아닌 듯싶은데. 그쪽도 벽사가요?”
그 말에 빈이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그쪽‘도’?”
남자가 품에서 꺼낸 흰 비단부채를 소리 나게 펴들며 대답했다.
“왜요. 벽사가를 하기엔 제가 너무 잘생겼습니까?”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당당하게 대놓고 자신더러 잘생겼다 말하는 남자의 눈꼬리가 아래로 휘었다.
“그래요. 솔직히 말하면 벽사 일보다는 얼굴값을 더 잘합니다. 그러니 나를 좀 도우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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