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물입니다. 아주 그로테스크하고 잔혹해요. 하지만 동시에 아주 처연하고 귀엽기도 합니다. 흔히 좀비 아포칼립스라고 하면 떠올리는 그런 클리셰와는 거리가 아주 멀어요. 학교에 좀비 사태가 벌어지고, 누군가는 도망치고, 누군가는 그래도 만나러 가야 하는 사람을 향해 움직입니다. “머리 필요 없어요.” “…그럼 팔이라도 줄까요?” 같은 이상한 유머도 같이 있고요.
책 소개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 단편집!
젊음만으론 극복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 그럼에도 희망이 담긴 이야기들
책 속으로
영화나 웹툰 속에서나 일어날 일이 봉암여고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3반 부반장의 머리가 날아왔고 피바다가 친구들을 공격했고 사방에 피가 고였다. 교내 방송에서는 감염자들을 피해 도망치라고 했다. 감염자들은 피바다 같은 사람들을 말하는 걸까? 감염자에게 물리면 어떻게 되는 걸까? 물리지 않고 혜나에게 갈 수 있을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래도 가야 했다. 풀숲 사이에 쭈그려 앉은 채 한참 동안 심호흡을 했다.
p.18
“머리 필요 없어요.”
“… 없어요? 사실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보고 있었거든요. 시체 뒤지길래 머리가 필요한 거라 생각했는데… 취업 준비 안 해요? 아, 혹시 입시인가? 입시라면 미안해요. 성숙해 보여서….”
“저는 필요 없어요.”
“… 그럼 팔이라도 줄까요?”
p.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