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려. 침착해. 손님에게 실례하면 안 돼. 이준이 본분을 잊지 않고 일단 인사를 건넸다.
“저, 안녕하세요. 저는 크리스하우스 호스트, 크리스라고 합니다.”
이준의 목소리에 벽난로 앞 존재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도 일단 사람은 맞았다. 귤이 달린 트리, 아니 길리 슈트를 입고 있었다.
“자네…… 혹시 구이준이?”
2호실 손님은 이준의 본명을 알고 있었다. 뭐야. 아는 사람인가. 이준이 낯선 얼굴을 확인했다.
“누나가…… 왜 여기서 나와?”
알아보자마자 이 말부터 튀어나왔다.
“너야말로. 네가 왜 여길 들어와?”
어안이 벙벙한 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였다.
“나 여기 호스튼데?”
“호스트? 그럼 구이준이가 크……리스?”
여자는 잠시 상황을 파악하는 듯 갸웃거리더니 이내 인디언 보조개가 보이게 환히 웃었다. 그 어렴풋하지만 익숙한 미소가 이준은 아주 불길했다. 역시. 크리스마스에는 결코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준은 또다시 다가온 징크스의 기운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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