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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의 말
‘너도 너 같은 새끼랑 살아봐.’
섬찟한 말입니다. 그것도 내 얼굴을 똑닮은 사람을 두고 들었다면요.
게다가 그 ‘나 같은 새끼’가 나보다 내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과 더 잘 지내고, 내 인생을 더 세밀하게 기억하고 있다면… 그건 단순한 불쾌함이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괴감일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윤혜성 작가님께 이 아이템을 받았을 때, 저는 아주 서늘한 도메스틱 스릴러가 될 것이라 예상했어요. 하지만 작가님과 이야기를 개발해나가면서 캐릭터들은 점점 오싹함보다는 애처로움에 가까운 얼굴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공포와 미지의 존재였던 리수한은 어느새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마음을 지니게 되었고, 수한의 행동을 이끌던 장치적 캐릭터였던 재이는 전쟁 같은 부모의 갈등 속에 고통받는 아이로 다가왔습니다.
수한과 리수한이 부딪힐수록 ‘나나’라는 존재는 더욱 또렷해졌고, 그저 밉살스러웠던 수한은 ‘나였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혼란스러운 상황 속 처절하게 우뚝 서 있었습니다. 작중 인물 누구도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손가락질을 하기에는 그들이 이해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손가락을 접지도 펴지도 못한 어정쩡한 상태로, 마음 한구석이 물에 젖은 것처럼 무거워지는 걸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 조금은 더 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이 이야기의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이건 다른 누구도 아닌, 윤혜성 작가님만이 가장 깊고 섬세하게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과 함께 작업하는 시간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야기가 탄생하는 멋진 순간에 함께할 영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야기의 강점을 더욱 날카롭게 세워주신 강현지 PD님,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히 다듬어주신 조예원 편집자님, 이야기에 걸맞은 표지를 만들어주신 김단비 디자이너님 그리고 메인 프로듀서만큼 깊이 고민해주시고 훌륭한 아이디어를 아낌없이 나눠주신 코프로듀서 김보희 PD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시는 안전가옥 운영 멤버들에게도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조금은 서툴고, 가끔은 무너져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계신 모든 분께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전가옥 스토리PD
이수인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