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브이
대한민국 최초 거대로봇 ‘브이’에 탑승할
첫 번째 파일럿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너는 내가 아니어도 되겠지만
나는 꼭 너를 타고 말 거야.
나보다 너를 잘 몰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고 말 거야.”
《프로젝트 브이》는 한겨레문학상,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을 이끌어 갈 소설가로 손꼽히는 박서련 작가의 신작이다. 박서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2037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거대로봇’이라는 새로운 소재에 도전했다.
전 세계 각국이 우주 탐사선이 아니라 거대로봇 개발 전쟁에 뛰어든 가운데, 한국에서도 최초의 거대로봇 브이에 탑승할 첫 번째 파일럿을 뽑는 대국민 오디션이 열린다. 오로지 남자만 지원할 수 있는 시험장에 천재 여성 로봇 공학도 우람이 불굴의 출사표를 던지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람은 과연 고난과 편견을 뚫고 프로젝트 브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지금 《프로젝트 브이》를 만나보려면?
종이책
전자책
목차
1장 스타 이즈 본 × STAR ISVORN
2장 사악한 쌍둥이 × EVIL TWINS
3장 기적의 지원자 × THE MIRACULOUSVOLUNTEER
4장 안 불쾌한 골짜기 × UN-UNCANNYVALLEY
5장 보이지 않는 침공 × THE INVISIBLE INVASION
6장 비밀은 없다 × THE UNVEILED TRUTH
7장 목소리 × THEVOICE
8장 서울 불바다 × SEOULVOOLVADA
9장 다윗 × DAVID
10장 세상에 나쁜 로봇은 없다 × NOVILLAIN ROVOT IN THIS WORLD
작가의 말: 질문들
프로듀서의 말
작가 소개
박서련
대표작 | 《체공녀 강주룡》 《더 셜리 클럽》
철원에서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에세이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소설×만화 공저 《제사를 부탁해》 등이 있다. 2018 한겨레문학상, 2021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23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거대로봇 장르 작품 중에서는 일본의 티브이만화 시리즈 〈절대무적 라이징오〉를 좋아한다.
《체공녀 강주룡》 《더 셜리 클럽》 박서련 작가의 새로운 도전!
대한민국 사상 최초 거대로봇 브이, 당찬 천재 여성 로봇공학도 우람은
과연 프로젝트 브이의 주인공이 되어 그 조종석에 앉을 수 있을까?
2037년은 바야흐로 로봇의 시대다. 다양한 목적과 형태의 로봇이 일상에 활용되고, 이족 보행 로봇 연구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강대국들은 전고 15미터가 넘는 거대로봇 개발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민국도 그런 흐름에 발맞추어 만화나 영화 속에만 존재하던 고유의 거대로봇을 실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리고 여기, 로봇을 사랑하는 대학생 우람이 있다. 우람은 오롯이 혼자 만든 전고 5미터 미만 로봇 ‘우승 2호’와 함께 세계 거대로봇 올림피아드에서 준우승을 거머쥘 정도로 전도 유망한 천재 로봇공학도다. 프로젝트 브이를 주도해 온 김영만 교수가 브이의 파일럿으로 우람을 거리낌 없이 추천할 정도로 말이다. 스스로도 자신의 재능과 실력을 의심하지 않고 있기에, 우람은 브이의 조종석에 앉을 최초의 한국인은 자신이 되리라 철석같이 믿는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다. 대한민국 최초 거대로봇 브이의 공개를 앞두고 브이를 조종할 단 한 명의 파일럿을 대국민 오디션으로 뽑는다는 대대적인 광고가 나오는 게 아닌가. 브이의 조종석이 자연스레 자신의 자리가 될 줄 알았던 우람은 예상치 못한 흐름에 당황하지만 재빨리 생각을 고쳐먹는다. 그래, 실력을 증명하고 당당하게 쟁취해 내자. 오디션에서 1등 하면 되지.
하지만 ‘신체 건강한 남성’만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다는 자격 조건을 확인한 우람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며 절망한다.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면 당연히 응할 의향이 있는데, 갑자기 도전자가 될 자격조차 없다니? 그 순간, 쌍둥이 오빠 보람이 한 줄기 빛 같은 제안을 던진다. “네가 나인 척하고” 오디션에 나가면 어떻겠냐고. 사람이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르는데 하고 싶은 건 다 해 봐야 하지 않겠냐고.
선을 뛰어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장 여자 서사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인공 우람은 “해 보니까 내가 제일 잘함”이라고 말하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강하고 당찬 젊은이다. 그 누구보다 로봇을 사랑하고 로봇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기를 열망하며, (더구나 2037년에) 그 길을 걷지 못할 이유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람은 세상이 길을 열어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길을 만들어서라도 뚜벅뚜벅 걸어가 보는 사람이고, 당연히 할 수 있어서 하겠다는 자신에게 쓸데없는 장애물을 던지는 사회를 향해 쿨하게 실력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사람이다. 박서련 작가 특유의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이 돋보이는 가운데, 독자들은 어떤 시련이 닥쳐도 당차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우람의 도전을 자연스레 응원하게 될 것이다.
최첨단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절묘하게 접목한 참신한 시도!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을 이끌어 가는 존재는 이 작품 제목의 주인공이기도 한 거대로봇 브이다. 브이는 전고 25미터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거대로봇으로, 한국 고전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다. 일본 만화 표절 시비가 붙어 있는 캐릭터를 차용했다는 이유로 초반에 대중의 비난을 받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전 국민은 브이의 파일럿 HUN을 뽑는 대국민 오디션에 열광한다. 우람이 실제로 브이를 타고 조종 실습을 하게 되면서 브이에 탑재되어 있는 마인드 인공지능(AI)을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사건들이 소설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데,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사회가 세워 놓은 장벽 앞에서 돌아서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우람, 그리고 ‘스스로 학습하는 강 인공지능’을 탑재한 미지의 거대로봇 브이. 박서련 작가의 말처럼 독자들이 책장을 다 덮은 순간에도 우람과 브이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행이다.
책 속으로
우승 2호가 대차게 넘어졌다. 잽싸게 몸을 일으키고 발아래를 보니 더미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가슴팍 모니터에 일련번호와 컨디션이 떠 있었다. 일련번호 불일치, 가스중독 상태. 우람은 더미를 우승 2호의 왼쪽 어깨에 떠멘 채 내려올 때 이용한 붕괴 지점을 거슬러 올라갔다. 1층에서 구멍과 가장 가까운 창문을 찾아 깨고 나가니 사회자가 외쳤다.
“첫 번째 구조자가 나왔습니다! 42번, 한국 출전자 김우람.”
시작이 좋군.
p.23~24
“전고가 무려 25미터나 되지. 실은 이 로봇이 이미 완성 초읽기 단계에 접어들었어.”
교수님은 지난 1년 6개월을 거기다 쓰신 거군요. 아마 그 전부터 비밀리에 진행해 온 프로젝트였겠지만, 심기일전할 시간이 필요하셨던 거군요. 단순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진실을 알아차린 우람은 약간의 짜릿함을 느끼며 김 교수를 바라보았다.
“그 로봇은 누가 조종하나요?”
“나는 김우람이, 자네를 추천할 생각이야.”
p.40~41
우람은 분노와 무력감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서 도대체 무엇이 어디부터 잘못되었는지 곱씹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건 내 자리라고 별 의심 없이 믿고 있었다.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면 그럴 각오와 자신도 당연히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제는 도전자가 될 자격조차 없다고?
p.55
아무리 고심해도 결론은 같았다. 우람은 내심 각오하고 있었다.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을 할 텐데, 그러면 모든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는 것. 그로 인해 기껏 쟁취한 파일럿 자리를 반납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우람의 우승은 남자만이 거대기체 조종석에 탈 수 있다는 한심한 발상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유일하고도 결정적인 증거가 될 터였다. 그래서 더더욱,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다른 경우의 수가 존재할 리도 없고.
p.139
설마. 설마.
“맞아요, 여러분은 지금 브이 기체 실물을 견학하러 가는 겁니다.”
우람은 으아악 하고 괴성을 지르며 허공으로 주먹을 내질렀고 한 박자 늦게 다른 훈련생들이 와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우람은 부끄럽지도 머쓱하지도 않았다. 드디어 그걸 내 눈으로 보는구나. (중략)
“지금 여러분이 타고 계신 시설은 실제로 브이가 지상으로 출동할 때도 사용될 초대형 승강기입니다. 전고 25미터짜리 로봇의 승강을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보시다시피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100명 이상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고요…….”
p.197
신형 캡슐 승강기를 타고 브이 기체 조종석 탑승구에 오른 우람은 자기 자리를 드디어 찾은 듯, 마치 빨려 들듯 브이 기체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웠던 안쪽이 우람의 진입을 인식하고 환하게 불을 밝혔다. 여유 공간이 전혀 없어 조종‘석’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만큼 좁았던 U-5M 기체와 비교하면 작은 방 너비만 한 브이의 조종석은 대궐처럼 느껴졌다. 조종석 내부의 불빛은 우람의 호흡에 동기화하듯 가볍고 빠르게 밝아졌다가 천천히 조도를 낮추기를 반복하고 있었고 그것이 우람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했다. 그에 압도되어 잠시 말을 잊었던 우람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안녕. 나는 김우람이라고 해. 앞으로 너를 조종할 파일럿이야.”
그러자 브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나의 이름은 HUN입니다.
p.259~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