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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들이 가지는 슈퍼 파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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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대담록은 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한 콘텐츠입니다. 마블, DC 등 각종 코믹스의 전통적인 캐릭터와 숨겨진 이야기들이 아주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히어로물을 많이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대담록이 공모전에 응모할 이야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지만, 모든 것을 반영하기 위해 너무 애쓰시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콘텐츠는 작은 힌트일 뿐, 이야기를 끌어가는 키는 작가님의 것이니까요!
대담자 소개 홍지운 작가 최근 <호랑공주의 우아하고 파괴적인 성인식> 출간. <이웃집 슈퍼 히어로>, <월간주폭초인전> 의 저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 전공 교수 손지상 작가 소설가,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의 회원, 만화평론가, ‘서울 웹진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진행, <서브 컬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 의 저자 권나연 평론가 슈퍼 히어로를 너무 좋아해서 업으로 삼게 된 전문가이자 평론가
Remy: 슈퍼 히어로들이 엄청 슈퍼한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특출난 힘이 있기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들이 지닌 힘을 어떻게 보느냐도 중요할 것 같아요. 두 작가님은 ‘에너르기파’랄지, ‘북두권법’ 이라는 힘을 좋아한다고 하셨었죠?
손지상: 애들이 못 따라 한다는 점에서 좋은 거에요.
홍지운: 따라 해도 다치지 않아요.
손지성: 그렇죠. 정확히는. 동작만 따라 할 수밖에 없잖아요.

히어로와 히어로의 슈퍼파워

Remy: 인물에게 어떤 힘을 부여 할 것인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 같아요. 일상 속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슈퍼 히어로, 일상의 감각을 지니면 히어로의 저변이 넓어질 수 있다면 대체 이런 슈퍼 히어로는 무슨 힘을 어떻게 발휘하면 좋을까요?
권나연: 저는 ‘오, 이것도 슈퍼 히어로라고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할 만한 것을 제안을 해드리고 싶어요. 스파이더맨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메리 제인 왓슨이라고. 이 친구는 아무런 슈퍼 능력이 없어요. 뭐, 힘이 쎈 것도 아니고요, 빨리 달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평범한 여성이에요.
Mary Jane Watson in Spider-Man 2 (출처: imdb.com)
근데 이 사람이 슈퍼 히어로라고 볼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거. 저는 슈퍼 히어로 장르의 독자로서 저한테 슈퍼 히어로가 뭔가 어떤 단어인가 라고 했을 때, 슈퍼 히어로 책에 나오는 사람은 다 슈퍼 히어로야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 책들이 지금 연재되고 있고요, 평범한 민간인이라고 할지라도 슈퍼 히어로라고 볼만한 지점이 있고, 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도 이런 식으로 약간 시점을 전환해 보시면 좋겠어요.
Remy: 안전가옥이 메가박스와 함께 하는 공모전의 주제로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라는 키워드를 선정하고 나서, 이거 진짜 너무 좋다고 말했어요. 그냥 히어로가 아니라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라고 정하는 것이 안전가옥답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거 동어반복 아니야? 요즘 히어로는 다 이렇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이런 걱정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사실 우리가 다뤘어야 하는 건 사이드킥이었나? 히어로가 아니라, 히어로의 주변인으로서 히어로가 히어로답게 존재하게 돕는 것, 혹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를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사실 ‘사이드킥’이라는 용어는 히어로 전문용어잖아요. 그래서 ‘그냥 히어로가 맞지’ 생각했는데, 방금 나연님이 하신 이야기는 스파이더맨의 여자친구도 슈퍼 히어로인건지 아니면 사이드킥으로서 슈퍼 히어로에 도움 되는 역할이라는 건지 궁금하네요.
요즘은 홈즈랑 왓슨도 둘 다 히어로지 누구 한 명은 조연 같은 느낌은 아니잖아요, 우리 모두 히어로들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어떻게 이런 콤비들을 이야기에 등장시킬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권나연: 예를 들면, 메리 제인 왓슨의 경우는 스파이더맨의 비일상을 가능하게 해주는 존재라고 할 거 같아요. 스파이더맨은 일상과 비일상이 존재했을 때, 일상에 있는 구성 요소들이 빠지게 되면 비일상이 성립할 수가 없는 그런 사람이에요. 메리 제인 왓슨의 경우도 보면 결국에는 시점 변환인거죠. 스파이더맨을 중심으로 봤을 때 메리 제인은 주변 인물 밖에 안 되고 사이드킥에 불과하지만, 메리 제인을 중심으로 봤을 때는 메리 제인도 한 영웅을 존재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요.
Remy: 확실히 상호 보완 관계네요. 혹시 손지상 작가님은 원래 아까 헐크를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 헐크에게도 주변에 사이드킥 같은 존재가 있나요?
손지상: 없어요. 있는데 중요하지 않아요. 왜냐면 도망자니까.
Remy: 헐크가 그야말로 마이너리티네요. 도망자라서.
손지상: 그렇죠. 제가 쓰는 분들에게 힌트가 되는 가이드라인으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일단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슈퍼 히어로는 기본적으로 모두 마이너리티에요. 마이너리티가 아닌 슈퍼 히어로는 없어요. 당연히. 왜냐면 그 이유는 슈퍼맨 자체가 일상 현실 상에서, 마이너리티라는 것은 큰 범주보다 그 안에 속할지 몰라도, 인류 안에 메이저리티가 있다면 그것과는 다르지만 그 안에 속하는 작은 범주 잖아요. 그런 것처럼 인류 안에 속할지라도 인류 안에 모순된 속성을 가진 작은 집단이 슈퍼 히어로인 것이니까요. 히어로 뿐만이 아니라 슈퍼라는 말이 붙는 순간, 기본적으로 당연히 마이너리티 인 것이죠.
홍지운: 제도권에 편입되지 못하는 건 다르게 말하면 마이너리티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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