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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

발행일
2023/11/23
장르
판타지
작가
가언
분류
쇼-트
보도자료
[안전가옥] 쇼트23_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_보도자료.pdf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

세계명작 소설의 문학적 의미와 웹소설의 재미, 
거기에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감동을 더한 세 편의 오마주 소설 ”
세계적인 명작 《노인과 바다》, 《돈키호테》,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웰메이드 웹소설 문법으로 재해석한 작가 가언의 첫 단편집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 스물세 번째 책.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는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세 편의 고전 문학 《노인과 바다》, 《돈키호테》,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웹소설과 판타지 소설의 문법으로 재해석한 작가 가언의 첫 단편집이다. 리디 ‘우주라이크’ 프로젝트로 처음 발표했던 〈살라오의 근성〉에, 미발표 단편인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와 〈어느 신사의 끝나지 않는 모험〉을 더했다.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의 자유롭고 유쾌하며 뭉클하고도 아름다운 세 편의 이야기는, 기사를 자처하는 미친 노인과 함께 구부러진 창을 든 채 풍차에 달려들기도 하고, 뙤약볕이 쏟아지는 바다 위 조각배에서 청새치와 한판 대결을 벌이기도 하며, 80일 만에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다는 괴짜 신사와 모험을 떠나기도 했던, 우리가 잊고 있었던 자유롭고 광활한 상상력의 세계를 일깨워 준다. 또한, 세계적인 고전 문학의 매력을 그저 명작의 세계에 두지 않고, 가장 최전선의 서사 장르인 웹소설의 문법으로 재현하며 소설 읽기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세 편의 소설은 우리를 신비로운 독서의 여정으로 이끌며, 각 소설의 고유하고도 환상적인 모험 서사는 삶의 고독과 즐거움을 함께 그려낸다.

지금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를 만나보려면?

종이책
전자책

목차

〈살라오의 근성〉 6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 58
〈어느 신사의 끝나지 않는 모험〉 128
작가의 말 208
프로듀서의 말 210

작가 소개

가언

판타지 세상과 모험 이야기를 동경하는,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은 작가. 판타지 장르 웹소설로 첫 펜을 들어 다방면으로 작품 활동 중이다. 앞으로도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즐겁게 집필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재수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지. 멋진 이름이지 않니?” _〈살라오의 근성〉 

멕시코만의 작은 도시에 운이 다한 가련하고 힘없는 노인이 살고 있다. 지난 84일 동안 단 한 마리의 몬스터도 잡지 못한 채, 더 이상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던전에 얽매여 사는 불쌍한 늙은이 산티아고. 하지만 산티아고는 ‘운이 다한 노인’이라는 주변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식적으로는 활성화 상태인 던전을 포기하지 않는다. 산티아고는 여전히 헌터였고, 그에겐 더없이 소중한 ‘마놀린’이라는 어린 친구도 있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내부 순찰을 위해 던전에 홀로 들어갔던 산티아고의 두 눈에 멀리서 헤엄쳐 오는 거대한 형체가 들어온다. 드디어 몬스터가 찾아온 걸까? 그렇다고 해도 늙은 산티아고 혼자 무사할 수 있을까?
〈살라오의 근성〉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작인 《노인과 바다》에 관한 오마주이자, 가볍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게임 판타지 서사와 현대적인 각색이 더해진 작품이다. 원작에서 산티아고가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혈투를 벌였다면, 〈살라오의 근성〉에서는 바다가 떠오르는 미지의 던전을 배경으로 우직한 산티아고 노인의 힘겨운 싸움을 그려낸다. 그의 우직하고 단단한 마음 또한.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청새치와 벌인 싸움이 ‘인간과 자연의 싸움’이자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듯이, 〈살라오의 근성〉에서도 산티아고는 여전히 인간 존재의 여러 문제에 집중한다. ‘운이 없는 사람의 근성’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는 것만으로 이 소설의 역할은 충분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목표점에는 도달했는가, 소년?” _〈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시스템’은 연령이나 성별, 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창을 분배해 준다. 그중 몇은 특별한 능력인 스킬을 얻어 각성자가 되고, 힘을 얻은 평민에 의해 귀족과 왕족들은 처형당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우체부 소년 또한 각성자다. 하지만 소년의 스킬명은 고작 ‘목표에 도달하는 자’. 주소를 숙지하면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하는 B급 스킬이다. 소년은 성 밖으로 귀중품을 배달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머무는 여관마다 ‘기이한 기사에 대한 목격담’이 들려온다. 성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던 그때까지도 소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다. 동이 튼 후 성문을 나선 뒤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소문의 괴짜 기사인 ‘돈키호테’를 직접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는. ‘우체부 소년’과 ‘돈키호테’는 배달을 잘 마칠 수 있을까?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는 세르반테스의 세계적인 고전 《돈키호테》를 오마주한 단편이다. 원작 속의 ‘돈키호테’처럼 단편의 ‘돈키호테’ 또한 기사 소설에 탐닉했다가 매혹되어 기사가 되겠다고 나선 엄숙한 미치광이로 그려진다. 원작의 ‘산초’ 대신 단편에는 순박한 ‘우체부 소년’이 나올 뿐이다. 인간사의 희극과 비극을 그려낸 거대한 서사에서, 작가는 그 일부를 아주 적절히 꺼내어 쓴다. ‘돈키호테’와 ‘우체부 소년’이 함께 우편배달을 하고 돌아오는 유쾌하고 감동적이면서도 반전이 있는 이 모험 소설은, 마치 《돈키호테》를 탐닉했다가 매혹되어 소설가가 되겠다고 나선 엄숙한 미치광이 소설가가 쓴 작품은 아닐까 하고 짓궂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소년의 스킬명인 ‘목표에 도달하는 자’에 숨어 있던 의미를 발견하는 것 또한 큰 재미가 될 것이다. 꿈과 희망, 오늘과 내일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기분 좋은 소설이다.

“파스파르투, 자네가 세상을 구했어.” _〈어느 신사의 끝나지 않는 모험〉 

‘탑’의 1층에 있는 중립 구역은 이 땅에서 가장 살기 편하고 안전한 곳이다. 그중, 가장 중앙에 있는 도시엔 원하는 것을 모두 성취한 이들이 거주하는데, 가장 번화가에는 우아한 신사들만이 드나드는 ‘리폼 클럽’이 있다.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 경 역시 이곳의 회원이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많고 누구나 돌아볼 정도로 잘생겼으며 나이를 예측하기 어려운, 그러면서도 과거에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스킬을 가졌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는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리폼 클럽’에서 시스템발 한 신문 기사가 화제가 된다. 80일 안에 1층부터 주요 던전을 모두 돌아 꼭대기 층의 생명나무까지 도달하면 아주 신묘한 존재와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가능하다는 퇴역 헌터와 가능하다는 포그 경의 격돌은, 무려 2만 골드를 건 ‘던전 일주’ 내기로 뒤바뀐다. 참 유감스러운 건, 이 일이 소설의 다른 주인공인 장 파스파르투가 필리어스 포그의 저택에 취직한 첫날 벌어진 일이라는 거다. 수수께끼의 신사인 포그 경과 그의 하인 파스파르투는 80일 안에 무사히 던전 일주를 마치게 될까? 포그 경은 ‘리폼 클럽’의 내기에서 이기게 될까? 미션 성공의 보상으로 주어지는 신묘한 존재와의 만남은 과연 뭘 의미하는 걸까?
〈어느 신사의 끝나지 않는 모험〉 역시 앞의 두 단편이 그랬듯이, 프랑스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자로 불리는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오마주한 단편이다. 냉정하게만 보이던 필리어스 포그 경의 순정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의 파스파르투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단연 크다. 던전을 통과해 가는 주인공들의 여정은 롤플레잉 게임을 하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박진감이 넘친다. 지금까지 수차례 영화화되고 보드게임과 컴퓨터 게임으로도 제작되었던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웹소설의 문법으로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 또한 재미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그러고 보니까, 할아버지의 주 무기는 작살이죠? 아마 이름이… ‘살라오의 근성’이었던가.”
“맞아. 작살로 분류되긴 하지만 바다 이외에 사막 에리어에서도 꽤 쓸 만해.”
“작살 이름에 붙은 ‘살라오’는 무슨 뜻이에요?”
“재수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지. 스페인 말이란다. 멋진 이름이지 않니?”
노인이 퍽 다정스럽게 대답해 주었다. 테라스 안의 나이 든 헌터들은 노인과 마놀린을 이따금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개중에는 노인을 놀려 대는 사람도 있었지만, 노인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다.
살라오란 다른 헌터들이 노인을 부르는 별명이기도 했다. 운이 다한 자. 더 이상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던전에 얽매인, 가련하고 힘없는 노인. 하지만 산티아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살라오의 ‘근성’. 던전에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는 활성화 상태였고, 노인은 여전히 헌터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p. 12-13  〈살라오의 근성〉 
“그나저나 자네는 함자가 어찌 되는가? 이때까지 함께 여행하면서 그조차도 묻지 않았군.”
“네? 제 이름이요? 저는….”
얼떨결에 순순히 대답해 주려던 소년의 목소리는 이내 돈키호테가 터뜨린 탄성에 완전히 묻혀 버리
고 말았다.
“그래!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 전생에서 나의 가장 충직했던 시종의 이름이지. 자네는 지금
부터 산초일세.”
“아니, 사람 말을 좀 들으세요! 제 이름은 산초 같은 게 아니라!”
“가세, 산초! 달려라, 로시난테! 우하하하하! 새로운 모험을 향해!”
p. 115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
장 파스파르투는 탑 외부에서 온갖 일을 해 온 사람이었다. 특출난 스킬은 없었지만 잡다한 스테이터스가 높아서 헌터는 물론이고 소방관, 체육 교사, 건설 현장 노동자 등등의 일을 거쳐 왔다. 하지만 이제는 정착하고 싶은 마음에 가장 부자들이 사는 도시에, 가장 규칙적인 신사라고 소문난 필리어스 포그의 저택에 하인으로 취직하게 되었다.
하지만 바로 지금, 장 파스파르투는….
외출이라고는 고작 클럽에 드나드는 게 다인 신사를 모시면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그가 어찌하여 던전 깊숙한 곳에서 이 고생을 하게 되었냐 하면, 필리어스 포그 경이 리폼 클럽에서 시작한 작은 내기 때문이었다.
p. 131-132  〈어느 신사의 끝나지 않는 모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