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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드라실의 여신들

발행일
2023/09/13
장르
SF
작가
해도연
분류
쇼-트
보도자료
[안전가옥] 쇼트22_위그드라실의 여신들_보도자료.pdf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과학에 목말라하는 SF 독자를 위한 하드 SF 단편집
천문학 박·직 연구원인 작가가 심도 깊게 그리는 다음 세기의 태양계
SF 독자는 과학에 대한 갈증을 품고 있다. 과학 이론과 기술 관련 정보를 심도 깊게 다루면서 이를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녹인 작품은 아무래도 소수인 까닭이다. 해도연 작가를 향한 신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온다. 천문학 박사이자 현직 연구원인 작가는 지금까지의 인류가 밝혀낸 지구와 우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지구인이 달뿐만 아니라 외행성까지 진출해 있는 22세기의 태양계를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매력적인 이야기의 인도를 따라
다시 한번 밤하늘 너머 먼 곳으로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속 일부 작품은 독자들을 이미 만난 적이 있다. ‘우주가 거대한 만큼 분명히 존재할 법한 외계 문명을 왜 우리는 만나지 못하는가’라는 의문인 ‘페르미의 역설’에 답하는 〈위대한 침묵〉, 멀리 떨어져 있는 생태계와 생물군의 다양한 연결 방식을 통해 우주와 생명의 경이로움을 그린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은 현재는 절판된 단편집의 수록작이다. 기출간작이 재출간된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작품의 매력이 여전히 생생하다는 의미다. 세부적인 표현 조정을 거친 두 작품은 다시금 독자들을 밤하늘 너머 먼 곳으로 데려갈 준비를 마쳤다. 이번 작품집에 새로 실리게 된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는 〈위그드라실의 여신들〉과 연결되는 단편으로, 광대한 스케일의 사건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인간의 마음에 초점을 맞춰 긴 여운을 남긴다.

지금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을 만나보려면?

종이책

목차

위대한 침묵 · 6p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 92p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 · 172p
작가의 말 · 224p 프로듀서의 말 · 228p

작가 소개

해도연

작가 겸 연구원.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근지구 우주 공간을 지켜보는 일을 한다. 소설집 《위대한 침묵》, 연작소설 《베르티아》, 과학 교양서 《외계 행성: EXOPLANET》 등을 출간했으며 다양한 앤솔로지와 잡지에 중단편을 게재했다. 또한 잭 조던의 장편소설 《라스트 휴먼》을 번역했다. 새벽에 글을 쓰고 낮에 일하며 저녁에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줄거리

위대한 침묵
미후는 태양계 최대 기업 인텍의 자회사에 소속된 홍보부원이다. 평소 원고 대필로 시간을 보내던 일개 말단 직원인 그에게 어느 날 부사장 크로포드가 직접 연락해 온다. 회사 내부의 배신자로 의심되는 이들의 수상한 지점을 알아내라는 것이다. 크로포드의 말에 따르면 배신자들은 인텍의 야심작인 중력파 통신시설의 가동을 막고자 한다. 중력파 통신시설은 태양계를 그 너머와 연결해 줄 수단이자 에너지 위기에 빠진 인류를 구원할 막대한 에너지의 원천이다. 인텍은 그렇게 홍보하고 있지만, 미후는 조사 과정에서 시설에 숨겨진 심각한 위험을 감지하고 혼란에 빠진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 해저 생물을 연구하던 연구원 세실리아, 수미, 마야는 갑작스러운 철수 명령을 받는다. 이제 지구에는 우주 탐사에 자원을 쓸 여력이 없다. 지구에 떨어진 운석 내부에 있던 외계 바이러스 때문에 인류가 생존을 위협받게 된 탓이다. 남은 희망은 문제의 바이러스와 유사한 유로파의 생물, 헬족뿐이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 헬족 샘플 채취에 나선 세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유로파 해저의 여러 생태계를 두루 살펴보기로 한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생태계들 사이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이 공통점의 원인은 세 연구원의 운명을 가를 거대한 사건을 일으킨다.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
카페 레드리스- 전직 탐험가 라타가 운영하는 카페 레드리스에 라타의 옛 동료 세스가 찾아온다. 8년간의 우주 근무를 마치고 다음 근무에 들어가기 전 잠깐 들른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하던 두 사람은 카페 종업원 수가 퇴근하자 조심스레 입을 연다.
마지막 문장- 유로파 해저 탐사차 잠수정에 자신의 뇌를 연결한 연구원 수미는 사고로 인해 고립된 상태다. 잠수정을 움직여 마야와 세실리아가 있는 기지를 향하던 수미는 유로파 바다 전역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인 구름충 무리를 만난다. 신기한 플랑크톤 정도로 보였던 구름충은 뜻밖의 능력을 지닌 놀라운 존재였다.
기다리는 이들의 박물관- 마야는 졸업 연구를 위해 동명이인인 마야 박사의 발자취를 살피고 있다. 마야 박사와 가깝게 지내던 릴랴나는 자신이 관장으로 있는 〈기다리는 이들의 박물관〉에 마야 박사가 맡긴 물건과 그가 지구에서 보낸 나날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간명한 각주의 안내를 따라 논리적으로 구축된 22세기로

과학 이론을 기둥으로 삼는 정통 SF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책장을 몇 번 넘기고 난 뒤 바로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르겠다. 수시로 나타나는 각주가 눈에 띄기 때문일 텐데, 50여 개에 이르는 본문 각주는 대체로 작중에 쓰인 과학적 개념을 안내하는 데 쓰였다. 이 작품집이 ‘science fiction’이라는 장르명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으며 학술 연구 내용에 탄탄하게 뿌리박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주석들이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각주가 지닌 또 다른 미덕은 간결하고 명확하다는 점이다. 각주들은 우주 생활이 익숙한 22세기의 사람들과 지구 안팎의 생명체를 오랫동안 조사한 연구자들이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용어를 빠르게 해설한다. 본문의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설명을 하고는 다시 본문에게 배턴을 넘기는 것이다. 덕분에 작중의 미래가 현대 과학의 어느 지점과 논리적으로 연결되는지를 발견하는 재미가 더해진다.

연결을 열망하는 존재, 인간

연결은 비단 각주와 본문 사이에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연결’이다. 〈위대한 침묵〉에 등장하는 초거대 기업 인텍은 외계로부터 중력파 메시지가 수신되자 중력파 발신 기술을 개발해 우주 어딘가의 다른 문명과 소통하려 한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주인공인 세 연구원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을 만나고, 그중 일부와는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주고받기에 이르며, 태블릿에 탑재된 인공지능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는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세 연구원이 본편과는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의 모음이니 그 자체가 ‘연결되는 이야기’인 셈이다.
표제작의 제목에 등장하는 위그드라실은 북유럽신화 속의 거대한 물푸레나무다. 지하 세계, 인간 세계, 신들의 세계를 잇는다. 서로 다른 세계가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개념은 고대 신화에 등장할 정도로 인류에게 익숙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부족한 신체 능력을 사회적 기술로 메꾸며 번성한 생물이다. 다양한 존재가 소통함으로써 만들어 내는 힘을 이용해 고도의 문명을 이끌었다. 연결을 생존 수단이자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온 인간은 홀로 존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근원적인 고독에서 벗어나려는 여정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주인공들은 본의 아니게 혼자가 된다. 〈위대한 침묵〉의 주인공 미후는 이혼 여성으로, 위험한 임무에 몸을 던진 대가로 유명세를 얻고 나면 양육권을 되찾아 아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미후의 비밀 임무 파트너인 지아는 ‘플루토늄 5년’이라고 불리는 재앙 때문에 가족을 모두 잃었다. 안전하다고 알려졌던 플루토늄-갈륨 합금에서 갑자기 핵분열 반응이 나타나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폭발이 일어난 사건이다. 이는 지아가 목숨을 걸고 움직이는 중요한 동기로 작용한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세 연구원은 서로를 단순한 동료 이상으로 아끼는 각별한 사이인데, 예상 밖의 사고가 일어나 멀리 떨어지게 되고 만다. 이들은 극한 상황에 놓였으면서도 상대방을 구하려 고군분투하고, 함께하기 위해 가혹한 수준의 희생을 감당한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22세기, 팩 밖으로 새어 나온 커피 한 방울을 공중에 띄우고야 마는 저중력의 우주 공간을 결국 받아들이게 하는 요소는 작품 전반에 스민 애틋한 정서다. 연결에 대한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단절을 다루게 되는 것이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은 인물의 내면을 일일이 묘사하는 대신 떠나간 이를 회상하는 한마디, 밀크티를 조용히 마시는 모습으로 깊은 그리움을 전한다. 그에 더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우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을 통해 개인으로서만이 아니라 종 전체로서도 고독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인간의 욕망을 비춘다. 아득한 신들의 세상과 사람들을 잇는 세계수(世界樹)처럼, 광막한 우주를 바라보는 SF는 그렇게 우리가 품고 있는 근원적 슬픔을 다독인다.

책 속으로

중력파를 만들어 내는 미소 공간 안에 숨겨진 에너지에는 ‘양’이라는 표현조차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실상 무한한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사용해 온 에너지보다 훨씬 많은 자원을 눈 깜박할 사이에 얻을 수 있습니다. 중력파 기술은 하나의 관문이었습니다. 중력파 통신은 새로운 차원의 귀와 입을 열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얻게 될 에너지는 우리에게 우주를 가로지를 힘의 원천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인류는 이제 우주로 나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이제 시간문제에 불과합니다.
p.10 〈위대한 침묵〉
흥미로운 사실은 여덟 개의 열수구 모두 300만 년 전부터 생물이 나타났다는 흔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수만 년에 한 번씩, 여덟 열수구 생태계 모두에서 생물군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개체 수는 급격히 줄고 진화가 가속됐다. 완벽하게 독립된 여덟 개의 세계가 동시에 시작되었고 같은 시기에 큰 변화를 겪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실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p.103~104 〈위드그라실의 여신들〉
“아직 건강하셨을 때일 거예요. 세계를 돌아다니며 행성 간 우주선을 더 나은 생존 공장으로 분해하고 개조하는 데 기여하면서도, 언젠가 다시 우주로 나갈 날을 준비해야 한다며 쉬지 않고 정치인들을 설득하고 다니셨죠. 참 모순적인 분이었어요. 그러다가 지구 부적응 증후군이 심해져서 결국 은퇴를 하고 여기로 왔고. 여기서 잘 지내셨는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몸이 빠르게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제게 이것저것 구해 달라고 부탁하신 것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네요.”
p. 216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 기다리는 이들의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