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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겟 아웃 & 어스

참석자
테오
클레어
* 2019년 4월 ‘안전가옥 콘텐츠 스터디’에 참여한 안전가옥 운영멤버 Sol(고은비)이 스터디에서 오고 간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 <겟 아웃> <어스>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번 달에 함께 본 콘텐츠, <겟 아웃 GET OUT>과 <어스 Us>

영화 <어스>의 개봉을 앞두고 안전가옥 모든 운영멤버가 들떴습니다. 조던 필 감독의 전작 <겟 아웃>이 워낙 재밌던 탓이기도 하지만 선공개된 트레일러의 내용이 너무나도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영상을 통해 정확한 서사는 파악하기 어려웠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설정과 장면들은 궁금증을 일으키기에 아주 충분했습니다.
<어스> 개봉 이후, 안전가옥 운영멤버들은 출근시간까지 늦춰가면서 다 함께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대화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는데요. 과연 운영멤버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을까요? <겟 아웃>과 <어스>는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달랐을까요?
아무리 대화를 나눠도 부족하길래, 결국 운영멤버들은 많은 물음표를 머리 위에 세운 채로 영화 <겟 아웃>과 <어스>를 이 달의 스터디 콘텐츠로 결정했습니다.

영화 <겟아웃>과 <어스>

[출처 : IMDb]
줄거리 / 겟 아웃 흑인 크리스는 자신의 백인 애인 로즈의 집에 초대받아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백인들만 가득한 파티에 참석하는데요. 어딘가 이질적이고 묘한 기분에 혼란스러워진 크리스는 로즈의 집을 벗어나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로즈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겟 아웃>은 인종차별에 대한 주제의식과 호러 장르가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 어스 어릴 적 트라우마를 담고 있는 해변가 동네, 그곳으로 가족들과 휴가를 온 애디는 문득 떠오른 옛 기억에 괴롭습니다. 그런 애디의 가족 앞에 등장한 정체 모를 사람들. 가까이서 보니 그들은 애디와 남편, 자식들의 모습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딱 한 가지, 빨간 점프수트를 입고 한 손에는 큰 가위를 들었다는 사실만 빼고요. <어스>는 미국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여러 상징을 내포한 영화입니다.

감독 <조던 필 Jordan Peele>

출처 : npr
코미디언, 배우, 감독. 직접 각본을 쓴 영화 <겟 아웃>으로 2017년 입봉했습니다. 이후 영화가 국내외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2019년에는 두 번째로 각본과 감독을 맡은 영화 <어스>가 개봉했습니다. 두 영화 모두 프로덕션 ‘블룸하우스’의 제이슨 블룸과 함께 제작했습니다.

안전가옥 운영멤버가 본 <겟 아웃>과 <어스>

이래서 좋았다

“두 영화 모두 동시대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겟 아웃>의 주 무대인 집은 ‘미국 사회’를 은유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인종 차별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확장됩니다. <어스>는 살짝 다른데요. 명확한 피해자 대 가해자 구도를 흐리는 대신 반성적인 태도를 취해요. 집에서 시작한 도플갱어의 위협이 미국 전역으로 확장되면서 ‘우리가 지금껏 당연하게 누리고 있던 것들이 누군가의 원치 않는 희생 위에 쌓아올린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저는 특히 <겟 아웃>의 메시지가 아주 뚜렷했던 것 같아요. 제한된 공간에서 풀어내는 이야기가 길을 잃지 않고 정확히 목표했던 곳에 도달하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메시지가 아주 사회적이고 명확하다 보니 조금은 교조적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어요.
저는 두 영화 모두 설정이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게다가 그 메시지가 아주 동시대적이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하는 지점을 잘 짚어내요. 그리고 그걸 호러 영화의 문법 안에 세련되게 담아내고요.

이래서 색달랐다

“관객들에게 계속 대화거리를 줘요. 화제를 만드는 거죠.”
테오 보자마자 관객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이건 호불호를 떠나 공통적인 현상일 거예요. 특히 <어스>는 제목부터 인물, 배경 사건, 그리고 거의 모든 장면에 복선과 상징을 배치했습니다. <겟 아웃> 역시 디테일이 살아있는 영화입니다. 중간중간 의도적으로 배치한 흑인문화와 유머가 뛰어나요.
두 영화 모두 소위 말해 ‘N 회차 관람을 유도하는 작품’입니다. 이런 현상은 결과로 보기보다 기획된 것이라고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상징과 메시지를 재발견하는 재미로 관객들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봅니다. 인터넷에서 해석 아티클을 찾아보고 서로 논쟁하는 것을 즐겨요.
그런데 이 모든 건 영화가 흥행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객이 많아야 가능한 전개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기획은 영화의 흥행을 전제로 한, 아주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러고 보니, 한국 영화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흥행을 일으킨 호러 영화가 있잖아요. <곡성>이요. 당시에도 영화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면서 한참 떠들썩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래서 아쉬웠다

“<겟 아웃>의 균형감이 좋았다면 <어스>는 그 부분에서 살짝 아쉬워요.”
클레어 <겟 아웃>이 처음 개봉했을 때 ‘영화제 영화 같은 상업영화’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밀고 가는 것이 예술영화 같았고, 그걸 너무 어렵지 않은 은유로 풀어냈다는 것이 상업영화스러운 부분이었어요. <겟 아웃>이 둘의 중간지점을 잘 짚었다면 <어스>에서는 그게 깨져버린 것 같아요.
<겟 아웃>이 하나의 장르라면 <어스>에서는 그게 엄청 증폭된 느낌이 들어요. 상징, 스케일 모두요. 반면 메시지는 <겟 아웃>에 비해 조금 더 추상적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균형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죠.
테오 하지만 <겟 아웃>의 상징이나 연출을 좋아했다면 <어스> 역시 재밌게 볼 수 있을 겁니다. 균형감은 몰라도, <겟 아웃>의 상징이나 연출의 매력은 <어스>에서 확장되었으니까요. <어스>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역시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 <어스>는 <비긴 어게인>이나 <라라랜드>와 딱 정반대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인디스러운 <원스>, <위플래쉬>로 성공한 이후 감독이 아주 대중적인 후속 작품을 내놓은 경우니까요. 반대로 <어스>는 성공한 전작의 요소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갔네요.
안전가옥 콘텐츠 스터디
_2019년 4월 참여 운영멤버 : 뤽, 신, 테오, 쏠, 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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