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충 사육 준수사항

작품 속 한 줄
※ 빵충 사육 준수 사항: 성충 단계의 사육을 절대 금하며, 부화 즉시 사살하십시오.
출판 라인업
오리지널
작가
김혜영
장르
호러
드라마
가격
₩16,800
큐레이션
뉴앤핫 - 도서전에서 처음 선보여요
기기묘묘 - 호러 스릴러 오컬트. 전부 있어요
일상균열 - 지금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는
덕업일치 - 덕질의 최종 보스는 창업이다
책 소개
한 입 베어 물면 갓 구운 소금빵 맛이 나는 애벌레, 그리고 금기를 깨고 부화한 거대 괴물들의 피비린내 나는 습격! 인생역전을 꿈꾸며 귀농한 청년 트럼펫터와 장총을 든 냉소적인 여성 사냥꾼이 목숨 걸고 벌이는 웰메이드 크리처 스릴러
책 속으로
"갓 구운 빵의 속살을 씹을 때 느껴지는 촉촉한 탄력감과 혀끝에서부터 퍼져 나가는 이 부드러움. 맛있다. 마치 자연의 한 부분을 잘라 빵으로 구워낸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것이 곤충이라니, 애벌레라니." p. 71 “굶깁니다. 배부르고 등 따신데 잡아먹으면 사이코패스 아닙니까! 쫄쫄 굶으면 착하고 말고가 어디 있어. 살라고 눈 뒤집히지. 꾸역꾸역 살겠다고 가족이나 친구의 살에 이빨을 박아넣고 살아남는 놈? 드물지. 그래서 이 자이언트 빵충이 비싼 거고, 생존이란 게 다 그렇지. 손톱이건 발톱이건 휘두르는 놈이 이기는 거. 안 그래요?” p. 139~140
추천 코멘트
한 입 베어 물면 갓 구운 소금빵 맛이 나는 애벌레가 있습니다. 소설 속 국가가 공인한 최고의 미래 식량이에요.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은 인생 막판에 몰려 귀농한 전직 트럼펫터 정한이 ‘빵충’을 사육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망생 드디어 역전하나 싶었는데, 인간의 탐욕이 개입하면서 평화롭던 시골 마을이 통째로 뒤집어져요. 영화 <기생충>처럼 장르가 갑자기 변모하는 지점들이 흥미롭고요, 스케일이 스펙터클하게 터집니다. 크리처 스릴러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눈 뒤집혀서 밤새워 읽을 소설이에요. 후회 안 하실 겁니다. 일단 한 번 읽어보세요.
온라인 서점
프로듀서의 말
한동안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빵처럼 생긴 벌레 이야기를 하고 다녔습니다. 빵처럼 생겼고, 고소하고, 맛있고, 귀엽기까지 한 벌레, 그런데 나중에는 사람을 찢어발기는 어마무시한 크리처가 되는 벌레요. 눈을 반짝이며 거기까지 말하고 나면, 사람들은 황당해하다가도 이번에 대체 무슨 이야기를 담당하고 있냐며 은근슬쩍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곤 했습니다.
왜 그렇게 신나서 이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녔는지 생각해보았어요. 반짝이는 원석을 발견한 기쁨, 원석의 거친 결까지도 잘 살려보고 싶다는 설렘, 이상하고, 웃기고, 찝찝한데 다음 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는 흡인력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이것이 다 김혜영 작가님의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이 가진 매력입니다.
장르를 변주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독자가 ‘아, 이런 이야기구나’ 하고 마음을 놓는 순간, 슬쩍 문 하나를 더 여는 이야기를 특히 좋아합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문광이 “여보!” 하고 비명 지르며 박 사장 집의 숨겨진 아래층으로 질주하는 순간 숨겨진 지하 벙커가 밝혀지는 것처럼, 처음 알던 세계가 뒤집히며 이야기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빵충 사육 준수 사항』에도 그런 쾌감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블랙코미디에서 출발해 수상한 신사업이 만들어내는 서스펜스를 통과하고, 끝내 크리처 호러로 돌진합니다. 실패한 청년의 귀농기는 식용곤충 사육 사업의 이상한 규정과 감춰진 이해관계를 지나, 개집의 피와 부화한 성충과 사라진 존재들 앞에서 완전히 다른 얼굴을 드러내지요. 빵처럼 고소하고 무해한 상품으로 소개되던 존재가 사람을 찢어발기는 순간, 이 소설은 처음부터 자기 안에 숨겨두었던 이빨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끝까지 밀고 가는 힘은 크리처의 기괴함만이 아닙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지나칠 정도로 보통의 사람인 주인공 김정한이 있습니다. 정한은 여느 드라마들의 주인공과 달리 유독 매력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비겁하고, 답답하며, 자주, 꽤나 자주 일관되게 잘못된 선택을 하거든요. 정한은 본인이 남들과 다른 특별한 길을 가는 거라 믿었지만, “화려한 스펙” “1인분의 몫” 같은 말들에서 비껴난 채 실패라는 찬물을 뒤집어쓰고 맙니다. 그렇게 농촌까지 떠밀려 시작한 딸기 재배는 또 어떻고요. 이 역시 싸그리 말아먹습니다. 그러나 원고를 들여다볼수록 저는 정한이 끝까지 정한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의 우리 같아서 마음이 갔습니다. 이 평범한 인물이 이상한 벌레와 피 냄새의 한가운데로 어느새 끌려가 있는 소설의 질주가, 그래서 더 짜릿했습니다.
제목과 표지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던 과정 하나하나가 즐거웠습니다. 처음 이 소설의 가제는 ‘빵충’이었는데요. ‘빵충’만 한 제목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독자님들의 입장에선 그래서 빵충이 무엇인지, 이 소설이 어떤 이야기와 장르인지 짐작하기 어려울 것 같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때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안 되었던 로지가 회의에서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이라는 제목을 제안했습니다. 빵충이란 소설 속 핵심 키워드는 들어가면서, 어딘가 나폴리탄 괴담 같기도 하고, 장르소설 특유의 뉘앙스가 풍겨오는 제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안전가옥 멤버들과 작가님 모두 만장일치로 제목을 확정했어요. 호러 장르를 특히 좋아하는 덕후 마케터 로지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표지를 어떻게 보여줘야 가장 ‘빵충스럽게’ 느껴질지도 오래 고민했습니다. 크리처의 기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다, 빵충이라는 존재를 은근히 암시하는 방향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디자이너님께 두 가지 콘셉트를 제안했습니다. 하나는 실험실 속 메타데이터가 기록된 빵충 표본, 다른 하나는 진공 포장되어 유통 중인 식품 라벨 콘셉트의 빵충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표지 시안이 나오고 여러 후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작가님과 저는 조금 더 벌레력을 갖춘(?) 빵충 시안에 꽤나 마음을 빼앗겼는데요. 더듬이와 마디가 살아 있고 빵충의 정체성이 또렷해질수록, 호불호가 강력하게 나뉘었어요. (주변의 불호가 더 강력해졌지요…. 허허.) 그래서 빵충의 벌레스러운 느낌을 적당히 덜어내고, 귀여움과 불길함이 함께 남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처음 작가님과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실험실 표본 속 빵충은 조금 더 귀엽고 반질반질하게 다듬어졌고, 지금의 표지가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이야기에 파묻혀 하나의 책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의 기쁨을 이 소설 덕분에 다시 한번 떠올립니다. 의견이 착착 맞아가는 쾌감을 느끼게 해주시고, 프로듀서의 의견에 늘 귀 기울여주신 김혜영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함께해준 안전가옥 멤버들과 위드텍스트 이시연 디자이너님, 조예원 편집자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안전가옥 PD
강현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