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를 꼽으라면
단연 jtbc 드라마 <SKY캐슬>입니다. 첫 화 시청율 1.7%에서 시작한 드라마가 16화 시청률 19%를 돌파하며 역대 케이블 방송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도깨비(20.5%)>의 기록을 넘보고 있습니다. 방송 때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SKY캐슬> 관련 키워드가 점령합니다. TV 콘텐츠의 몰락이라는 시대 흐름에 반하는 아주 기이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신스텔러 특별편을 준비했어요. 기존의 한국 드라마 흥행 코드와는 확연히 달라 보이는 <SKY캐슬>은, 어떤 작전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요? 8가지 키워드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 경고! <SKY캐슬> 16화까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키워드 1 : 서울대 의대
<SKY캐슬>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면 '서울대 의대'로 상징되는 '대학 입시'일 것입니다. 작품 속 주요 인물들이 강력하게 욕망하는 대상이지요. '서울대 의대'를 가고싶은 욕망 때문에 모든 사건이 벌어집니다. 동시에 이 키워드는 아주 대중적인 소재입니다. (저는 잘 모릅니다만) 서울 강남 대치동 입시생 가정들의 현실이라고 하죠. 그렇다고 당사자들만 이 소재에 열광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 입시가 워낙에 정보 싸움이고 하다 보니, 대치동 입시 시장은 아주 폐쇄적으로 움직인다고 하네요. 폐쇄된 사회, 그들만의 리그를 엿보는 쾌감은 아주 강력합니다. 우리가 재벌이나 연예인의 사생활, 그러니까 쉽게 공개되지 않은 정보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죠. <SKY캐슬>은 대중들의 호기심을 (무조건) 유발하는 소재를, 인물들이 욕망하는 대상의 자리에 놓습니다. 아주 전형적인 방법이지만, 그만큼 확실한 작전이기도 하죠.
키워드 2 : 캐슬
대한민국에서 '캐슬'이라면 가장 먼저 뭐가 떠오르세요? 저는 '아파트'가 떠오릅니다. 실제로 아파트 이름 중에 '캐슬'이 들어간 브랜드가 꽤 있죠. 대한민국 성인들이 가장 강력하게 욕망하는 대상은 '부동산'이고, 그 중에서도 '아파트'입니다. 젊을 때부터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고, 들어간 이후부터는 그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죠. 작품 속 인물들은 (아파트는 아니지만) '스카이캐슬'이라는 주택 단지에 살고, 서로를 '캐슬 주민'이라고 부릅니다. 동시에 '캐슬 주민'이 아닌 사람들을 타자화하죠. '캐슬'은 '서울대 의대'와 함께 작품 속 인물들이 강력하게 욕망하는 대상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서울대 의대'는 아직 갖지 못한 것이고, '캐슬'은 이미 가진 것이라는 점이죠. 그러나 욕망의 본질은 같습니다. 자식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려는 욕망 때문에 행동하고, '스카이캐슬'의 주민으로서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려는 욕망으로 행동하죠. 가지려는 욕망과 지키려는 욕망이 이야기를 움직입니다.
키워드 3 : 권력과 명예의 그림자
<SKY캐슬> 속 남편들에게 부여된 임무입니다. 사회에서는 존경받는 의사이거나 교수님들이죠. 하지만 집에서는 망나니들입니다. 이들의 욕망은 1번과 2번 키워드를 향하고, 동시에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지키는 것으로 확장되죠. 시청자들은 이런 지점에서 통쾌함을 느끼곤 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에서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재벌이나 전문직을 등장시키고, 동시에 그들의 인간적이거나 파괴적인 모습을 강조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저는 이를 '두 개의 얼굴' 작전이라고 부르는데요, 아주 전형적이며 대중적인 작전입니다.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살인마,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슈퍼 히어로, 심지어 자신이 왕자인 것을 숨기고 살아가는 거지나 개구리 이야기도 있었네요. 일종의 클리셰죠. 강력한 클리셰요.
키워드 4 : 출생의 비밀
한국 드라마에서 지겨울 정도로 많이 나왔던 작전입니다. 클리셰라고 마냥 비웃을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대중에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방증이 되거든요. 물론 이야기의 종반부에 이르러 '알고 보니 이복남매였다!' 이런 식의 진행은 헛웃음을 유발합니다. 그러나 <SKY캐슬>은 이 클리셰를 아주 영리하게 사용했어요.
<SKY캐슬> 초반부에는 키워드 1번(서울대 의대) 2번(캐슬) 3번(권력과 명예의 그림자)을 통해 대중의 호기심을 붙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주요 인물들의 욕망을 제시했죠. 그리고 앞선 키워드들의 약발(?)이 다 할 때 즈음 '출생의 비밀'을 암시하기 시작합니다. 시청자가 이야기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죠. 그렇게 중반부에 진입하고, 의외로 싱겁게 '출생의 비밀'을 공개해버리네요. 그리고 중반부의 대부분을 '출생의 비밀'을 가진 고등학생의 복수극으로 채웁니다. 그러니까 클리셰를 아주 중요한 장치로 사용하기보다는, 대중의 시선을 붙들어 두는 정도로만 사용하고 마는 것이죠. 혜나가 누구 딸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이후 혜나가 무슨 짓을 벌이는지, 혜나와 예서와 예서 엄마가 어떤 갈등 상황에 놓이는지가 중요하니까요.
키워드 5 : 미스터리 스릴러
앞선 4개의 키워드가 '이야기의 소재'에 가까웠다면, 이번 키워드는 서사의 규칙에 가깝습니다. 일종의 요리법이자 레시피죠. <SKY캐슬>은 한국 드라마에서 그리 대중적이지 않은 미스터리 스릴러의 규칙을 따릅니다. 첫 화부터 누가 죽잖아요. 평화로운 일상의 스카이캐슬에서, 아들인 영재를 서울대 의대에 합격시키고 남 부러울 것 없어보이던 영재 엄마가 자살합니다.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죠. 영재 엄마는 왜 자살했는가? 대답을 찾기 위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질문이 던져집니다. 혜나의 아빠는 누구인가? 역시 대답을 찾기 위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또다시 충격적인 사건과 함께 질문이 던져집니다. 누가 혜나를 죽였을까?
<SKY캐슬>을 가만히 보다 보면, 고립된 성 안에서 벌어지는 '밀실 살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범인은 이 안에 있어?!) 탐정 역할은 우주 엄마가 자처하죠. 우주 엄마는 조금 독특한 캐릭터에요. 서울대 의대도, 캐슬도 욕망하지 않죠. 주요 인물들 중 유일하게 '진실을 밝히는 일'에 집중합니다. 다른 인물들은 모두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거든요. 그리고 마지막 사건, 혜나의 죽음에 이르러 탐정(=우주 엄마)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되죠. 혜나 사건의 용의자로 아들인 우주가 구속됩니다. (이거 탐정물에서 많이 본 그림 아닌가요? 살인 용의자로 몰린 김전일 뭐 이런 느낌이잖아요.)
<SKY캐슬>은 미스터리 장르의 규칙을 충실하게 따르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붙들어 놓습니다. 자극적이면서도 시의성 있는 소재로 첫 번째 유혹에 성공했다면, 굵직한 질문들을 통해 시청들로 하여금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것이죠. 드라마의 재미 여부와는 별개로, 범인이 누구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런 작전은 사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노골적으로 활용되던 방식입니다. 주인공의 남편은 도대체 누구인가? 이 질문을 빌미로 시청자들을 강제로 TV 앞에 앉혀 놓죠. <SKY캐슬>이 <응답하라> 시리즈와 다른 점이 있다면, <SKY캐슬>의 인물들은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이 되겠죠. 사실 <응답하라>는 시청자만 궁금하지 인물들은 궁금할 수가 없잖아요? (미래에 내가 누구랑 결혼할지 궁금해하나…?)
키워드 6 : 하우스 드라마
<SKY캐슬>은 화려한 해외 로케이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CG를 활용한 작품도 아닙니다. 거의 모든 사건이 주택 단지 '스카이캐슬'에서 벌어지죠. 다른 공간이라고는 기껏해야 학교, 병원, 사무실, 자동차(?) 정도입니다. 이렇게 공간적 배경에 제한을 두고 사건을 진행시키는 방식을 '하우스000'이라고 많이 부르는데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하우스 호러(파라노말 액티비티, 컨저링, 유전 등)' 장르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나아가 작년에 개봉하여 예산 대비 좋은 성과를 냈던 영화 <완벽한 타인>의 경우도 '하우스 드라마/코미디/스릴러(?)' 장르라고 볼 수 있겠죠. 이런 작품들은 일단 예산이 적게 듭니다. 최고의 미덕이죠. 하우스 호러의 명가 ‘블룸 하우스'는 하우스 호러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로 소위 '잭팟'을 터뜨렸고, 영화 <완벽한 타인>은 58억이라는 적은 예산으로 제작되어 개봉 6일차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고, 국내관객 500만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SKY캐슬>에 들어간 제작비가 얼마일지 모르겠지만, 20%에 육박하는 시청률과 나날이 늘어가는 PPL을 고려하면 꽤나 많이 벌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적은 예산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돈을 써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하우스 드라마'라는 형태를 가지고도 <SKY캐슬>처럼 대중적으로 성공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한국 드라마는 거의 모든 촬영이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하우스 드라마' 일색이었죠. 이후 해외 드라마를 접한 대중들이 한국형(?) 하우스 드라마에 지루함을 느끼면서, 한국 드라마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소한 로맨스 장르의 드라마라도, 일단 초반에는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이슈를 만드는 겁니다. 아름다운 배경과 아름다운 배우들의 모습을 아름다운 카메라로 담아내는 작전이요. 그래서 많은 드라마들의 1,2회는 이야기의 전개보다는 화보 수준의 아름다움으로 승부하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SKY캐슬>은 다른 길을 선택했고, 대중들은 다른 선택에도 열광했습니다. '드라마는 1,2화 시청율을 기준으로 흥행을 가늠한다'는 공식을 무너뜨린 셈이죠. 스카이캐슬의 첫 화 시청률은 1.7%에 불과했습니다. 일종의 역주행이라고 할까요.
키워드 7 : 군상극
<SKY캐슬>에는 독보적인 주인공이 없습니다. 동시간대는 아니지만, tvn 드라마 <남자친구>와 비교해 볼게요. <남자친구>는 박보검과 송혜교가 주인공입니다. 다른 인물들은 다 조연이죠. <SKY캐슬>의 주인공은 누구죠? 조연은 누구죠?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겁니다. <SKY캐슬>의 인물들은 '주인공'이라는 단어보다 '주요 인물'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립니다. 저는 그냥 예서네, 우주네, 쌍둥이네 이렇게 세 가족의 구성원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주인공이 많은 이야기를 군상극이라고 부르는데요, 고전 중에서는 <삼국지>가 이에 해당합니다. 가깝게는 <왕좌의 게임> 시리즈가 군상극에 해당하네요.
군상극의 장점은 '리얼리티'에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주인공 중심 서사'보다는 '군상극'에 가깝습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니까요. 하나의 사건에 여러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고, 나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한 행동이 다른 사람의 욕망을 방해하는 행동이 될 수 있죠. 군상극은 이야기를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게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우리의 현실과 닮았음을 정확하게 보여주죠. <SKY캐슬>의 주요 소재, '서울대 의대'와 '캐슬'은 동시대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리얼리티를 포기할 수 없으니, '주인공 중심 서사'를 포기하고 군상극의 형태로 진행한 것이겠죠.
그러나 군상극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대중들에게 무척이나 친숙한 '주인공 중심 서사'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중심 서사'를 포기하면 스타 마케팅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박보검과 송혜교를 캐스팅해서 군상극의 일원으로 쓸 수는 없잖아요. <SKY캐슬>의 배우들은 소위 '스타급'과는 거리가 먼 배우들이고, 이런 캐스팅은 리얼리티를 확보하는 데에는 도움을 줄 수 있으나 (당연하게도) 판타지를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TV 속에서 잔혹한 현실보다는 달달한 판타지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거예요. 역대 케이블 방송 시청률 1위는 <도깨비(20.5%)>인데, 아주 대단한 판타지잖아요. 주인공 중심 서사에, 달달하다못해 숭고한 로맨스 판타지. 참혹한 현실 세계를 그리고 있는 <SKY캐슬>과는 봄과 가을 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네요. 이제 4회분을 남겨놓고 있는 <SKY캐슬>이 <도깨비>의 시청률을 뛰어넘는다면, TV 드라마에서 리얼리티가 판타지를 (흥행 측면에서) 이긴 첫 사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키워드 8 : 비非로맨스
이건 정말 용기있는 선택이었어요. 한국 드라마에서 로맨스는 커녕 로맨스의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 이야기는 정말 드물어요. 한국 드라마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가진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이고, 로맨스를 표방하지 않는 이야기들에서도 양념처럼 로맨스가 뿌려져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SKY캐슬>에서는 로맨스가 단 1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요 인물들은 결혼 후 가정을 꾸린 사람들이고, 이들이 수행할 수 있는 로맨스인 '불륜'의 여지가 보이지 않아요. 주요 인물들의 2세들 역시 연애에는 크게 관심이 없죠. 물론 예서는 우주를 좋아하고, 혜나가 이를 이용하지만 로맨스 코드라고 보기는 어렵고요. 수한이 엄마(찐찐)가 우주 아빠에게 설레는 장면이 살짝 등장하긴 하지만, 로맨스라기보단 코미디 요소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죠.
7번 키워드 '군상극'을 설명하면서 말씀드렸듯, <SKY캐슬>은 판타지보다는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이야기에요. 리얼리티를 강조하기 위해서 로맨스 코드를 과감히 포기했고, 결과적으로 이 작품이 다루는 핵심 가치에 가까워지고 있죠.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관습을 따르면서, 우리 사회의 끔찍한 현실을 고발하는 것처럼 보여요. 이것들이 <SKY캐슬>의 핵심 가치이고, 이를 위해서 로맨스나 판타지는 도움이 되질 않죠.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를 '용기있는 선택'이라 부른 것은, 지금까지의 한국 드라마가 못 잃어 안달이었던 요소가 로맨스이기 때문이에요. 그것이 작품의 핵심 가치를 훼손할 것이 자명한 경우에도 절대 포기하지 못했던 로맨스를 이 작품은 과감하게 포기했어요.
<SKY캐슬>이 대중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끝까지 집착한 키워드
서울대 의대
캐슬
권력과 명예의 그림자
출생의 비밀
미스터리 스릴러
하우스 드라마
과감히 포기한 키워드
주인공 중심 서사
로맨스
지금까지 다룬 8개의 키워드들을 위와 같은 기준으로 나눠 봤어요.
<SKY캐슬>은 기존 한국 드라마의 주요 시청자들이 열광할 만한 소재들에 집착했어요. 대학 입시(=서울대 의대), 상류층 부동산(=캐슬), 권력과 명예의 그림자, 출생의 비밀 같은 것들이요. 동시에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관습에 따라 시청자들로 하여금 '궁금해서 안달나게' 만들었구요, 하우스 드라마의 형식에 따라 예산도 아꼈어요.
반면 리얼리티를 강조하기 위해 주인공 중심 서사를 포기하고, 한국 시청자들에게 비교적 낯선 군상극 형태를 취했어요. 같은 이유로 로맨스와 로맨스의 가능성마저 완전히 차단했어요. 이 작품이 포기한 두 가지 키워드는 사실상 '한류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국 드라마의 정체성과 다름 없던 장치였음에도 말이죠.
대중적으로 성공한 콘텐츠들은 늘 대중보다 '반 걸음' 앞서간다고 해요. 대중들과 같은 보폭으로 걸으면 지루해하고, 한 걸음 앞서 걸으면 제대로 쫓아오지 못한대요. <SKY캐슬>은 이 '반 걸음'의 간격을 아주 영리하게 앞서가고 있어요. 동시대의 대중들이 사랑하는 소재와 클리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비교적 낯선 군상극과 비非로맨스를 납득시키고 있죠. 이 작품의 대중적 성공으로 인해, 앞으로 한국 드라마에서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타날 거예요. 훌륭하게 반 걸음 앞서간 <SKY캐슬>이 좋은 레퍼런스가 될 테니까요. 다른 창작자들도 더 힘을 내겠죠.
오랜만에 정말 좋은 한국 드라마를 만나서 반가웠어요. 이제 2회분밖에 남지 않았지만(2019.01.20 기준), 끝까지 완성도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SKY캐슬> 이후의 한국 드라마가 더욱 다양해지고 풍요로워지길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 신스텔러 본 회차에 사용된 이미지는 jtbc SKY캐슬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글. Shin(김신) "제목 참 잘 지었어요. 대학 서열화의 표상인 ‘SKY’와, 폐쇄적인 상류층의 삶을 대변하는 ‘캐슬'을 조합했잖아요. 극 중 주요 인물들이 가장 강력하게 욕망하는 두 대상이자, 시청자인 우리가 욕망하는 대상이기도 하고요."
편집. May(김미루) "스앵님. 저희 신스텔러 네이버 메인 가야 해요. 꼭 가야 해요."
안전가옥과 사전협의 없이 본 콘텐츠(글, 이미지)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