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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Liz

직함
스토리 PD
입사
2022/01/11
연락처
liz@safehouse.kr
명함 속 한 줄
“네 머릿속에 이야기만 몇 천 개야.” -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Q. 안녕하세요 리즈! 반갑습니다.
A. 안녕하세요. 스토리 PD 리즈입니다.
Q. 리즈는 전에 글과 시나리오를 쓰셨다고 들었어요.
A. 저는 글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다들 물어보시더라고요. 어떻게 글을 쓰게 됐냐고 말이죠. 저는 어릴 적에 꽤나 글 쓰는 걸 싫어하던 학생이었어요. 연필을 쥐고 글을 쓰면 팔이 아프다는 이유로... 쓰는 것보다 읽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1학년 때, 국어선생님께서 어느 백일장에 참여하기만 해도 피자빵과 USB를 준다며 같이 가자고 하셨고, 저는 그 피자빵 이야기에 홀랑 넘어갔습니다. 참석만 해도 무언갈 준다니...! 라며 그 백일장에 참여했죠. 그 때, 그 백일장의 제시어는 흔하디 흔한 ‘산불’이었는데요. 그 날, 처음으로 짧은 소설을 쓰면서 심장이 뛰던 걸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 순간의 기억이 계속 글을 쓰게 만들었어요. (상이랑 상금도 탔죠.)
본격적으로 글을 썼던 건, 2019년 입니다. 운이 좋게도 한경 신춘문예에서 시나리오 부문 당선을 하고, 그 해 봄, 꽤 큰 영화 제작사와 작가 계약 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어요. 앞서 말한 운이 좋다는 말은 겸손을 위한 말이 아니라, 진심입니다. 그 당선작은 제가 처음으로 쓴 장편 영화 시나리오였거든요. 그래서 작가 계약과 동시에 다시 영화와, 시나리오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를 했달까요...
그때 만난 PD님께 참 감사합니다. 부족한 저를 정말 잘 이끌어주셨거든요. (돌이켜보니, PD님께서 고생을 참 많이 하셨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이때의 경험에서 저는 PD라는 새로운 길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길에 도전하다보니 안전가옥에 도착했네요!
2018년 로마에서, photo by 작은 언니 (tmi.제 휴대폰 잠금화면이기도 합니다 ㅎ)
Q. 리즈와 안전가옥은 오~래전 인연이 있었다면서요?
A. 안전가옥은 제게 내적 친밀감이 있는 곳이었어요. 예전부터 공모전 소식을 보고 이런 곳이 존재하는구나 싶었는데, 방탈출 게임을 연다길래 바로 신청했죠. 그때의 기억이 되게 좋게 남아있습니다. (비록 시간 내에 통과하진 못했지만) 그리고 더 좋았던 건, 이렇게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곳이라는 지점이었던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와 함께 일했던 PD님을 보며 창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작가 계약을 끝내고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좀 더 포괄적인 방향성으로 나아가려 PD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계속 PD 쪽으로 도전하다, 안전가옥의 채용 공고를 발견했습니다.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이미 안전가옥은 저한테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거든요. 지원 메일을 보냈던 과거의 제게 많은 칭찬을 해주고 싶네요.
Q. 안전가옥의 스토리 PD, 요즘 어떤 업무를 하세요?
A. 안전가옥에서 스토리 PD가 되어 열심히 글을 읽고, 리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토록 많은 글을 읽었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읽고 있어요. 그리고 작가님들께 최대한 효과적인 피드백을 드리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더불어 어떻게 해야 저의 의견이 잘 전달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쓰면서 수많은 피드백을 받아온 제 과거의 경험을 비춰보면, 정말 많은 피드백은 참 혼란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구체적인 예시나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뚜렷한 방향성을 잡으실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좋은 작가님들을 찾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찾아다니고 있어요. 특색 있는 이야기를 갖고 계신 작가님과 함께 이야기의 완벽한 결말을 완성하는 것이 제가 ‘모든 이야기들의 안식처, 안전가옥’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Q. 업무 외적으로 요새 소소하게 시작한 것이 있나요?
A. 최근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구입해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이전부터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 쉽게 도전하지 못했었는데요. 올해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필름을 스캔해서 파일로 받아보니, 확실히 필름 카메라만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가장 큰 매력은 ‘찍은 직후에 확인하지 못한다.’라는 점이에요. 현상한 이후에야 그 사진이 제대로 찍혔는지, 흔들렸는지, 어쩌면 다른 무언가를 찍었는지 알 수 있죠.
그래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더 신중해지고, 한 장 한 장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잘못 나온 사진을 디지털 카메라나 스마트폰에선 바로 지울 수 있잖아요. 그러나 필름 카메라에서는 제가 실수한 컷들이 모두 남죠. 그런 실수들이 쌓이다보면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꾸준히 찍어서 다양한 순간을 필름 속에 남기고 싶어요.
실수의 순간이든, 최고의 순간이든, 그 모든 순간들을요!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한 컷
Q. 안전가옥 멤버들은 명함에 저마다 다른 ‘작품 속 한 줄’을 적죠! 리즈 명함에 들어있는 ‘작품 속 한 줄’은 무엇인가요?
“네 머릿속에 이야기만 몇 천 개야.”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우선, 제가 안전가옥에서 사용하는 영어 닉네임은 ‘리즈’인데요! 이 이름의 시작점을 떠올려보면 어린 시절, 언니들을 따라 놀러 갔던 영어학원에서 원어민 선생님이 제게 ‘리사’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이 시작이었어요. 그리고 이후에 또 다른 원어민 선생님이 저를 ‘리즈’라고 부르실 때, 대혼란을 겪었던 적이 있습니다. (’리사’와 ‘리즈’는 ‘엘리자베스’라는 이름의 애칭이라고 해요. 뿌리가 똑같은 이름이랄까요?)
어린 저는 “왜 내 이름은 리사인데 리즈로 부르시지?”라는 근원적 질문에 빠져버렸죠. 그 후로 시간이 흐르고 흘러, 올해 안전가옥에 입사하면서 영어 닉네임을 선정해야 할 때, 저는 ‘리즈’라는 이름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사회적으로 쓰이는 이름이니 좋은 뜻의 영어 이름들을 살펴보고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요. 그 고민 끝에 제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영어 이름을 필연적으로 선택했달까요. 아마도 제가 리즈(또는 리사)로 보냈던 과거의 기억이 제가 현재에도 그 이름을 쓰게 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릴 적에도 브이, 지금도 브이가 베스트 포즈입니다...ㅎㅎ
갑자기 왜 영어 닉네임 이야기?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가 명함의 문구를 선택한 이유와 비슷한 이야기이기 때문이에요.
제 명함의 문구는 제가 2019년부터 매 시즌 돌아올 때마다 여러 번 보는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대사입니다.(저는 회전러가 아니라 다작러라 이런 작품 흔하지 않거든요.)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슬럼프에 빠진 작가가 과거 친구와의 시간을 회상하고 기억을 떠올리며 그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이야기인데요. (넘버도 정말 좋고, 그냥 너무 좋아요. 어서 겨울에 다시 돌아오면 좋겠네요.) 슬럼프에 빠진 주인공에게 과거 친구가 말하죠.
“네 머릿속에 이야기만 몇 천 개야. 왜 없는 이야기를 찾아.”
아는 걸 쓰라고, 네가 겪어온 추억에 생명을 넣어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그 당시, 저는 상업적인 소재과 플롯에 대해 고민을 할 때였어요. 그래서 제가 잘 모르고, 좋아하지도 않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려고 애썼던 시기였죠. 그때, 이 뮤지컬을 봤고, 제게 나름의 정답을 알려준 듯했습니다.
저는 과거가 쌓여 현재가 된다는 말을 믿습니다. 장르나 소재, 캐릭터들은 다를 수 있어도, 이야기의 조각조각에 창작자의 과거가 묻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라고 생각해요. 나 자신에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를 쓸 수는 없거든요. 제가 어릴 적 이름인 리즈를 현재에 다시 쓰게 된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저는 안전가옥에서 작가님들의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사람이 되고자 이 문구를 쓰게 되었습니다. 제게도 위로가 된 만큼, 제가 만나는 작가님들께도 이 문구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