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rch
😵‍💫

아리 Ari

직함
퍼블리싱 매니저
입사
2022/01/11
연락처
ari@safehouse.kr
명함 속 한 줄
“But life finds a way.” - <Jurassic Park>, Michael Crichton
Q. 반갑습니다 아리!
A. 안녕하세요. 안전가옥 퍼블리싱 매니저 아리입니다.
Q. 원래 엔지니어였다고 들었는데요. 그러다 어떻게 출판사를 하게 되셨어요?
저는 사회생활을 평범한 직장인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땐 엔지니어였는데요. 회사를 다니면서 계속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퇴근한 뒤에 더 바빴습니다.
한때는 사진에 미쳐서 유명 사진가가 하는 수업도 들었고요. 전시도 몇 번 했어요. 지금도 컴퓨터에는 작업했던 사진들이 많은데요. 가끔 들여다보면 복잡한 생각이 드네요. 작곡을 배운답시고 장비를 샀던 적도, 해외 인디 음악 레이블과 직계약해서 음반을 수입하겠다고 설치던 기억도 있어요.
하지만 월급이라는 마약에 빠져서 미래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이야기를 가장 먼저 읽고, 이를 책이라는 형태로 완성하는 출판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동료를 만나 출판사를 창업했습니다. 직원은 둘뿐인 작은 출판사에서 4년 동안 11권의 책을 출간했어요.
Q. 두명이서 하는 출판사, 아리는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동료가 기획과 편집을 하는 동안 저는 그 이외의 모든 업무와 ‘잔소리’를 담당했습니다.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책을 만들고 독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너무 행복했어요. SNS에서 후기를 발견하면 독자에게 직접 찾아가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을 정도로 기뻤고, 책 만듦새나 내용에 대해 지적을 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느꼈어요. 그런 지적이 다음 책을 만들 때 큰 도움이 되니까요.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던 것은 해외 취재였는데요. 해외 음식 문화를 다루는 책을 기획해 시리즈로 3권까지 출간이 되었어요. 이주 여성들과 긴 시간 고향 음식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직접 현지에 가서 음식 문화를 체험한 뒤, 원고를 정리해서 출간했습니다. 취재를 핑계로 한 달 넘게 해외에 머물면서 음식을 먹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진을 찍고 원고를 완성했던 기억이 무척 좋았어요. 코로나로 왕래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네요.
Q. 직접 출판사를 운영하다 안전가옥을 만나게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와 <미세먼지>를 읽으면서 안전가옥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심너울 작가님의 “정적”을 읽고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던 출판사는 2021년 초에 책을 출간하고 일단 멈추게 되었어요. 조금 쉬어가자는 동료의 의견도 있었고요. 긴 휴식 뒤에 새롭게 일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저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었어요. 엔지니어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출판사 경력을 살릴 것인지. 전자는 싫었습니다. 너무 지루하거든요. 그보다는 출판 경력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단순하게 책을 만드는 일보다 출판 생태계에서 과거보다 나아가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안전가옥에서 퍼블리싱 매니저를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장르 문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점도 흥미로웠고, 책 출판을 넘어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만들어진 스토리로 2차 창작물로 가는 다리를 놓는다는 점, 그야말로 스토리 프로덕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회사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지원해 안전가옥의 멤버가 되었습니다.
Q. 안전가옥의 퍼블리싱 매니저로서, 어떤 업무적 고민을 하고 있나요?
저는 퍼블리싱 매니저입니다. 안전가옥에서 만들어지는 스토리를 책으로 엮어 출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작가, 디자이너, 편집자, 제작처, 물류, 서점 등 많은 동료들과 소통해야 하고요. 안전가옥의 이야기가 보다 많은 독자들 손에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안전가옥은 해외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는데요. 지금 제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업무입니다.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다 보면 직접 처리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디자인 툴에 익숙해야 하고요. 전자책도 직접 만들어왔어요. 그렇게 쌓은 경험이 지금 다양한 직군의 동료들과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그들의 용어로 이야기할 때 가장 편하게 느끼니까요. 그런 편한 분위기가 좋은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요새 좀 사소하게 신경쓰고 있는 것이 있나요?
저는 자극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살면서 가장 큰 자극은 여행이었습니다. 따뜻한 나라로 가는 것을 좋아해요. 예전 회사 다닐 때도 1년에 한두 번 2주 이상 일정으로 계속 여행을 했는데요. 지금도 여행을 통해 맺은 인연들과 연락을 주고받아요. 대화의 마지막은 “우리 다시 볼 수 있을까?”로 마무리됩니다. 이런 현실이 마치 영화 같아요. 과거로 돌아가서 이런 미래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누가 믿을까요?
여행을 못 가는 동안 그 에너지를 제 주위를 정리하는 데 쓰려고 합니다. 그 시작은 CD 정리하기예요. 가지고 있는 CD가 좀 많은데요. 얘네들 정리하고 mp3로 리핑하는 것이 계획입니다. 사실 지금 완전 엉망이라 듣고 싶은 음악이 있어도 찾는 것이 불가능하거든요.
Q. 안전가옥 멤버들은 명함에 저마다 다른 ‘작품 속 한 줄’을 적죠. 아리 명함에 들어있는 ‘작품 속 한 줄’은 무엇인가요?
But life finds a way. Michael Crichton <Jurassic Park>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나오는 대사입니다. 수학자 말콤 박사가 건네는 한마디, “But life finds a way”가 제 명함 문구입니다.
저는 영화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원작 소설을 먼저 접했는데요. 소설을 영화가 잘 살렸는지는 의문이지만, 말콤 박사 역을 연기한 제프 골드블럼은 소설을 읽었을 때 제가 상상한 말콤 박사 그대로였습니다.
“But life finds a way”는 많은 평론가들이 명대사로 꼽고 있어요. 말콤 박사가 진화론을 통해 쥬라기 공원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한 말입니다. 공원 연구자들이 공룡 암컷만 부화시켜서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안전장치에 대해 설명하는데요. 이를 반박하면서 아무리 환경이 척박해도 생물들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이야기하지요.
제가 이 문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조금 엉뚱합니다. 본 뜻이 어떻든 간에 제가 풀이한 의미는 이렇거든요. “너무 고민하지마. 어떻게든 될 거야. 삶은 알아서 방법을 찾게 되어 있어.” 너무 억지인가요?
저는 낙천적인 사람이에요. 큰일이 있어도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요. 결과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흘러가니까요. 저 짧은 문장이 제가 살아온 방식과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명함의 문구로 정했습니다. 짧아서 외우기 쉬운 점도 한몫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