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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어느 장르 전문 프로덕션의 도서전 생존기

발행일
2024/09/12
작성자
태그
독자 소통
서울국제도서전

서울국제도서전의 중심에서 ‘안전가옥’을 외치다!

매년 6월이 되면 ‘서울국제도서전’이라는 대축제로 출판계 타임라인이 들썩이곤 하지요. 특히나 올해 열린 2024서울국제도서전은 관람객 15만 명이라는 역대급 흥행을 거두었습니다.
안전가옥 또한 화제의 토끼 부스 ‘안전정원’으로 참가하여 많은 독자님들을 만났는데요. 매일 늘어선 결제줄과 사람으로 꽉 찬 부스, 쏟아지는 후기가 증명하듯 5일간 진행된 행사에서는 약 2만 부의 책이 판매되었습니다.
도서전계의 러쉬, 도서전계의 뉴진스, MZ력 넘치는 출판사. 도서전만 했다 하면 별명이 늘어나는 안전가옥은 대체 어떤 과정으로 도서전을 준비했을까요? 지금부터 메인 PM의 6개월간의 회고록을 일부 유출해 볼까 합니다!

2024서울국제도서전을 준비하며…

올해 연초,
뤽(a.k.a 사장님)은 말했습니다.
“올해는 주방문객과 동일한 세대인 하임이 메인 PM을 맡아 이들의 취향을 저격할 부스를 만듭시다!”
사실 이 이야기를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이러했습니다.
뚝 떨어진 10칸짜리 대형 부스를 마주한 3년차의 심정을 서술하시오.(5점)
수개월이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 전체를 책임지고 진행해야 하는 것은 처음이라 두려운 마음이 들었죠. 하지만! 두려움 이면에는 입사 전 설레는 마음으로 도서전을 찾던 한 명의 책덕후로서, “내가 독자라면 들어가고 싶은 부스”, “내가 독자라면 돈 쓰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실현되는 모습이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기획의 처음-중간-끝에는 계속해서 “내가 독자라면?”이라는 질문이 등장합니다. 저를 비롯한 안전가옥 멤버들은 이번 도서전 부스가 독자 중심, 관람객 중심에서 흥미롭고, 매력적이며, 설득력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럼 이제 그 치열한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모든 이야기들이 안전하게 뛰어노는 곳, ‘안전정원’으로 오세요!

부스 디자인은 2023서울국제도서전에 이어 그래픽 디자인팀 이응셋공간팀 플레인오디티가 2년째 합을 맞추었는데요. 강렬한 레드 컬러의 ‘장르상점’을 함께한 안전가옥 도서전 어벤져스였죠! 작년 화제가 된 원 컬러 부스처럼 올해도 한눈에 들어오는 개성 강한 부스를 만들고 싶었고, 패브릭이나 잔디를 활용하여 소재감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정원(Garden)을 공간 컨셉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메인 컨셉이 확정되고 얼마 후, 두 가지 방향성을 두고 사무실에서는 토론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
따뜻한 일상 속 정원 분위기에 감성적인 메세지가 중심이 되는 A안과 통통 튀고 화려한 미로정원의 분위기로 2022년 장르 페스티벌과 2023년 장르상점의 계보를 이어받는 B안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있었는데요.
“실사 오브제를 활용한 스티커, 티셔츠 등의 아이템이 유행이다. A안 포스터 오브제로 이와 같은 굿즈로 만들면 MZ력은 따놓은 당상. 진짜 힙은 A안이다!” _스토리PD K(커뮤니케이션 담당, MZ의 권위자)
“감성적 메세지를 전하는 건 인문학이나 순수문학을 다루는 출판사가 더 설득력이 있게 하지 않을까? 성수동 팝업이라면 A안이 뉴힙일 수 있겠지만, 도서전의 정적인 부스들 사이에서 확실히 튀는 것은 B안이다. B로 가야 한다!” _스토리PD A(부스 기획 담당, 훗날의 아랫집 조장)
질문은 결국 “내가 독자라면 장르 전문 프로덕션 안전가옥에 기대하는 모습은 어떤 것일까?”로 돌아갔습니다.
작년과 재작년에 방문했던 독자라면 안전가옥만의 활기차고 환상적인 부스를 기대하고 찾아올 것이고, 올해 처음 만나는 독자라면 장르문학의 동적인 이미지를 담은 우리를 확실히 기억할 것이라는 결론으로 선택한 것은 B안이었습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안전가옥의 2024서울국제도서전 부스 이름은 안전정원(Safe Garden)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작품 속 시계토끼가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로 이끌었듯 장르토끼로 변신한 안전가옥 멤버들이 독자님들을 환상적인 장르 세계로 이끈다는 메세지를 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컨셉을 확실하게

이전까지의 도서전에서 기획운영의 편의를 위해 영역 구분을 라인업별로, 도서 배치를 출간 순서(넘버링)별로 하던 방식에도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 가보면 가나다 순이나 전집넘버링 순으로 책이 꽂힌 곳은 눈에 띄지 않는 서가입니다. 반면, 메인 매대는 분야의 특색이 더 잘 드러나도록 큐레이팅되어 있죠. 저희 부스도 하나의 장르문학 서점처럼 도서가 배치되어 있다면 독자님들이 더 쉽고 명확하게 책을 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시 안전가옥의 고유성은 장르에 있고, 각 장르마다 뾰족한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인데요. 작품의 기획 단계부터 작가님과 이야기를 함께 만드는 스토리 PD들이 주도하여 장르별, 이야기 특징별로 5개의 존(호러, 여성서사, 환상장르, 일상장르, 쇼-트)을 나누고 각 구역에 들어갈 도서를 직접 큐레이팅했습니다. 그 밖의 서브 매대에는 신간,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들을 중복 배치해 주력도서들이 독자들과 마주치는 횟수를 늘리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기획회의가 끝나고 한 멤버로부터 한 가지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혼잡한 부스 안에서, 우리가 의도한 배치를, 독자들이 알 수 있을까요?” _익명의 S
“각 구역마다 ‘~포레스트’라는 이름을 지어서 정원 컨셉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요?” _스토리 PD A(부스 기획 담당, 훗날의 아랫집 조장)
“어떤 장르에 어떤 도서가 있는지 쓰인 구역별 안내 지도를 만들어서 부스 곳곳에 배치하자요!” _퍼블리싱 리드 M(굿즈 제작&물류 담당, 도서전 마스터)
무한회의 끝에 아래와 같은 부스 안내지도가 만들어졌는데요. 안내지도에는 장르별 구역 구분에 대한 안내와 배치 도서의 정보 뿐만 아니라 구매 권수별 혜택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장르정원 안내지도(앞면)
장르정원 안내지도(뒷면)

한권 더!

이렇게 여러 작전으로 눈에 밟히게 한 책들을 계산대에 올리기 위해서 사업팀과 경영팀이 머리를 맡대기 시작했습니다. 굿즈는 정말 도서 판매에 효과적일까? 굿즈 혜택 기준은 가격과 판매 권수 중 어느 쪽이 더 진입장벽을 낮출까? 내가 독자라면 어느 정도 객단가가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할까? 여러 차원의 논의가 이어졌어요.
소비자행동론에 따르면, 구매행동의 유형은 4가지로 나뉩니다. 이를 지난 도서전의 판매 데이터의 권당 구매비율에 접목해 독자님들의 구매행동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권 구매 독자 A(고관여 최초구매) 독서와 장르문학에 높은 관심도로, 작가 및 스토리를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
1권 구매 독자 B(저관여 최초구매) 안전가옥을 처음 봤거나 잘 모르지만 흥미가 생겨 구매
2권 구매 독자(저관여 반복구매) 안전가옥을 알고 흥미도 있는 약한 브랜드 호감도를 가지고 구매
3권 이상 구매 독자(고관여 반복구매) 안전가옥에 대한 깊은 신뢰로 도서전 출간 신간 등의 구매를 위해 방문
이 중, 안전가옥이 가장 집중한 전략은 2권 구매 독자비율(30%)3권 구매자로 전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1권을 들고 있는 분이라면 안전가옥을 찍.먹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요. 일단 읽어보고 호감도를 만들어가려는 분들에게 1권 더 판매를 유도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_사업팀 V(판매운영 담당, 냉철한 INTJ)
약하게나마 안전가옥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2권의 구매자들에게 하나를 더 추천하면 효과적일 것이다라는 판단이었죠. 7권 이상 구매자들에게는 브랜드 충성도에 대한 확실한 감사 표시를 하는 것을 혜택 방향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굿즈 혜택의 기준이 1권/3권/7권로 나뉘게 되었고 실제로 올해 도서전에서 3권 이상 구매자 비율은 약 71%였습니다. 목표했던 40%대보다 훨씬 웃도는 것은 물론 1권을 구매하는 독자님들보다 3권을 구매하는 독자님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판계의 러쉬

“보통 도서전에 가서 만나는 출판사들의 부스 직원 분들은 굉장히 차분하게 책 설명도 해 주시고 조곤조곤한 말투로 계산을 해 주시지만 안전가옥 부스는 달랐다. 책을 구경하고 있으면 다가와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하시는 것까지. (중략) 직원 분들이 책 이야기를 할 때 굉장히 신나 보였고 그 에너지에 나도 모르게 홀려서 책을 사게 만들더라.” _포스타입 서울국제도서전 후기 ‘죠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제 서울국제도서전’ 중
안전가옥에서는 판매 도서 리스트와 판매 정책이 정해지면, 마지막으로 전 멤버가 소집되어 구간과 신간의 내용 및 마케팅 포인트를 정리하고 문서로 남기는 회의를 진행합니다. 이 회의에는 결제와 운영 업무를 하는 멤버들도 모두 소집되고요!
도서 소개에 대한 일종의 정답지 같은 것을 통해 메인존뿐만 아니라 부스 내 독자를 마주치는 어느곳에서, 모든 멤버가 같은 정보와 같은 정도로 도서를 소개할 수 있기 위한 작업입니다. 이런 이유로 독자와 마주치는 대부분의 멤버들이 자신 있게 도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적극적인 응대가 가능하게 된 것이죠!

MZ 독자 마음 사로잡기

어떻게 결제줄에 선 독자들이 책을 3권부터 집을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질문에는 도서전 후기에서 많이 언급된 굿즈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겠습니다. 여기에는 #성수동핏줄 #이응셋 이라는 핵심 키워드가 등장합니다.

#성수동핏줄_팝업유랑기

사무실이 팝업의 성지 성수동에 위치한 덕에 안전가옥 멤버들은 도서전을 준비하며 주 2~3회 가량 팝업을 방문했습니다. 누구할 것 없이 새로운 팝업과 인상적인 굿즈가 있는 곳이라면 슬랙에 공유하고 점심에 찾아갔고, 방문객으로서 어떤 포인트에서 혹하게 되는지, 불편함을 느끼는지 몸소 체험하면서 기획과 운영에 참고했습니다.
굿즈는 여전히 키링이 대세였어요. 아크릴, 비즈, 스트랩 등 크기도 모양도 다양한 키링들을 보고 다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키링이 인기이긴 하지만 너무 많아서 희소성이 있을까?” “작년 장르상점 때도 곰돌이 키링을 한 번 진행했는데 동일한 물품을 반복해도 될까?”
저희는 키링을 만들되 안전가옥만의 재미 요소들을 넣기로 했습니다. 그래픽과 더불어 굿즈 디자인까지 맡은 이응셋의 아이디어로 부스 메인 캐릭터인 ‘환상 토끼’를 연상케 하는 ‘토끼 모루 인형’을 키링의 메인 참으로 삼았어요.
여기에 팝업 스토어를 돌며 본 DIY를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개성’과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들 사이에서 다꾸, 폰꾸, 신꾸 등 꾸밈놀이가 유행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저희도 메인 토끼 모루를 꾸밀 수 있는 꾸밈참을 선택할 수 있게 하여 안전가옥의 주독자층인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했습니다.

#영혼의짝꿍_이응셋

출처 : 이응셋 스튜디오 제공
link icon이응셋 스튜디오는 안전가옥의 공모전, 행사 등의 그래픽 디자인을 담당하며 오래 합을 맞춰온 파트너입니다. 2년째 함께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굿즈의 미감은 이응셋의 시안을 전적으로 믿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정수량으로 배포한 북커버는 이응셋의 자체제작으로 탄생했습니다. 처음에는 부클 소재의 복슬복슬한 천으로 샘플이 만들어졌는데 6월말에 열리는 도서전에 더워 보이는 소재감이 우려된다는 피드백을 건네자 패딩 소재의 북커버로 수정되었습니다. 북커버는 7권 이상 구매라는 높은 혜택 기준에도 불구하고, 5일 내내 일일 한정 수량이 오픈 30분도 채 되지 않아 소진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응셋과 논의하며 힘을 준 또 하나의 부분은 바로 쇼핑백입니다. 안전가옥에서는 지난 2022년, 2023년 도서전에서도 쇼핑백을 높은 우선순위로 두고 제작했습니다. 튼튼하고 눈에 띄는 쇼핑백은 전시장 내에서 홍보 효과가 좋습니다.
눈에 띄는 쇼핑백을 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저 부스는 어디지?”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올해 제작된 그물 쇼핑백은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며 온오프라인할 것 없이 독자님들의 발걸음을 이끌었습니다.

뫼비우스의 계단을 오르면 도서전이 나온다

부스와 굿즈에 대한 준비가 끝나면 이제 무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운영 기획 구간에 돌입합니다.
올해는 도서전이 시작되기 전, 일하는 구역에 따라 팀을 3개로 나눴습니다. 의사결정체가 메인 PM으로 몰려 혼잡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였는데요. 의사결정체는 각조 조장에게 맡겼고 근태, 재고 관리, 혼잡사항 대처 등을 분리된 팀에서 해결한 후 그날 마감에 공유하는 것으로 업무를 나눴습니다.
3개의 팀은 위치에 따라 이름을 나눴습니다.
운영조
윗집
아랫집
물류/재고/전체 운영 관리
POS 관리/결제/굿즈 배부 담당 사업팀 중심 구성
도서 소개/메인 전시존 담당 스토리 PD 중심 구성
운영조는 재고 관리와 혼잡 상황 대비를 준비하며 매일 뫼비우스의 계단을 걷습니다. 이 고민이 있어야 부스 현장에 보관할 도서 부수와 제작물과 굿즈의 제작부수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느날은 도서전의 엄청난 흥행으로 이틀만에 굿즈 재고가 떨어지고 통제 인력 부족으로 부스 곳곳에 질서가 무너지는 상황을 예상했다가, 그 다음날은 예상보다 한가하여 재고 과잉이 발생하면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나 걱정하는 식이었습니다.
저희의 목표 매출은 2023년의 2배였고, 이에 맞춰 도서와 굿즈는 2.2~3배 정도의 수량으로 맞춰 준비했습니다. 준비한 분량이 무색하게 대흥행의 홍수 속에서 준비한 도서와 굿즈의 절반 이상이 행사 첫날 소진되었고, 운영조는 비상을 맞이했습니다.
“디자이너님.. 장사가 너무 잘 돼요… 제가 손이 너무 작았던 걸까요?” _퍼블리싱 매니저 H(도서전 메인 PM, 쟈근손)
메인 PM은 다음날 아침 남대문 시장으로 뛰어가서 남아있던 키링참 부자재를 쓸어왔고, 매일 퀵을 통해 새로 제작된 그물 쇼핑백과 모루인형이 배송되었으며, 도서는 하루에도 2~3번씩 파주에서 물류차가 도착했습니다. 관람객이 가장 많았던 토요일에는 결제줄이 인산인해를 이뤄 중첩된 줄이 복도를 꽉 채웠을 때 혹시라도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요.
이때 각 팀이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만들어둔 매뉴얼대로 운영을 이어나간 덕분에 혼란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윗집(결제 담당)에서는 POS기를 3대로 증설(2023년 1대 사용)하고, 2인 1조로 포장-결제를 처리했습니다. 차단봉을 통해 단권 구매줄과 다권 구매줄을 분리하고, 아르바이트생과 담당 멤버가 결제대기줄에서부터 키링참 선택 스티커를 배부해 정체를 최대한 줄이고자 했습니다.
아랫집(도서 소개 담당)에서는 혼잡 상황에서도 독자님들에게 도서 추천을 하기 위해, 부스 중심에 운영 멤버만 들어가 거리를 유지하며 설명할 수 있는 이른바 ‘오마카세존’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운영조와 윗집, 아랫집이 따로 또 같이 상호작용하며 폭풍같은 5일간의 행사를 치뤘습니다.

마치며…

그러니까 안전가옥의 도서전 준비와 업무 과정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주요 업무별 타임라인
2월 초 전체 킥오프&부스 참가 신청
3월 초 디자인팀 킥오프
3월 중 디자인팀 계약
3월 말 도서전 부스 확정&도서전 업무 분과 세팅
4월 초 업무 분과별 기획 회의
전시존기획/판매운영/굿즈홍보물제작/이벤트커뮤니케이션
4월 중 디자인 컨셉 확정
4월 말 전체 멤버 대상 현황 공유
5월 중 도서전 업무 분과별 실무 회의
전시존기획/판매운영/굿즈홍보물제작/이벤트커뮤니케이션
5월 말 부스 도면 제출
5월 말 도서 및 제작물 물류 확정 회의
6월 초 예산 최종 회의
6월 중 아르바이트 인력 충원
6월 말 제작물 및 물류 최종 준비
6월 26~30일 서울국제도서전 행사
서울국제도서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게 열리는 도서 행사이기에 부스 참가비부터 디자인 시공비, 실제작비, 기타 부대 운영비 등을 더하면 비용적으로도 상당한 규모로 진행됩니다. 크게 벌기 위해서는 크게 베팅해야 하는 법. 매출 목표가 크게 잡히면서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약 1.6억 원의 예산이 책정되었습니다. 이 중 2/3는 부스 참가비와 시공비로, 나머지 1/3은 제작실비로 소요되었습니다.
절대적인 예산 뿐 아니라, 회사 전사적 자원이 투입되었습니다. 2월부터 시작되어 사실상 전 멤버가 기획에 참여했던 약 6개월의 준비기간, 도서 2만 부가 넘는(+굿즈) 물류 이동, 세팅 기간 포함 행사 내내 안전가옥의 모든 멤버 현장 출근, 평일/주말 도합 8명의 아르바이트생이 동원되는 큰 행사였습니다.
그럼에도 안전가옥의 모든 멤버들이 이 행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말이지요. 안전가옥은 좀처럼 독자 행사나 오프라인 행사가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멤버들 또한 1년에 한 번 독자님들을 만날 수 있는 도서전 행사에 꽤나 진심이에요. 어쩐지 ‘견우’가 ‘직녀’를 만나는 심정이 된달까요? 하나의 이야기라도 더 전달하려고 애닳아 하고, 끊임없이 스몰토크를 건네며, 종을 치고 박수를 치며 감사를 표하다 보니 어느새 저희만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가득 책을 안고 새로운 이야기 세계에 대한 흥미를 품은 얼굴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건국 이래 불황이라는 문학 출판계에 아주 작은 한 줄기 희망을 보는 것 같습니다. 도서전이 아닌 곳에서도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 여전히 씁쓸한 고민들은 한 무더기 남아 있지만, 더 많은 분들이 우리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 있도록 멈추지 않고 나아가 보겠습니다!
모든 이야기들의 안식처, 안전가옥
2024 안전가옥 도서전 메인 PM 하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