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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와 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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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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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School! 방학이 끝나는 3월을 맞아 운영멤버들은 "나의 학창시절 콘텐츠"에 대해 적었습니다. 라떼는(?) 이 책 안 보면 안 됐다.. 싶은 학창 시절 유행했던 콘텐츠, 예민한 사춘기 시절 나를 사로잡은 그 콘텐츠, 하지만 지금은 밝히기 싫은 그 콘텐츠! 지금의 운영멤버들을 만든 콘텐츠,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한 삼십년 쯤 전, 분리수거가 지금처럼 체계화되어있지 않던 시절이라 폐지는 그냥 각 아파트 라인의 지하에 쌓아놓으면 되었다. 그 때, 그 형이 산더미 같은 책 묶음을 버리고 올라오고 있었는데 나랑 딱 마주친 것. 그 형이 뭘 버렸나 하고 보니 책 묶음 더미였다. 꽤 컸고, 칼라풀한 표지에 내지는 재생지 느낌이었던 그 책 묶음. 시리즈인 것 같았다. 호기심이 동한 그 형이 내다버린 책을 나는 그대로 주워왔다. <소년 챔프>였다.
매주 한 권의 잡지가 나오고, 여러 만화의 연재분이 실린다. 꽤 두꺼웠다. (다 읽는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지만) 내가 모르던 거대한 읽을거리가 있다는 사실에 나는 매료되어버렸고, 그 형이 산 만화책을 내가 한 주 지나 받아오는 일종의 폐지업자..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 형이 하나 더 은밀한 제안을 한게, <아이큐 점프>라는 만화잡지가 또 하나 있으니, 그걸 내가 사서 서로 바꿔보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뭐 물론 그 제안은 거절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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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표지에 있는 작품들 다 기억남
세계 최고의 주간 만화잡지인 일본의 <소년점프> 시스템을 그대로 한국으로 가져온 이 두 잡지는 한국의 만화 붐을 이끌었고, 당대를 양분했었다. 나도 한국 작가의 만화들을 그때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충호 작가의 <마이러브>나 <까꿍> 같은 코믹액션, 이태행의 <헤비메탈6>나 <바이오솔져 가이>와 같은 사이버펑크, 박성우의 <8용신전설>이나 양경일의 <소마신화전기> 같은 만화를 보기 시작한게 그 때였다.
하지만 국내 작가들에게는 좀 송구한 말씀이지만 당시 <소년 챔프>와 <아이큐 점프>의 킬러 콘텐츠는, 일종의 (책속의) 별책부록처럼 붙어있던 일본 만화들이었다. <아이큐 점프>에는 <드래곤볼>이, <소년 챔프>에는 <슬램덩크>가 연재되었다. 그리고 <소년탐정 김전일>, <요괴소년 호야>나 <타이의 대모험>과 같은 작품들도 당시 잡지를 통해 만날 수 있던 작품들이었다. 머 연재되었던 작품들을 열거하자면 끝도 없겠지.
(연식을 드러내는 말이겠지만) <드래곤볼>이 완결된 것이 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그리고 그 다음해 <슬램덩크>의 연재가 끝났다. 그 이후로도 나름 <영 챔프>와 <영 점프> 등을 사보고 하긴 했지만, <드래곤볼>과 <슬램덩크>의 존재감이 너무 커서 그런건지 내가 중2병에 걸려서 그런지 왠지 시들시들 ‘점프와 챔프’를 사모으는 일이 줄었다. 가끔 생각나 찾아보면 폐간했다가 다시 복간되었다가 이름이 바뀌었다가 그런 것 같더라.
물론 이젠 잡지로 보진 않고 단행본으로 보는데다 (집에 둘 곳이 없어) 종이책으로 보지도 못하고 리디 전자책으로 보지만, 그 때 만들어진 만화책을 보는 습관(??)은 아직 몸에 배어 남아있다. 여전히 일종의 마음의 고향..처럼 아무생각 없이 보는 매체이기도 하고, 세로 스크롤 웹툰보다는 가로 스크롤과 펼쳐보기가 있는 쪽을 익숙해한다. 최근 아이패드를 사고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 중에 하나가 <베르세르크>를 다시 볼 때였다.
웹툰이 한국에서 뿐 아니라 글로벌로 대세가 되어가고, 전통적인 만화(망가/코믹스)는 이제 저물어가는 매체가 되어간다고들 한다. 질적으로도 <나 혼자만 레벨업> 같은 웹툰의 작화는 <무한의 주인>의 수준에 견주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그 재생지 냄새나는 만화잡지의 별책부록 떼어내어 봉인 뜯은 담에 보는 그, <드래곤볼>에서 심장병 걸린 손오공이 인조인간 19호한테 털리던 때의 그 충격. 라떼는 그런 충격이 있었지 하고 쑥스러운 추억에 가끔 젖기도 한다.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뤽
2021년 3월 2일 현재 저 리디북스 만화책 구매 1,075권이네요. 저보다 많은 분 댓글 달아주세요. (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