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안전가옥의 두 번째 공모전이 열렸습니다. 동시에 진행되는 세 가지 공모전 중 앤솔로지 공모전의 주제, '대멸종'에 가장 많은 응모작이 도착했습니다. 이 중에는 온라인 플랫폼에 공개되어 이미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들도 있었고, 출간 경험이 있는 기성 작가들의 신작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멸종’ 공모전의 심사 기준은 앤솔로지에 포함되었을 때에도 빛나는 작품이 될 수 있는지였습니다. 함께 수록될 여러 작품들 속에서 고유의 매력을 잃지 않고, 다름 작품들과 어우러져 앤솔로지의 주제를 명확하게 가리키는 작품이어야 했습니다. 7편의 작품을 두고 3차 토론심사가 진행되었고, 치열한 고민 끝에 5편의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안전가옥의 두 번째 앤솔로지 《대멸종》 은 2018년 겨울 공모전 수상작 다섯 편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된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제작했기 때문에 수록 순서 또한 심사표상 순위와 무관하게 독자가 가장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는 배치를 적용했습니다. 정성스레 준비한 이야기 한 다발, 《대멸종》 앤솔로지가 여러분의 삶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대멸종》 앤솔로지
수록작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SF어워드 2019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 한 세계의 끝을 향해 달리는 다섯 편의 이야기 2018 겨울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수상 작품집
이승과 저승, 지구와 그 바깥, 지금 여기의 세계와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세계의 ‘대멸종’
‘한 세계의 종말’을 공통분모로 둔 이야기들은 판타지‧ SF ‧미스터리 등의 문법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우리나라 고유의 저승 신화가 우주과학과 어우러지고, 빈민가에서 펼쳐지는 인간 드라마가 동화적인 판타지를 품는다. 멀지 않은 미래의 우주를 그리던 이야기가 어느 순간 미스터리 스릴러의 색채를 띠기도 한다.
이 흥미로운 결합이 지향하는 바는 이야기 본연의 ‘재미’다. 저마다 또렷한 인상을 남기는 다섯 편의 수록작들은, 더없이 극적인 사건인 대멸종이 재미를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기에 제격이라는 점을 훌륭하게 증명한다. 피하지 못할 어둠의 도래야말로 가장 빛나는 이야기의 시작인 것이다.
이 주제의 또 다른 미덕은 임박한 재앙 앞의 고군분투를 보여 줌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유한한 삶을 돌아보게 해 준다는 점이다. 각 작품의 주인공인 저승 세계의 차사, 게임 회사의 개발자, 리조트에서 일하는 아이, 우주탐사선의 선원, 거대 제국의 현자와 마법사가 맞닥뜨린 상황은 결국 우리가 처한 운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정된 끝을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쉬이 그치지 못할 질문이다.
지금 바로 《대멸종》을 만나보려면?
목차
서문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선택의 아이
우주탐사선 베르티아
달을 불렀어, 귀를 기울여 줘
작가 후기
작품/작가 소개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 시아란
"그래서, 죽은 영혼을 어떻게든 지상으로 돌려보낸다 칩시다. 인류가 망할지도 모른다고 치고요. 그 경우에 여기 저승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내가 제대로 파악했는지 모르겠는데, 이제 지구상에는 인간이 거의 다 사라진 것 아닙니까? 저승은 인간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곳이죠?"
줄거리
공모전 심사평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심너울
*SF어워드 2019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
*2019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북투필름 토리코믹스 어워드 수상
*KBS 라디오 문학관 라디오 드라마 (2020. 5)
*리디 책 끝을 접다 오리지널 웹툰 (2020. 3)
"정신병원에 있대."
팀장은 씁쓸하게 말했다.
"그리고 걔가 사라진 날에 이상한 버그가 등장했어."
"버그가요?"
"그래. 진짜 이상한 버그가 생겼는데, 도통 왜 그런지 내 쪽에서는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65,536번 점프시키면 서버가 터지는 버그라니까."
줄거리
작가 소개: 심너울
공모전 심사평
선택의 아이, 범유진
*리디 책 끝을 접다 오리지널 웹툰 (2020. 3)
'너는 선택할 수 있어. 인류의 멸종을 바랄 건지, 아닌지.'
뿌에게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가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가나는 메콩강 수면 위로 빠끔히, 고개를 내민 뿌를 바라보았다.
'왜 내가 인류의 멸종을 바라야 해?'
'인류가 안 없어지면, 지구에 여섯 번째 대멸종이 온다고 했어.'
줄거리
공모전 심사평
우주탐사선 베르티아, 해도연
"항해사, 잘 생각해 봐. 우리가 우주의 중심에서 뭘 봤을까? 도대체 무엇을 보기 위해 보내진 걸까?"
"알잖아요. 전 우주의 중심에 있을 땐 잠들어 있었어요."
"그게 더 이상하지 않아? 너도 엄연한 우리 일원인데 가장 중요한 임무가 진행될 때 잠들어 있었다니. 정작 건강 관리 안드로이드 포모나는 깨어 있었는데.”
줄거리
공모전 심사평
달을 불렀어, 귀를 기울여줘, 강유리
"마법사는 선천적으로 마력을 느끼고 그 흐름을 좇아, 정갈한 마음속에 마력을 축적하여 자연의 흐름을 비틀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위대한 자를 일컫는다! 하지만 자네에게선 마력을 느낄 수가 없어!"
"그래서 내가 마계의 달을 불렀단 말이다!"
마빈은 악을 질렀다.
"나도 마력 따위!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마력을! 내 손에 쥐어 보이고 싶었다고!"
줄거리
공모전 심사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