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의 권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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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8월 월간 안전가옥, 운영멤버들은 "빌런인데.. 살다보면 가끔 생각나는 빌런"이라는 주제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현실의 누구를 보면 너무 닮아서, 빌런이지만 이 시대에는 '사이다'가 되어 줄 것 같아서, 실제로 있을 것만 같아서, 그냥 너무 무섭고 싫어서, 아니면 나를 닮아서(?) 생각나는 그 빌런에 대해 적어봤습니다. *대상 콘텐츠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모의 빌런
<스토브리그>의 권경민 TV드라마
아직, 트윈스엔 그가 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몹시도 그리운 장소는 공항도, 비행기도, 이국의 땅도 아닌 걸어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잠실 야구장'입니다. 핑크와 연보라색이 짙어지는 하늘과 적당히 더웠던 낮의 공기가 식어가는 초저녁,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나와 우리의 선수들을 응원하는 그 분위기가 몹시도 그리웠습니다.
특히 9월 3일, 어젯밤은 유난히 그랬는데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예고한 선수의 역전 쓰리런을 봤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경기, 따라갈 듯 잡지 못해 포기해야겠구나 싶은 그 순간을 해결한 베테랑. 결국 그가 해줬다는 기쁨과 동시에 더이상 볼 수 없는 아쉬움이 교차되는 목 따가운 마음으로 랜선으로나마 박수와 함성을 보내다, 덕아웃으로 멋지게 들어오는 그와 가장 먼저 하이파이브를 하는 코치를 봤습니다.
몇 년 전 은퇴한 그 코치는 제가 가장 처음 유니폼에 이름을 새긴 선수이자, 은퇴식에서 울다 카메라에 잡힐 정도로 좋아했던 선수였죠. 그 은퇴식이 있던 시즌 내내 받은 아쉬움과 속상함이 떠올랐어요. 어제 경기의 주인공은 그래도 선수들과 즐거운 마무리를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싶으면서, 올 초에 봤던 드라마 <스토브리그> 속 빌런이 떠올랐어요. 그 이름은 바로 드림즈의 사장 권! 경! 민! 이!
만년 꼴찌, 만년 적자팀 재송 드림즈 해체시키기 위해 ‘우승 후 해체 청부사' 백승수 단장(님)을 발탁한 권경민 사장. 말도 안되는 연봉 삭감, 직원들의 이간질, 드림즈가 조금 잘 될려고 하면 어깃장을 놓거나 아예 망가트려 버리는 사람으로.. 아 결말을 알고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삐죽 서네요. 권경민이로 불리우는 이 빌런에게도 사실 사연은 있었지만, 어제의 저는 그에게 짜증을 퍼붓고 싶었어요. 부당한 일인지 알지만 말을 잘 들을 수 밖에 없다며 자신과 타협하고, 제대로 밉상인 그가 너무도 싫었어요. 특히 겨우 겨우 데리고 온 프랜차이즈급, 국대 선발 투수를 리빌딩이라는 이유로 독단적인 트레이드를 결정할 때 정말 소리지를 뻔 했습니다. 아마 이런 에피소드가, 역전 쓰리런!을 바라보면서 이 캐릭터를 떠올리게 만들었겠죠. 부들부들.
사실, 리빌딩은 늘 아쉬운 일과 아까운 사람, 미안한 순간이 생기기 마련이라는 건 이제 알만한 나이가 됐죠. 리빌딩 뿐이겠어요. 우리가 만나고 보내는 매일 매순간이 그러한 일 투성이죠. 그럼에도 누군가 서운한 일을, 순간을 만든 것은 아닐까 돌아보는 시간은 필요한 것 같아요. 좀 여유를 가지는 거죠. 우리가 세운 가이드와 규칙이 언제나 모두에게 100% 행복과 만족을 줄 순 없지만 그럼에도 이것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시키고, 계속해서 점검하며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 그 시작이지 않을까 해요.
역전 홈런을 치고도 팬들이 없어 아쉬웠다는 팬덕택, 이게 마지막 홈런일 수도 있으니 공 챙겨 달라는 홈런택, 5%남은 관절을 11월까지 알뜰하게 쓰고 끝내겠다는 관절택(?), 트윈스의 심장과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기 위해 오늘도 마스크쓰고, 손 잘 닦고, 거리두기도 잘 지킬게요!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모
"굿밤- 잘 보내셨죠? 무적의 동지들! 오늘도 우린 랜선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