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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엔 <LA 아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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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멤버
기획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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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School! 방학이 끝나는 3월을 맞아 운영멤버들은 "나의 학창시절 콘텐츠"에 대해 적었습니다. 라떼는(?) 이 책 안 보면 안 됐다.. 싶은 학창 시절 유행했던 콘텐츠, 예민한 사춘기 시절 나를 사로잡은 그 콘텐츠, 하지만 지금은 밝히기 싫은 그 콘텐츠! 지금의 운영멤버들을 만든 콘텐츠,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독립주거생활 15년 차에 처음 생긴 TV. ‘지니’(K통신사가 주는 공짜 티비) 와의 1년 동거를 매우 즐기고 있지만, 어릴 적에는 집에 티비가 있어도 잘 보지 못했다. 때는 바야흐로 컴퓨터가 386에서 486으로, 인터넷이 나우누리에서 하나포스 같은 것으로 나날이 빨라지던 때 였고,  내가 일요일에 꼭 챙겨보던 것 중 하나는 ‘LA 아리랑’ 이었다. 평일 6시에 만화를 시간 맞춰 챙겨볼 수 없었던 나는 모든 유흥의 컨텐츠를 ‘일요일’에 몰아서 기대하곤 했다. 가족과 늘 함께 보던  ‘토요 명화’에 이어서 아침 일찍 눈을 뜨는 건 오직 나 뿐. 고요한 정적 속에 티비를 켰던 것이 늘 떠오른다.
일요일 아침을 깨우는 건 모두의 진리, ‘디즈니 만화동산’ 이었고, 이게 끝나면 우리 집은 콩나물 국밥을 먹곤 했다. 국밥이 뜨거워서 식히며 천천히 먹고 있으면 9시가 조금 넘어 ‘LA 아리랑’ 이 시작한다. 요즘 상을 휩쓴 영화 ‘미나리’의 LA 시트콤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미국 LA로 이민간 한인 가족들의 서로 다른 에피소드들이 펼쳐지는 시트콤이었다. 여운계 할머니와 더불어 지금도 활동을 왕성히 하고 있는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기가 막혔던 것 같다. 엄마가 늘 ‘전원일기’를 챙겨보시는데, 오늘도 엄마는 케이블에서 재탕하는 전원일기를 보신다고 한다. 아니 보는 게 아니라 틀어놓는다고 하셨다. 다른 드라마들은 너무 속시끄러워서 못 보겠다고. 어린 나 역시 전원일기를 열심히 보긴 했지만 나는 LA아리랑이 조금 더 이국적이고 재미있었다. 지금에야 다시 찾아보니 이민1세대 한인 변호사 가족들의 고군분투기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2-3초에 한 번 씩 누가 맞거나 손가락질 하거나 죽을지도 모르는 전개가 난무한 드라마들 속에서 잔잔하고,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모자라지만, 그냥 좀 져주기도 하는 그런 인물들이 나오는 드라마들이 그립다. 일요일에 즐겨보던 M사의 ‘짝’도 기억나는데, 이 LA아리랑과 경쟁 관계의 드라마였고, 짝 때문에 ‘LA 아리랑’이 일요일 9시50분대로 시간을 옮겼다고 한다. 매일 아침 신문을 열면, TV편성표 부터 챙겨봤던 그 때. 서울에 사는 3인 핵가족의 구성원인 나는, 가족과 친척,이웃 그리고  인간관계의 소통 방식과 갈등, 화해하는 법을 TV드라마를 통해 배웠던 것 같다.
그래서 요즘, 펜트하우스도 보고 시지프스도 보고 괴물도 보고 다 재미있고 좋긴 한데 마냥 편하게 보는 것은 아니고, 괜히 마음이 조금 찜찜한 채 어린 애들도 이런 거만 보면 어떻게 하나 싶은 마음이 자주 든다. 욕망을 분출하고 가지고 싶은 거 가지려는 이야기야 늘 있어왔지만 요즘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좀 남다른 가치관과 삶의 목표를 지닌 애가 잘 안 보이는 것 같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지, 어떤 인물들을 보고 싶어하는지 들여다 보면 답이 나올 것도 같고…
다들 어떤 캐릭터를 보고 싶나요? 전원일기나 LA 아리랑 재방송말고 이 시대에 맞춘 새로운 거 좀 보고 싶네요. 성공하려고 악착같이 구는 애보다 약간 너드 같지만 위트가 넘치는 애가 보고 싶은 관객1의 라떼는 말이야… 끝~~!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레미
‘제2의 고복수’가 너무 보고 싶은 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