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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Alex

직함
스토리 PD
입사
2022/01/11
명함 속 한 줄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내가 완성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라면” - <전지적 독자시점>, 싱숑
Q. 알렉스는 정말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거 같아요.
A. 직업수집가처럼 여러 직업을 전전해왔어요. 아주 큰 틀에서 본다면 이야기 근처의 일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대학에선 국문학을 전공했고, 다큐멘터리 연출과 제작을 오래 했고요, 시사 프로그램 작가도 했었고, 모 방송사에서 방영된 주말 드라마 보조작가로 일한 적도 있습니다. 외주 프로덕션에서 정부 공모사업을 담당해 프로그램 매니징도 했고, 도서관에서 일하기도 했어요. 그 사이사이엔 영화제작 강의나 미디어교육 강사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 번역도 하고, 메일 구독 서비스에서 에세이를 쓰기도 했고요.
누가 뭘 해 보자고 하면, 생각없이 대부분 yes! 하는 편이라 버는 것 없이 늘 바쁘게 살았던 것 같네요. 예전엔 한 분야에서 십년 넘게 커리어를 쌓으며 전문인이 되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는데요, 이제 이런 저를 인정하기로 했어요. 매번 신입이 되는 기분이라 마음이 한 번씩 작아지지만, 그렇게 새 판이 짜이는 짜릿함과 은근한 자극이 좋아서 더 재미있고 새로운 일을 찾아보는 이상한 취향인 것 같기도 해요. 어쩌면 그래서 매번 새로울 수 밖에 없는 ‘이야기 만들기’에 끌리는지도 모르겠네요.
Q. 알렉스에게 안전가옥을 지인이 추천하셨다고 들었어요. 스토리 PD의 어떤 점을 추천하셨나요?
A. 안전가옥은 그 전에도 유심히 보던 출판사였어요. (그 때는 출판사인 줄로만 알았죠…) 책이 일단 예쁘고, 독특한 주제의 앤솔로지도 많아서 책이 나오면 챙겨보곤 했거든요. 그러다 소설가로 활동하는 친구가 안전가옥의 스토리 PD와 티미팅을 하고 오더니, 안전가옥 채용 공고에 한 번 내 보라고 추천을 하더라고요. ‘많이 읽어야 하고, 많이 봐야 하고, 창작자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는 스토리 PD의 업무를 듣고, 제가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요.
그 친구는 작가로 데뷔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저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협업의 방식을 맞춰 왔던 사이라 친구의 지지선언(?)이 마치 추천서를 받은 것 같았어요. 채용공고를 보면서는 ‘내가 해 오던 일이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일’이란 생각이 들어서 운명의 이끌림을 느끼고 이력서를 내 봤습니다만… 나름의 우여곡절(!) 끝에 책상 하나를 차지하게 되었네요. 사무실에 모션 데스크 정말 좋습니다!
Q. 안전가옥의 스토리 PD, 실제로 들어와보니 어떤 역할을 하게될 것 같으신가요?
스토리 PD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여전히 열심히 고민중입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창작자를 도우며 이야기를 굴리고, 창작자와 함께 완주하는 러닝메이트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해요. 제가 스포츠 만화 팬이라 그런지 안전가옥에 들어오고 나서 이곳이 스포츠 만화 속에 나오는 팀처럼 느껴져요.
제각각이었던 팀원들이 각자의 재능을 살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순간을 정말 좋아하는데, 안전가옥의 협업은 회사 내에서도, 창작자들과도 그런 순간을 마련해주는 곳이란 생각도 들고요. 스토리 PD는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보다는 조력자로서 팀을 결국 그 목표에 가까이 가게 해주는 역할일 것 같아요. <슬램덩크>의 안경선배나 <하이큐>의 스가와라처럼 돌아보면 언제든 거기 있을 것 같은 인물이요!
다큐멘터리의 구성 작가나 드라마의 보조작가는 안전가옥의 스토리 PD와 비슷한 면이 있어요. 연출자나 작가가 구현하고 싶은 세계를 처음 만나는 사람으로서 세계의 바깥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하는 역할이기도 하고, 그 이야기의 가장 든든한 팬이기도 할테니까요.
창작자의 이야기를 깊이 듣고, 자신도 몰랐던 장점을 발견하는 능력이 출중하다고 자부합니다. 믿어주세요! 안전가옥에서 새로운 창작자분들과 만나게 될 날을 몹시 고대하고 있습니다. :)
Q. 업무 외에 어디에서 즐거움을 찾으시나요?
근황이랄 것이 없는 심심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의 소소한 즐거움은 몸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생활체육인을 목표로 살고 있었는데, 작년에 어깨를 다치면서 6개월 정도 운동을 못 했거든요. 올해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서 부상없이 가늘고 길게 운동라이프를 이어가는 것이 꿈이 되었습니다. 주 종목은 클라이밍과 야구이고요, 여행을 다시 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따뜻한 나라에 가서 물놀이와 등반을 실컷 하고 싶네요.
Q. 안전가옥 멤버들은 명함에 저마다 다른 ‘작품 속 한 줄’을 적죠! 알렉스 명함에 들어있는 ‘작품 속 한 줄’은 무엇인가요?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내가 완성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라면” - <전지적 독자시점>
제가 명함에 적은 문구는 <전지적 독자 시점> 후반부, 김독자가 최후의 벽을 향해 달려갈 때의 대사예요. 김독자는 자신이 주인공도, 작가도 아닌 독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스킬인 ‘독해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요. 빈틈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읽어내죠. 이야기를 만드는 팀에서, 아직 다 쓰이지 않은 이야기들을 만나면서, 저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고른 대사입니다. 잘 읽고,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고 싶어요!
지독한 컨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