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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이 없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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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월간 안전가옥' 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파트너 멤버 작가님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달부터는 ‘월간 안전가옥' 제도가 폐지(?) 되거든요.
지금 안전가옥은 2번째 변화를 맞이하는 듯합니다. 1번째 변화는 2019년 말 즈음. 성수에서 뚝섬으로 공간을 옮길 때였죠. 신 PD가 작성했던 안전가옥 ‘1차선의 매너’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 글에 적힌 문장처럼, 당시의 안전가옥은 2차선에서 1차선으로의 차선 변경을 하였죠.
그리고 지금. 2021년 3월.
구체적인 단어로 표현은 못 하겠지만, 무언가 변하고 있고, 변해 왔군요. 안전가옥의 출간 도서가 20권이 넘어갔다는 소식은 시간을 실감나게 합니다. 물론 그 속에서 저도 많이 변했습니다. 제가 처음에 썼던 ‘월간 안전가옥’을 읽어보면… 20대 초반의 제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텀블벅을 통해 몇 권의 책을 내던(문득 안전가옥 앤솔로지 [냉면]을 텀블벅을 통해 구매했던 게 떠오르네요).
그리고 어느새 20대 중반이 된 저는, 이 글을 통해 ‘만약에 안전가옥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상상을 하여 봅니다. 그만큼 안전가옥은 크고 작게 저의 삶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안전가옥이 없었다면?!?!
왠지 대학교를 자퇴했을 것 같은...
안전가옥을 만나기 직전인 2018년. 저는 대학교를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만, 돌아보면 그때 저는 ‘가능성 중독’에 빠져 있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시기가 옵니다. 대게는 청소년기(10대)에 주변으로부터 그 재능의 가능성을 확인받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문학 관련 공모전에서 상을 많이 받았고, 그 인정 덕분에 작가라는 꿈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가능성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청소년기에 발견했던 자신의 가능성’을 재평가 받아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저는 대학교 안에서 이를 회피했던 것 같아요. 섣불리 평가를 받았다가 ‘작가가 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대신, ‘작가가 될 가능성이 가득한 사람’으로 머무르고 싶어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를 스스로에게 합리화시키기 위해 대학교 안에서 회피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가능성을 알아봐주는 존재가 다시 등장하는 순간, ‘가능성 중독’에서 벗어나게 되더군요.
안전가옥에서 ‘남.정.일’ 공모전 대상을 받으면서부터 저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습니다.
[못 배운 세계]도 없었겠지!!!
그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제가 생각하는 ‘멋있는 것’에 대한 정의가 많이 바뀌었고, 이는 곧 테오와 함께 만든 [못 배운 세계] 속에 반영됐습니다.
저는 로컬에 대한 프라우드가 넘치는 사람입니다. 제 SNS 프로필 사진은 우리 동네 인천 서구의 마스코트 서동이입니다. 이전까지는 그 프라우드를 ‘남과 다른 나’를 위해서 발휘했다면, [못 배운 세계]를 쓰면서 저는 ‘지나온 환경에 대한 고마음’으로 이를 다시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번 안전가옥에게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2019년. 국제도서전에 다녀온 뒤에 ‘안전가옥한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문장과 함께 작성했던 월간 안전가옥이 있는데요, 2021년의 저는 여전히 그때와 같은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안전가옥이 없었다면
‘요네자와 호노부’도 몰랐겠지!
보잭 홀스맨도 못 봤겠지!
렁팡스도 못 가봤겠지!
가열차게, 라는 말도 잘 몰랐겠지!
[근본 없는 월드클래스]도 못 썼겠지!!!
[근본 없는 월드클래스]도 안 썼겠지!!!
장르도 몰랐겠지! (안전가옥과 만난 이후 저의 피드백 능력이 월등히 높아진 걸 느낍니다.)
이손기홍콩딤섬도 못 가봤겠지!! (동생 데려갔는데, 동생이 정말너무완전꺄호 좋아합니다.)
끝으로
제가 2019년에 자주 입던 옷이 있습니다. 하얀색 맨투맨인데, 어깨 부분에 빨간 줄이 달린 옷이거든요. 안전가옥에 그것을 입고 갔던 날. 쏠이 그 줄을 리본처럼 묶어봐도 되냐고 장난스럽게 물어봐주셨고, 실제로 묶으셨습니다!
며칠 전. 옷장을 정리하다가 그 옷을 봤는데, 아직 리본이 묶여있더라고요. 이제 그 옷은 잘 입지 않지만, 제 행거에 잘 걸려 있습니다. 입는 용도가 아닌 보는 용도가 된 느낌?!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파트너 멤버 류연웅
"제 파트너 멤버 기간보다 ‘월간 안전가옥’이 먼저 끝날 줄 몰랐습니다. 신기하고 기쁜(?) 마음입니다. 전직. 현직 안전가옥 운영멤버들 모두에게 항상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옮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