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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말이야, <반지의 제왕>이 아닌 <반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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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멤버
스토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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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School! 방학이 끝나는 3월을 맞아 운영멤버들은 "나의 학창시절 콘텐츠"에 대해 적었습니다. 라떼는(?) 이 책 안 보면 안 됐다.. 싶은 학창 시절 유행했던 콘텐츠, 예민한 사춘기 시절 나를 사로잡은 그 콘텐츠, 하지만 지금은 밝히기 싫은 그 콘텐츠! 지금의 운영멤버들을 만든 콘텐츠,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3월 11일에 <반지의 제왕> 3부작이 재개봉합니다. 그것도 4K 리마스터링과 IMAX로 말이죠. 이 소식을 듣고, 정말 오랜만에 두근두근하더군요. 저는 결코 톨키니스트(톨킨 팬덤 혹은 톨킨 빠)가 아닙니다만 요즘은 어떻게 하면 예매 전쟁을 뚫고 극장에서 좋은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뿐입니다.
처음 영화가 개봉했을 때 당시 저는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땐 나름 영화동아리도 하면서 참 영화를 열심히 보고 있었는데 그때가 아마 2002년 1월쯤이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대학로의 동숭시네마텍에서 <반지의 제왕> 1편 반지원정대를 극장에서 봤을 때 처음부터 바로 몰입되었지만, 간달프가 긴 파이프 담배 연기로 마법을 부리는 장면에서 완전 두 손 들고 영화 <반지의 제왕>을 찬양하게 되었죠.
톨킨은 생전에 자신이 만든 이야기가 쉽게 영상화되지 못할 것이라 했습니다. 영화 판권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피터 잭슨 감독의 트릴로지가 나오긴 전까지 톨킨의 말은 완전히 맞는 말이었죠, 그건 사실 영화 이전 <반지의 제왕>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저 또한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고요.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 혹은 다양한 것에게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인생이 바뀌기도 하지요. 한참 지난 후에야 그때 그 사람을 만나 다행이었어 혹은 그때 그 책을 읽어서, 그 영화를 봐서 큰 영향을 받았어 등등을 말하게 마련이지요. 저는 돌이켜보면 읽지 말았어야 할, 손대지 말았어야 할 책을 중학생 때 손댄 것 같습니다. 바로 그게 <반지의 제왕>의 국내 판본 중 전설이 아닌 레전드인 예문 출판사판 <반지전쟁>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반지의 제왕>이 아니라 <반지전쟁>으로 번역된 이 책은 당시 고풍스런 표지 디자인으로 지금도 (매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책입니다. 원제인 ‘The Lord of the Rings’가 왜 반지전쟁으로 번역됐는지는 그 당시에 알 길이 없었지만(그땐 검색어 찬스를 쓸 수 없었던 때였습니다) 나중에 J.R.R 톨킨의 거대한 세계관이자 설정집이라고 할 수 있는 ‘레젠다리움’ 속에서 <반지의 제왕>의 시대가 ‘제2차 반지전쟁’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고 뭔가 납득은 했지만, 당시 번역자들께서 그걸 고려하고 제목을 정했는지는 긴가민가합니다. 사실 예문판 자체가 정식 라이센스가 아니었으니까요.
아무튼 <반지 전쟁>은 당시 제게 완독하기 정말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특히 초반부는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야 할 정도로 가독성도 부족하고, 친절함도 부족해서 1권 중반까지 꾸역꾸역 보다가 어느 순간 반지의 제왕의 세계인 미들어스, 중간계에 빠져 들면서 순식간에 2권과 3권까지 독파하게 되었고, 중딩 시절 그리고 고딩 시절까지 이 책을 다 읽었어 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었죠. 그러다보니 그 뒤로 제 인생이 아주 복잡다단하게 꼬여간 걸 그땐 전혀 몰랐습니다. 그렇기에 <반지 전쟁>이 영화화 된다니, 그게 가능해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죠. 책 내용이 정말 하이 판타지, 우리가 이전에 거의 보지 못한 이미지가 가득한 이야기였으니까요. 게다가 감독이 <고무인간의 최후>를 만든 피터 잭슨이라니! (<천상의 피조물>은 좋았지만) 결과는 뭐, 누구나 알다시피 이제 영화에 있어서도 판타지의 고전이 되어버린 <반지의 제왕>입니다.
우리와 완전히 다른 세계를 그리는 판타지는 꽤 오랫동안 홀대받는 장르였습니다만, 제대로 만들어진 판타지는 그 영향력이 정말로 대단하지요. <반지의 제왕> 이후 <해리 포터> 시리즈가 보여준 모습도 그걸 완벽하게 증명했습니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즐겼던 <반지전쟁>과 문화 소비자로 즐기던 <반지의 제왕> 그리고 다시 이 불후의 명작을 업자로서 봐야 할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잘 키운 판타지 IP 하나 열 IP 부럽지 않다’ 라는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되네요. 사실 이 글의 시작은 영화 재개봉도 있지만, 최근에 출간된 출간 60주년 기념 하퍼콜린스판 국내 최초 완역판이 새로 나와 그걸 거금을 들여 구입하고 아주 기쁨에 차서 쓴 것이지만 저는 결코 톨키니스트가 아닙니다.

월간 안전가옥 한 달에 한 번, 안전가옥 멤버들이 이 달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운영멤버 테오
비틀즈 멤버인 폴 메카트니가 피터 잭슨을 만난 날, 자신들이 <반지의 제왕>을 영화로 만들려고 톨킨을 직접 만났다고 합니다. 한참 전성기 시절에 말이죠. 소설의 광팬이었던 존 레논이 골룸으로, 폴 경은 프로도로 출연하고 감독은 스탠릭 큐브릭을 섭외했다가 결국 무산되었다고 하는데, 되었으면 이것도 전설이 아닌 레전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