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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꼭 제 작품이 아닌 것도 같고, 새롭고 좋은 기분이에요" with <사바스Sabbath> 쇼케이스

지난 9월 21일, 안전가옥에서는 김사월 님의 신곡 쇼케이스가 있었습니다. 조예은 작가의 장편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을 읽고 김사월 님이 만든 곡 <사바스>를 처음 연주하는 자리였죠. 이 날 진행되었던 두 차례의 대담 내용을 공유합니다.

Showcase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의 조예은 작가와 스토리 PD Shin의 대담

"꼭 제 작품이 아닌 것도 같고, 새롭고 좋은 기분이에요."
조예은 작가님의 장편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은 최근 3쇄를 찍었습니다. 시장에서의 반응이 나쁘지 않은 편이에요. 이에 대해 작가님은 꼭 자신의 일 같지 않아 새롭다며, 작품이 자신의 품을 떠난 것 같다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알록달록한 표지가 예뻐서 잘 팔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신다고 하네요.
“제가 싫어하는, 그리고 무서워하는 것들을 떠올렸어요. 한여름에 놀이공원에서 줄을 서는 사람들을 생각했죠.”
작품의 시작은 지난해 7월, 안전가옥에서 진행된 호러 단편쓰기 워크샵 "死주死알롱”이었습니다. 워크샵 중 호러의 소재 찾기 시간에 작가님이 떠올렸던 것은 한여름의 더위와 놀이공원이었다고 합니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 놀이공원 줄을 기다리는 장면을 떠올리셨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서로 엉겨붙는 이미지를 상상하셨다고 하네요.
“비틀린 캐릭터가 낯설고 기묘한 일을 경험하는, 그리고 큰 폭으로 변화하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작품에는 아홉 이야기가 각각 에피소드를 이룹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다들 어딘가 한 군데씩 특징들을 갖고 있죠. 작가님은 완벽한 캐릭터가 사건을 모두 해결하고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으신다고 합니다. 어딘가 비틀린 그런 캐릭터들을 그려내고 싶으셨다고 해요. 작가님 주변 친구들의 사연도 넣었다고 합니다. 좁은 공간에 살다보면 아주 작은 것에 집착하게 되는데, 그런 캐릭터들이 사건을 겪고 큰 폭의 파동을 겪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으셨다고 하네요. 그 변화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해피엔딩이라도, 새드엔딩이라도. 그래서 그런지 작품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다애’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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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작가 조예은 x 안전가옥 스토리 PD Shin
“안전가옥과의 협업은 일종의 예방주사와도 같았어요.”
조예은 작가님은 안전가옥의 ‘작품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작품을 개발했습니다. 혼자 작업할 때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의심과 불신이 생기곤 했다고 합니다. 홀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불안하고 외로웠다고 하고요. 하지만 스토리 PD와의 협업은, 의심나는 부분은 언제든 물어보고 회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물론 좋지 않은 피드백을 받을 때에는 철렁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출간 된 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당할 것을 예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신대요.
“영화를 많이 봐요. 박찬욱 감독님 작품들 정말 좋아하고요.”
두 시간 동안 한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끝난다는 점에서, 영화를 보며 이야기의 영감을 많이 떠올리신다고 합니다. <더 랍스터>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처럼 말이 안되는 것 같은데 능청스럽게 이끌고가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고 해요. 특히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번 소설에서 ‘다애’가 비처럼 내리는 젤리 속을 질주하는 장면은 <친절한 금자씨>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며 쓰셨다고 합니다.

Music * Talk

사바스(Sabbath)의 두 주인공: 뮤지션 김사월 x 조예은 작가 with 스페이스오디티 정혜윤 매니저

“영상의 OST는 작업해봤는데, 소설책의 OST는 처음이었어요.”
김사월 님은 드라마와 같은 영상매체의 OST 경험은 있으시지만, 책의 OST라는 것은 생소했다고 합니다. 스페이스오디티를 통해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의 원고와 일러스트를 전달 받을 때는 조금 고민하셨나봐요.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뒤로 갈 수록 ‘미쳐있는’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다애와 고양이가 등장하는 두 에피소드의 정서를 많이 참고해서 작업하셨다고 하네요.
“지금도 꼭 남일 같아요. 원래 팬이었던 뮤지션과 콜라보 한다는 것이요.”
조예은 작가님은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작업하는 편인데, 그 때 <프라하>를 포함해 김사월 님의 음악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 김사월 님이 작가님의 작품을 읽고 그 영감으로 곡을 만들어 공연까지 하게되었으니, 작가 개인의 사심이 한껏 충족된 셈이죠. 작가님이 작품을 쓰면서도 놓치는 부분, 작가님도 보지 못했던 이야기의 디테일과 뉘앙스를 사월님이 콕 집어 작업하셨고, 그 음악을 현장에서 라이브로 듣는 건 정말 떨리고 설레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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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뮤지션 김사월 x 작가 조예은 x 스페이스오디티 정혜윤 매니저
“꼬여있고 처절한, '나와 함께 병들어줘’ 라는 가사가 좋아요.”
소설 속에는 기묘한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비틀린 감정, 비현실적인 사건들도 묘사되죠. 사월님은 소설을 읽으며 그 정서를 가사로 담아내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월님 집 앞의 카페 겸 술집에서 작업을 하다 문득, ‘나와 함께 병들어줘’라는 가사를 떠올리셨다고 합니다. 꼬인 감정이지만 '함께 죽어줘' 보다는 약한 그 포인트. 조예은 작가님도 그 가사를 들으며 아,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딱 그 정서를 짚어주셨구나 하고 느끼셨다고 하네요.
곡의 제목이기도 한 ‘사바스’는 작품 속에서 ‘어두운 의식을 치르는 날’로 묘사됩니다.
취향을 공유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같은 노래를 듣고, 기묘한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날.
그 날이 ‘사바스’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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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바스가 다 끝난 뒤.. 귀여움과 귀여움이 만나 서로의 사인을 교환하는 모습입니다. 사바스는 옵니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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